
9회 - 게시판담당 : 구창임
우리 집 화단에,
청계산에서 데려온 노루귀꽃이
해마다 꽃샘바람이 매서운 요즘이면 홀로 땅바닥 가까이 붙어서 피어 난다.
모진 바람에, 잠자리에 누우면 애처러운 생각이 들어 안스러웠다..
이사를 가려니 더욱 서운해 바쁜 중에도 자주 나가 보는 중에
누군가 밟았는 지(하도 작아 주변에 작은 돌담을 쌓아 줬건만) , 생생한채 똑 떨어진 꽃을 보고
데려 와 사진을 찍어 주었다.
노루귀꽃 너무 아름답다~~
그런데~~누구야~~?
어여쁜 꽃을 밟은 사람---?고양이--?
그래 그래~~사람의 짓이 아닐게야~~
그래야 조금은 위로를 받지~
영희는 어여쁜 꽃을 두고 이사를 하게 되었네~~
작은 화단에 많은 꽃들을 키웠는 데,
그 중에도 제일 작은 노루귀는 늘 사랑스럽게 보며 지냈단다.
꽃이 지고나면 얼룩무늬에 보송보송한 솜털이 난 잎새가 무성히 나와
여름내내 그늘에서 푸르게 잘 자라다가
겨울이 되면 자취도 없이 없어졌다가 죽었나 싶으면
젤 먼저 메마른 화단에 핑크빛을 빵끗이 내미는 모습이란... 얼마나 기다리게 하는지~~~~!
흰색 노루귀꽃도 있었는 데, 언젠가 사라져 버렸다.
내일 망설여진다.
화분에 담아갖고 이사 갈때 데려가야 할까 싶어서...
재건축 될 곳이라서 더욱 그렇게 하고 싶은데
혹여 어린 싹이 이주를 견뎌낼까 걱정이지..
창임아 어떻게 할까?
어떻게하긴~~~뭘뭇노~?
걍~~푹~!!퍼갖고 가그레이~~*^^*
어여쁜 사연이 많이 깃든 꽃인만큼~~
길이길이 보살펴 주어야지~~~그쟈~~?
오마나~~~어쩜~~
사랑이란....이런거구나....
옆의 아픔을 그냥 모른체 넘기지않고..보아주고,말 걸어주고,안아주고..
어쩜 몸살도 하지않고 저렇게 쑤욱 컸다니?!!
착하기도하지..
옆나라 일본도 많이 아프지않고 잘 회복되었으면 참 좋겠는데..
좀 전,TV에서 옛 팝송이 나오면서,그 곡이 삽입 되었던 영화 "졸업"의 마지막부분 이 나왔었는데
남녀 주인공이 도망가면서 버스를 집어 타는데(기억 나지?)그 버스가 지금 학원차량으로 쓰이는 작은 노란버스더라...
근데 그버스가 달려가는 길도 우리를 추억에 빠지게하는 가로수가 양옆으로 서 있는 빨간 흙길이야..
그걸 보고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어..
원전이 없었던..전기도 귀했던.. 생활이 많이 불편할지라도..이렇게 우리가 온 라인 에서 얘기를 나눌수 없을지라도..
영희야~
내가 이렇게 네이름을 부르니까 ,네가 노루귀 꽃이 되어 내게로 온듯하다.
작은 노루귀꽃이 내게도, 영혜에게도 기쁨을 주어 고맙지!
이사통에도 잘 살아줘서 더욱 사랑스럽단다.
나도 낮에 기타치며 노래하는 올드 멤버들 소리에 깜짝 놀랬단다.
싸이먼 엔 가펑클의 공연실황인지 알았거든(내가 광팬이여서 내차 오디오에 테잎이 낡았단다)!
작곡가 故 이영훈씨의 노랫말도 참 좋았어~~~세친구들의 우정도 어찌나 부러운지!
어느 날, 광화문 연가 碑를 보러 정동 길에 가봐야겠다..
그 때 그 시절이 좋았을 지라도 다시 갔다가 긴 길 또 살라하면 나는 싫으네~~~
영헤야~~
앞으로 오는 날을 그냥 이쁘게 살자구!ㅎㅎㅎ
노루귀야~~ 너 왜그렇게 이뻐? 묻고 싶어요. 노루귀 꽃 사진은 다운 받고....
지난 미주여행 時 시애틀에 사는 화가친구 정정숙 집에서 찍은 그니의 <꽃 그림>.... 여기 올려봅니다.
내가 노루귀라면 김영희 후배님께 그랬을거에요.... 아줌마 고마워요 담 쳐줘서요, 저 살려줘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