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가 살금살금 흥정을 걸어온다.

 

화,목은 음악학원 가야하니 2시30분에 오면 간식멕여서

3시50분에 음악학원 차태워 보냈다가 5시에 맞이하면 되는데,

 

월,수,금은 종일반에 있으니 애가 졸립지 않은데도

자고 오면 새벽까지 안잘꺼라고 투덜대며

4월부터 1시간씩 특별활동 할예정이니 엄마가 3시30분에

받아주면 안되겠냐는거다.  

 

나도 한편 생각하면 애가 안쓰럽기도 하다.

지겹게 한건물에 죙일 있을테니 싫을 것이고

할매가 집에서 펑펑 놀고 있을텐데 미안스럽기도 하고.... 

 

난 딸년의 고론 흥정에  손쉽게 넘어가곤 거절을 못해

늘 낭중에 가슴을 친다.

 

(나의 주치의가 그랬다, 거절하라고....)  

 

아니다 ~!

이건 아니다 ~!

 

안쓰러워도 할수 없다.

 

난 딸에게 한마디로 얘기했다.

갸를 화,목은 할수 있겠는데 월,수,금까진 몬하것다.

 

내 어깨 무겁게 하지마라.

 

애 가진 너 아침,저녁 해먹여~

니네 아들 아침멕여 유치원 보내~

오는넘 받아 간식멕여~

시간맞춰 학원보내~

 

나는 니네 스케쥴에 맞춰 움직여야 하냐?

 

어제부터(3월7일) 정식으로 유치원  6살 토끼반이 시작되었다.

9시에 버스 태워야 하는데 유치원에 9시부터 인터넷으로 돈을 보내야

10명안에 선착순으로 등록이 되어 특별활동을 할수 있으니 눈에

불을 켜고 뱅킹을 해서 09:00:24"에 등록시켰다.(요즘 할매의 전형이다...ㅉ)

 

버스를 놓쳐 내차로 데려다주니 신나서 룰루랄라 유치원에 갔다.

종일반에서도 졸립질 않아 낮잠도 안잤다고 잘지내고 저녁엔 에미가 데려왔다.

디~~~게 편했다.

 

오늘 아침 버스타러 나갔다.

할머니 차타고 가고 싶단다.

얼르고 달래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차오기 3분전인데 갑자기 똥이 마렵단다.

 

진짜 똥이 마려운건지,

똥누러 들어 갔다가 내차로 가고 싶어서 그러는건지,

어디 통빡 굴려봐라.

최씨고집이 아무리 쎈들 힛틀러를 이길수 있으랴?

 

그냥 여기다 싸라 했다.

괜찮다고 하더니 안되겠다 하며 엉뎅이를 내린다.

차가 수십대 씩 지나가는 대로변 버스 정류장이다. 

 

알게뭐냐?

스 올땐 됐지,

여기서 점잖떨다간 은범이한테 내가 질텐데....

(은범이는 엄마만 젤 무서워 한다.

서열에서 밀리면 내말은 안들을꺼다.)

 

 한덩어리 떨군다.

휴지로 모두 싸서 근처 쓰레기통에 버린다.

동시에 버스가 왔다.

 

내가 이겼다.

 

오후 2시반에 유치원에서 잘 돌아왔다.

간식을 먹이곤 3시30분에 음악학원 차를 타러 나갔다.

 

나가면서 툴툴댄다.

 

버스를 보더니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면서 안간다한다.

좌우간 덩치는 큰넘이 왜 그리 까탈스러운지 모르겠다.

 

차앞에서 생떼를 쓴다.

차태워 보내곤 나는 운동하려고 송이까지 데리고 나왔는데 말이다.

 

그러냐? 좋다.

니가기냐 내가 이기냐  해보자.

 

애비도 어렸을 때 피아노 안간다고 울고불고 난리쳐서 결국은

못 배웠다는데 고론건 오찌 고로케 닮았는지....

 

넌 여기서 울어라 난 차타고 갈꺼다~하고 차에 냉큼탔다.

날 붙잡고 울며 올라탄다.

내리자고 난리다.

(조노무 고집을 꺾어야 한다.)

 

너혼자 내려라 하곤 버텼다.

학원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울며 불며 내 옷자락을 잡고 따라온다.

(아 ~! 정말 쪽 팔린다. 에미는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난 은범이 손도 안잡고 강아지만  안고있다.

 

학원안에서 애들이 오며가며 쳐다본다.

은범이는 내 뒤에 숨어 훌쩍거리고...

(UC~얼마전까지만 해도 여기보다 더큰 학원에서 우아떨며 잘난 척 했는디,

손주넘 땀시 스따일 다 구긴다.)

 

조용해 진 다음 학원 구경하고 가자 하곤 강아지는 의자다리에

묶어 놓고  슬그머니 일어섰다.

구시렁 대며 따라온다.

슬며시 애기들 반에 들어가 자리잡고 앉았다.

 

내 등뒤에서 실쩍실쩍보며

 

별것도 아니구만~!

저것도 몰라 ~!

너무쉽네~!

 

이러더니 선생님이 부르니 애들 곁으로 다가간다.

입이 함빡 벌어졌다.

북치는 소리도 젤크다.

율동도 잘 따라한다.

 

난 문밖으로 나가 유리창으로 계속 손을 흔들어 주었다. 

50분이 지나자 활짝 웃으며 나온다.

재미있었다고.....

 

에고~!

 

뉘엿 해지는 바람부는 탄천을 늦게라도 걸어 오늘 운동량을 채웠다.

내일은 또 어떤 쇼를 할지.....

(내 청춘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