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회 - 게시판담당 : 윤순영
이왕 해묵은 시집에 시를 올리니 책 겉표지에 나온 본인 사진도 올려보고
시집 자체도 작은 사진기로 찍어보니 그렇지만 ..........저질러 보는김에 해보았읍니다.
시절이 시절이니 만큼 민중시, 저항시,가 핵이 되어 있을 때라서 표제에 붙은
<폭력을 감춘 시> 가 눈에 들어오지요.
사진은 겉표지 뒷장에 아주 작은 저자의 사진이랍니다.
삼십대 중반에 모습인데 .......아들 보다도 앳되어 보여서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 같기만 합니다.
출판사는 평민사 라고 소설가이며 국회의원도 지낸 인간시장의 작가 김 홍신씨가 친구이며
연극판후배 이기도한 출판사 주인 두 사람이 러브콜을 해서 첫 시집을 내게 되었었답니다.
지금은 밀리언 세일러의 소설가로보다 정치인 이었던 김홍신씨로 알고 있기도 하지요.
형님 아우 하던 관계가 정치 때문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다시 석좌교수로 돌아온 김 홍신씨가
이제는 좋아 보입니다.
????
바람아,
지난 밤은 이슥토록 나도
너와 더불어 잠 못이루었다.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리며
불 꺼진 창들을 두드리다
원귀처럼 잉잉거리며 지붕 위를 떠돌다
전신주 꼭대기로 위태롭게 기어오르더니
바람아,
오늘은 기척도 없이 눈이 내린다.
살아 있어서 괴로운 이웃과 골목을
죽음처럼 내려서
온 세상 껴안아 적막하구나
바람아,
너 깨어 있으며 항시 괴롭게 헤매는
참으로 싱싱한 사랑의 몸짓 아니더냐.
.....天地玄黃..........
큰 입 口 안에 들어앉아
안심하는 혹 或 字가 불안하다
이를 早 字를 艸頭 밑에 숨기고
안심하는 百卉가 불안하다
호랑이 입에 물리고도 정신만 차리면 萬事亨通
?
안심하는 先祖들 말씀이 불안하다
두 발로 땅 딛고 섰다고
안심하는 사람들이 불안하다
아버지 사진의 溫和한 표정을 보고
안심하는 내가 불안하다
오, 안심하는 속 호주머니 속 불안 뒤져보며
안심하는 나는..... .
???은희야!!!
산이 할아버지 꼭 배우같다.
이제는 나이들어서 이름 생각이 안나는 탤런트와 닮았는데.....
조금 있다가 생각나면 탤런트 이름 올릴께.
'우와'
너무 미남이시다.
순영아~?
그러게...........그러고 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다.
난 하도 몸도 약하면서 힘든 작업하고 또 열병처럼 술 마시고
또 누구라 하면 다 아는 주위에 예술인들 주모 노릇 하다가 세월 다 보내서리
남편이 어찌 생겼는지........아프지만 말고 집안 구순하고 했으면 하고
그때는 그랬느니라..........지금은 아시다시피 저 모습은 간데없는 그런 할아버지가 되었잖니
모습은 간데 없어도 이렇게 보는 시집속에 글들은
남아 있어서 그것이 제일 많이 반갑네.....................
은희 선배님의 부군이신 김정웅 시인의 책이시군요.
정말 미남이심니다.
어쩜 음악이 이렇게 마음을 에리 아리 하게 하는지 넘 좋아요.
배우 정보석을 닮은 아니 그보다 더 핸썸 하십니다.
??앞으로 읽을 시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황동규 시인의 평론을 올려봅니다.
........폭력을 감춘 시인............황 동 규.....시인.....
.......김 정웅의 시세계.......
김 정웅은 어느 한 유파에 붙들어매기 힘든 시인이다. 인식의 교통신호등이 되어주는
비평의 몇몇 낱말들이 불편한 시인이다. 구태어 그의 땅에 푯말을 붙인다면, 거기에 씌어질
말은 아마 [생활시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 말도 어색하게 들린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생활시인]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아기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이거나 불쌍한 어린 것들이 자는 모습 등등도 없고,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 주점에 나가 외롭게 술을 마신다 등등도 그에겐 없기 때문이다.
없다기보다는 그런 것들과 김 정웅은 거리가 멀다.
낭만주의, 초현실주의, 참여시 같은 이념적인 신호등과는 달리, 생활시는 어떤 길을
가르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 이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팻말을 왜 새로 세우는가?
그러지 않아도 팻말이 많은 세상에, 그러나 [생활시인]이라는 말은 그의 동년배 시인들,
예컨대 신대철, 장영수, 김광규, 김명인, 감태준, 홍신선들과는 달리 그가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와 집들과 길들, 다시 말해서 생활에 특징적으로 많은 시선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다른 [생활시인들]에게서처럼 그가 생활에 끌려
다닌 흔적을 필요 이상 기대해서는 안된다. 그는 자신이 흔들릴 때, <더 큰 바람으로 불기
위해> 힘껏 흔들리겠다고 노래하는([바람타기]) 시인인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내가 그를 생활시인이라고 부른 데는 그의 폭력 부재를 보여주려고 한 의도가 숨어 있다.
참여를 주장하는 시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위에 열거된 시인들의 작품에는, 혹은 그들을
축으로 해서 진폭력이 핵으로 들어 있다. 우리 시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폭력이고, 그
시대의 도전에 대한 예술가의 응전이 어쩔 수 없이 품게 된 핵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가운데 하나로 되려할 때 가지게 되는 몸부림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 분위기와 어조는
다른 젊은 시인들과 같은 김정웅에게서 이의 부재를 보는 것은 놀라움을 준다. 그의 시의
중추가 되는 [개봉동일기초]나 [배우일지]보다 앞서 씌어진 [신작로에서]를 읽어보기로 하자.
언덕이 무너진다.
불도저가 언덕을 밀어내릴 때마다
한 트럭 분량의 피빛 노을이
무너져 내린다.
내 유년의 낡은 사원 하나가
끝내 버티다 마지막으로 쓰러지고
괴롭게 펄펄 뛰는 그리움들이
무너져 내린 노을 속에 굴러내려
허우적거리다 익사체로 잠긴다.
언덕의 이쪽과 저쪽이
싱거운 상면을 하고
그리움의 혼은 어둠을 뚫고 달아나
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다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쓰러짐, 흘러내림, 뚫고 달아남 등 이 시대의 시에 가득 찬 언어들이 다 들어가 있다.
그리고 한 편에는 기계적인 산업화 현상에 대한 분노도 들어 있다. 불도저가 언덕을
밀어내고 신작로를 낸다. 유년시절의 체험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언덕하나가,
<내 유년의 낡은 사원 하나가>, 끝내 버티다가 쓰러져 무너져 내리고, 그 사원에 살고 있던
그리움들도 굴러내려 땅 위에 잠겨 죽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움의 정신인 <그리움의 혼>은
달아나 따로 멀리 가서 살고있는 것이다. 그리움과 그리움의 혼을 구별해서 느낀점 하나를
빼면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에는 기계적인 산업화에 대한 분노와 같은 공간에 <언덕의 이쪽과 저쪽이/ 싱거운
상면을 하고> 같은 발견이 자리잡고 있다. <피빛 노을>, <괴롭게 펄펄 뛰는 그리움들> 같은
표현과 나란히 이런 가라 앉은 발견이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은 조그만 충격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움과 그리움의 혼이 개별적인 독립현상도 이 선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심장 부근은 <그리움의 혼은 어둠을 뚫고 달아나/ 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다. 그 혼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갔을 뿐만 아니라 <휘파람을 불고 있다>. 폭력 부재의
한 극단일 것이다.
?? 어떤 현상의 부재는 그러나 그 부재로 해서 그 존재가 드러나기도 한다. 앞시의 휘파람이
신나게 들리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휘파람이 신음소리와 거의 동의어로 들리는 것은?
그것은 [개봉동일기초] 여덟 편 여러 곳에서 만나게 되는 표현들, 예컨대 <상쾌한 바람의
채찍> ([겨울나무의 노래]), <눈물겹게 눈물겹게 쓰러뜨리는 일> ([가을에])를 새로운 시선
으로 보게 만든다. 채찍은 [아픈] 같은 수식어와 더 어울리고 쓰러뜨리는 일은 [힘차게]혹은
[힘겹게]와 어울릴 것이다. <상쾌한>과 <눈물겹게>라는 수식은 모순당착어법(oxymoron)에
가깝고 김정웅의 의식이 단순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휘파람을 내세움으로써 그는 의도적
으로 아픔을 다른 곳으로 환치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 현상은 [개봉동]과 최근의 시편이
주로 그리는 점경묘사 도처에 숨어 있다. 아니 숨어 있다기 보다는 숨겨져 있다.
점경묘사가 아니고 조직적으로 구축하려 애쓴 흔적이 보이는 작품에 [배우일지]여섯 편이 있다.
이 시는 그 조직적임으로 해서 김정웅 정신의 구조를 더 잘 드러내 준다. 그중 짧은 [배우일지.둘]
을 읽어 보기로 하자. 그 읽음에 그가 젊은 시절의 상당부분을 연극에 정열을 쏟았다는 사실을
첨가하기로 하자.
동작선은 공중 외줄타기 선 아닌 것들 깊이 모를 어
둠뿐 곁눈질해서는 안되 한 치 한 치가 게산된 땅눈
감고도 선이 보여야 되 보이면 지우고 나서 표정을 그
려 웃는 입은 크게 그리고 눈과 귀는 콧구멍 속에 숨기
고 아니 아니 지워버려 지웠다는 사실까지 지워버려.
이 시의 산문적인 의미를 밝히려 든다면, 이 시가 씌어진 당시의 세태상, 즉 보고도 못본 체,
듣고도 못 들은 체 하라는 세태상을 풍자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눈과 귀를 콧구멍 속에 넣으라는 말이 그것을 강하게 암시해 준다. 그러나 이 풍자는 무대에
방금 나가려는 배우에게 하는 충고의 구조 속에 완전히 겹쳐지거나 흡수되어 풍자의 대상이
전혀 드러나지 않도록 되어 있다. <동작선은 공중 외줄타기>로 시작되어 나머지는 모두 지우
라는 말로 확산되는 이 시는 배우에게 무대에 나가면 무대에서 할 일만 외줄타기 식으로 전념
하라는 충고이다. 한번 잘못하면 떨어져 죽는다. 그러나 이 충고는 우리 모두가 배우이며, 그것
도 공중 줄타기 배우라는 사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내부를 순간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내부는배우에게 하는 충고 속에 단단히 숨겨져 있으며 어느 한편을 건드리면
다른 편도 건드려지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다음에 이어지는 [배우일지.셋]도 마찬가지이다. 첫 연 <벽 하나가 어둠 쪽으로 열리고/묶인
말들이 풀려 나온다> 의 <묶인 말들>은 의사표시를 못하게 된 상황을 보여 주지만 미리 정해져
머리 속에 외어져 있는 연극의 대사를 나타내기도 하고, 관객쪽으로 벽이 하나 없어진 무대를
나타내 주기도 한다. <어둠쪽으로>도 불안하고 두렵고 어두운 사태의 변화를 암시하지만 동시
에 연극이 시작되어 불이 꺼진 어두운 관객석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런 두가지 맥락의 동시사용
은 비단 [배우일지] 뿐만 아니라 그의 시 거의 전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길위에서]의
바람과 철새, [꼬마 눈사람]의 눈사람, [다시 봄을 위하여]의 녹슨 쇠못 등등 찾으려면 한없이
많을 것이다. 특징적으로 뽑아본다면 [쌍계사를 떠나며]와 [아내에게]등등에 등장하는 [가위
눌린 꿈]일 것이다. 그 가위눌린 꿈은 억압적인 상황에 대한 암시와 아내의 삶을 제대로 이룩
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미안한 마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가위
눌린꿈]의 재해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재해석에는 우리의 삶 전체의 재해석까지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대의 배우가 객석에 관객이 단 한명이 앉아 있어도 막을 올리는것 처럼
시작을 했으면 해야 하겠지요.
전에 허규 선생님이 당신 극장에 올린 연극에 관객이 세명 있었는데도 막을 올렸지요.
딸 아이가 극단에서 배우도 하면서 뒷일을 맡았었는데.........
연극 수업에 큰 공부가 되었다고 했답니다. 주인공들이 문화부 장관 지낸 서편제 배우 김 명곤씨
여자 배우 방 은진.. 이 호재씨등이었지요............다들 한가닥씩 하는 연기자들 이었는데.............
이곳에 흔적은 나타내지 않지만 아주 열심히 보고 있노라고 연락주는 친구들 후배들도 있어요......ㅎㅎㅎ
그래서 더욱 더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고 있지요
??...........꼬마 눈사람...................
먼 눈길로도 나는 알아
아무리 더듬어도
얼굴이 똑바로 보이지 않는
아주 어릴 적부터 나는 알아
요즘은 함박눈 자주 내리고
안마당 한 귀엔
아내와 세 아이가 만들어 세운
한 겨울에 밀집모자 꼬마 눈사람
수식어 몇 마디만 간단히 붙인
눈사람 얼굴이 슬프도록 아름다와
그렇지만 어릴 적부터 나는 알아
이제 날이 들고 볕 따뜻해지면
흔적없이 녹아버릴 눈사람처럼
아무리 더듬어도 보이지 않는
,,,,[아내에게],,,,
김정웅 시인꼐서 직접 아내에게는 말하기조차 애끼면서도
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ㄴ편의 시로 담은 그의 애틋한 마음[아내에게]
를 보고싶어요,,,
??
.............아내에게..............
툭하면 한밤중에 가위눌린 소리
깨어보면 그대
희미한 등불처럼 웃는다.
가도 가도 찐득거리는 진흙탕길
구두 뒷축에 휘감기는 힘겨운 꿈
밤마다 떨어주는 그대
처녀 때는 개꿈도 많았다지만
나보다 두 살 밑에서
꿈 버린 잠이 편하다는 아내여
그대 희미한 등불
밤마다 켜들고 지켜주는
아직도 많이 꿈에 졸리는 나의 잠
씹으면 모래요 먼지뿐이다.
이것은 죄인가 기쁨인가
꿈 버린 그대보다 더 ?
형부 사진 자세히 보니까
제 맘이 그래서인가
고집스러우면서도 슬픔을 꾹 참는듯................................................
그런데 역시 씩씩한 장남이라기보다는 여린 아우의 모습으로 느껴지네요.(죄송해요)
그냥 은희언니에게 팍 기대셨을 것 같아요.
아휴~~~~~~~~~~~~~~~~~~~~~~~~~~
언니의 마음 고생이 떠올라서리...........................................................................
근데 참 매력적이시네요.
명옥이가 꼭 집어 내어서 깜짝 놀래겠네............
예리해요 명옥인!
타고 난다지만 여린 감성의 소유자
그래서 외로움을 지니고 그걸 태워야 하니까 연극도 하고싶고 시도 쓰고 했겠지
아버지와 아들.........거기에 나까지 덩달아 부대끼며 산 세월
아들은 시로 나마 한 풀이를 하기나 한건지.........
아니다
이즈음..........."평생 뭐 하며 살았나 모르겠다 "라는 말 어쩌다 해서 내가 시집도 다시 읽게 되었으니까
아버지는 아들의 시를 한줄도 읽어보시지 않았으니.....................
아들과 남편이라는 굴레에서 힘겨워해서
그냥 놓아주는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했었지
단어 하나로도 몇날 며칠을 씨름하는 사람
그 외로운 싸움을 지켜보는것을 아니까...............아내에게.란 시 로 나왔을까?.....짐작일 뿐이야
그냥 친구로 애인으로 지내기엔 최고의 조건일 수도 있지..
그러니 여고 선생 수년간
사춘기 아이들 어찌 했겠어.........가슴앓이들 꽤 하는거 내가 그애들 다독여 주기도하고
(대학 가서도 그 마음이 변치 않으면 그때 찾아오면 해결해 주겠다 했지....공부는 해야 할거아냐...ㅎㅎㅎ)
지금 중년이 넘은 그 아이들 가끔 선생님 사모님하면서 안부 전화 하곤하지
내 여고시절 친구들도 한때 남자 선생님께 향한 마음들을 주체 못하던 일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분위기 때문에 한때 뭐라 뭐라 하는 유명세를 갖고 있는 여성 동무들.....ㅎㅎㅎ
주위에서 맴돌고 하는거 다 눈감아주고 하니까........자기들이 미안해서 물러나고
한번도 태클을 안 걸었거든
날 보고 단수가 몇단이 높다고 하기도 하고했네
늙으니........그것도 추억일세.
전 언니처럼 사는 건 애당초 자신이 없어서 결혼 상대자로는 아주 평범한 사람을 택했어요.
그런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사실이고요.
근데 평범하기는 커녕 ~~~~~~~~~~~~~~~~~~~~~!!!!!!!!!!!!!!!!!!!!!!!!!
시인만 타고 나는 게 아니라 시인의 아내는 더 타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지금도 다행스러운 건 내가 여린 마음 달래 줄 필요 없이 마음놓고 막 해댈 수 있는 강한 남편이라는 거에요.
가만 보니 그동안 철딱서니 어린 마누라한테 나름 상처도 많이 받은 모양이긴 해요.
제가 선생 마누라도 힘들다고 푸념 많이 했는데 그야말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은 격이구만요. ㅎㅎㅎㅎ
존경합니다.
내가 딛고 서있는 곳은 어디든
한 평 미만의 막오른 무대다.
한밤중에도 해가 뜨고
대낮도 깊은 밤중이다.
비 밖에 서있어도 빗속에 있고
빗속에 서있어도 비 밖에 있다.
사랑을 모르면서도 사랑을 하고
사랑을 알면서도 사랑하지 못한다.
막이 내리면
분칠한 하루가 풀려내리는 어둠 사이로
히끗히끗 눈발이 흩날린다.
화장끼 없는 내 이마에 닿으면
몇 방울의 찬 이슬이 되는 뜬 웃음.
.....배우일지...둘.....
동작선은 공중 외줄타기 선 아닌 것들 깊이 모
를 어둠뿐 곁눈질해서는 안되 한 치 한 치가 계
산된 땅 눈 감고도 선이 보여야 되 보이면 지우
고 보이면 지우고 매일 아침 면도하고 다시 표
정을 그려 웃는 입은 크게 그리고 눈과 귀는 콧
구멍 속에 숨기고 아니 아니 지워버려 지웠다는
사실까지 지워버려.
......배우일지...셋.......
벽 하나가 어둠쪽으로 열리고
묶인 말들이 풀려 나온다.
방심한 말들이
보이지 않은 벽에 부딪혀 버둥거린다.
핀.라이트 불빛에 눈 찔린
표본 한 마리의 자유
조명 밖으로 빠져 나가는 움직임은
선혈도 없이 잘려 나간다.
안약을 몰래 넣고
눈물 흘리는 자유
웃는 탈을 쓰고
죽을 때까지 웃을 수 있는 자유
하나의 막이 내리면 막 오르는
내 말의 자유, 그러나 막이 내린다.
......배우일지...넷......
왼종일 쏘다녔다.
내 발길에 닿는 거리마다
카메라 셔터처럼
무수히 오르고 내리는 막
무수히 내리고 오르는 막
지치고 어지러워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언제나 분명히 내 귀를 두드리는
소리죽인 막잽이의 헛기침 소리 하나
막 안에 있으면서 막 밖에 있는
막잽이의 무대에는 막 내려줄
막잽이가 없다! 막잽이가 없다!
멀리 수평선을 가로 막으며 고딕체로 누워있
는 긴 봇둑, 붉게 타는 나문재 질펀히 까린 간
척지의 갯바닥, 조수가 밀지 않는 갯고랑,폐선
한 쌍-공중에 번쩍 들린고물이 아직도 녹슨 닻
줄에 매어 있다.
연일 힘 없이 부는 바람이
낡은 밧줄이
부러진 마스트에 칭칭 감겨 있다.
해가 바뀌어도 물러가지 않는 몇 개의 황혼이
병풍처럼 둘러 서있다.
조심스런 프롬프터의 목소리가
무언극의 저쪽에서 가늘게 떨린다.
들린다, 들린다, 안 들린다.
............배우일지..........여섯.......
자정으로 달려가는 빗소리를 들으십니까 ?
대본을 고의춤에 지르고
꼭두새벽부터 달려가는 빗소리.
자정의 생철지붕 위에 딩구는 빗소리를 들으
십니까?
자정에 발걸려 넘어지는 빗소리,
넘어지면 물구나무선 채로 달려가는 빗소리
끝없이 넘어지며 달려가는 빗소리
영4시에 다시 넘어지는 빗소리를 들으십니까?
영4시에 넘어져서 한쪽 다리를 절름거리며
대본을 고의춤에 지르고 다시 달려가는 빗소리.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무릎 언저리, 어깨 언저리, 목 언저리, 머리
언저리
아니, 아니, 가슴 언저리로 가슴 언저리로
끝없이 두런거리며 달려오는 목소리,
달려오며 넘어지며 달려오는 무서운 빗소리.
.....돌아온 편지....
산 하나를 헐어낸다.
한 삽을 들어 낼 때마다
들어내는 힘의 깊이로
발밑에 소인 찍히는 발자국
다른 한 삽을 뜨기 위하여
비켜서면
그 자리에 남은 어설픈 그림자가
삽을 든 채로 나를
노려보고 서있다.
내 발자국을 파내기 위하여
산을 헐어 내린다.
내가 딛고 서있는 대지의 분량은 얼마가 되나,
발자국이 또 남는다.
진종일 산을 헐어 내린다.
진종일 발자국이 쌓인다.
날이 저물면
저무는 하늘의 깊이만큼 헐려 있는 산
저무는 하늘의 깊이만큼 쌓여 있는 산
아아, 되돌아 온 편지처럼 부끄러운 산.
집의 딸이 연극 전공을 하겠다 했을 때....
연극했었다는 동료교수님마다 찾아다니며 물었지요.
행복하대요!
진정, 권한다.... 하더군요!
그리고 저희 셋째 언니가(5유인애) 대학 내- 연극반이었는데, 언니는 분장 담당이었지요 ㅎㅎ
언니도 <강추>라 하기에 ........................(그러면서 다들 그러더군요, 가난할텐데.....ㅎㅎ)
<맥베드에 대한 고찰>을 입시 에세이로 작성해 제출하고 (이때 온 식구들이 맥베드 공부, 무지 했지요 ㅎㅎ)
저의 only daughter는 한예종 연극원을 들어갔습니다.
1) 저희아이는 전공을 예술경영,기획....을 택하더군요. (이전공은 딸애4학년 때에 學際간으로 구분, 연극원 밖으로~ㅎㅎ)
그래서 엄마 曰, 연기를 부전공해라~~ 엄마가 나중에 연극극장, 또 그 옆에 Tea room 차려주면 너 거기서 사람들 많은 시간에
분장하고 나가 마임 공연 한판 하고 들어오면 멋지잖아~~ (이사람은 자기 머리에서 떠오른 생각만 따르는지...연기부전공은 안했구요)
제가 화평동, 문화가 척박한 그곳에 나중엔 母수채화Museum 만들면서 여기 작은 공연장도 만들어 가족예술제 하도록 대여도
하고... 젊은 부인네들 와서 茶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화집도 보고 하는 쉼터공간도 있는...뭐 이런 계획이 있거든요
2)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갓 돌아와 입학한 중학교 때엔 접두어 '영어' 때문에 <영어연극반>이었는데
고등학교 시절엔....영자신문반이라도 들어가려나... 했더니, '영어'자가 없는 <연극반>을 하더군요. 그런데 공연보러 오라고 해서
제가 인천 어머니까지 모시고 가서 보면, 꼭- 어머니랑 저랑 여학교 강당 객석에서 줄줄 울고 앉아 있어요, 텅 빌 때까지-
딸은 뚝심있게 공불하는데... <사랑을 주세요> 이걸 대학로에서 보고는 극본을 사러 서적에 갔더니 아무데에도 없다는거에요
그러니 다시 녹음기 들고 들어가 한번 더 보면서 녹음해가지고는, 자기가 극본을 옮겨적어서...무대에 올리더니
청소년연극제에 그여 상을 타고 말았습니다.ㅎㅎ 이건 고교시절 ㅇㅒ기고요~
3) 대학 때엔.... 뮤지컬을 자기가 만든대요(기획)!
돈은 학교주변 가게들에서 스폰 뛴답니다.
짜장면집, 커피점 등등 한두푼 얻고는 큰돈도 되기 힘들고 또 신세갚는다고 들락거리잖아요...
대학에 있는 엄마가 그거 모를리 없으니, 그돈을 엄마가 혼자 스폰했답니다.
뮤지컬 제목: <반짝반짝 빛나는>~~
아직도 그 주멜로디가 제 귀에 환청되어요. 연극원음악원미술원 등 여러 장르의 학생들이 힘을 합쳐만든 작은 뮤지컬!
정말 제 맘속에 걸작으로 남아있지요. 물론 동영상/악보/녹음...모두 가지고 있고요......
이때도 공연이 끝난 후.... 저랑 엄마는 또 통곡하고 앉아있는거에요~~
시작 즈음엔... 자기들이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우선 소설을 많이 보면서 작품선정을 하였는데..... 이게 마침 일본 소설이래요 실망스러웠죠.
다음, 극본으로 만들고... 하는 절차를 설명들을 때에도
또 배우들이 일본이름으로 서로 부르며 연기가 진행될 때에도.... 제가 통곡하고 앉아있을 줄은 몰랐어요. 다만-
휴식시간에........... 담소하는 청년들 입은 점퍼에 Twinkle 이렇게 쓰여 있으니
어휴 저걸 다 내가 사준거구나 (=제가 제작비를 모두 대었으니) , 아니 남자녀석들은 장발에 퍼머고
여자녀석들은 담배를 물고 있네... 공중 앞에서..............그러면서 딸의 동료친구들을 구경했는데......
청춘 앓이를 하는 그 묘사,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 행복을 손에 잡지도 못하고
뭐가 행복인지, 어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젊은 애들.... 보니, 불쌍하여 눈물이 터져나오는거에요.
-없는 곳은 없어서 불행하고
-넘치는 곳은 더듬이가 쉬 고장나니 불행하고...
김정웅 시인의 배우일지 連作을 보면서...
배우들의 인생앓이를 연민하게 되어요, 단어 하나를 찾아내기 위해 여러날 몸살 앓는..... 詩人의 삶, 그 치.열.함.도.......
(전 연극인 딸을 더더욱 열렬히 사랑하렵니다).
?우리집 딸아이가 이대미대를 다니며 연극반에 들어가 전공보다
연극에 빠져 있는게 한때 취미활동을 하는것으로 보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긴 했지만
아예 방향을 연극쪽으로 트는건 ........ 마음에 걸렸었지요
그냥 대학생활에서 그런대로 부수적인 취미활동으로 하길 바랐는데.....
웬걸 오태석씨가 연출을 하더니..........그다음엔 아버지가 연줄을하고
어려서부터 주위에 보이는 사람들이 그러니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느꼈지요.
사연이 장장 기니까 딸 인생 사십년을 이야기 하기엔 너무 장황 해서 생략하구요
극단생활,,,,햄릿에 오필리아역서부터... 배우도 하고 무대 미술도 하고
어려서 만화를 한권씩 만들더니........지금은 프라하 파무대학 가서 뒤늦게 에니메이션 전공을 합니다.
학비 안내고 하는 공부니 학비 걱정은 안하는데 체코어 때문에 머리에 쥐나면서 하느라
어느 천년에 끝내고 지가 목표하는 국제 앙시대회에서 인정받고 하려나...아마득해 보입니다
...............와서 에니메이션으로 무대미술도 만들고
늦게라도 공부하려고 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그래 한번 인생에서 어떤 목표를 두고
열심히 하는건 나이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걱정도 되고 하네요
가기전에 무대에 올려서 좋은 반응을 받다가 가긴 했지만......더 성장한 실력으로 올 수나 있을런지
아버지의 업보가.........대를 이어 나가는게 아닌가 하네요...
순애후배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서 ............좋아보이네요.
연극 이야기 딸 이야기를 하다보니....그리고 체코 프라하 이야기를 하다보니....
프라하가 동구권에서는 단연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이고 국민성도 그렇고 매력있는 곳이긴 하더라구요
그러고보니 그곳서 딸아이가 산지 사년이 되어오네요........처음엔 어학시작서부터 하고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하고 간다고해도 개방된지 얼마 안된 동구권.......유학역사도 짧고
워낙 체코어가 (세계에서 제일 어려운 말이라는군요...라틴어보다도 더 어렵다네요) 힘들어서
예술대학이라고해도 실기도 중요하지만 교수와 소통이 되어야 진전이 있게되는거 아니겠어요
와중에 ....이곳서 간 연극배우후배들이 독일 공연을 끝내고 딸아이와 합세해서
여행을 하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일년반동안 고생하고 학업도 지체된건 물론이고
죽다가 살아나기도 했었지요. 신 재용 한의사하고 아버지가 끊임없이 보살핀 덕에 지금은 건강해졌지요
서양의학에서 포기하거나.....우리 산이 할아버지도 병원서 시한선고해서 수녀동생에게 종부성사(대세)까지
받고 퇴원해서 이곳으로 내려와 ....공부하던 동양의학에 매달려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거니
서양의학이 세부학적인 치료를 할 부분이 있고 동양의학이 인간 전반적인 부분에서 할 치료부분이 있고
모두 인간에게 필요한 의학이지요.
이번에 다리가 부러졌을때 급박한 상황에서 빨리 병원으로 향하게 하는 것처럼 서양의술에서 빠른 치료를 하게하는
수술은 우선적인 치료방법인 것처럼 말이지요.
어디서 이야기 햇지만 미당선생님 돌아가신해에 허리디스크로 병원 전전하다가 개강은 가까워오는데
치료라는게 부지하세월이고 상황은 진전이 없고해서 덮어두었던 침공부 다시하고 사암침법으로
어느날 걷지못하던 사람이 걸어나오더라구요...................그래 나도 기혈이니 혈처니 하는 말...귀동냥으로 듣지요.
그래 순애교수의 혈처자리니 사혈이니...하는 이야기 미소띠면서 보고있지만
아마도 대체의학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기까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대면한 사람 빼고는 믿지 않을겁니다.
주위에 몇몇사람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주면 병세가 좋아져서 처음엔 고마워 하다가도 다시 나빠지면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을 가지는것 같더라구요....그럼 병원서는 한번에 완치를 시켜주나요 ...끊임없이 관리를 해야겠지요..
의학이 수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은 주지만.....단번에 완치시키는 방법은 없지요....있다면 그럼 죽는사람이 없겠지요.
서양의학도 인간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 나가야 하고 지금들 그렇게들 하지요.
동양의학도 그래야 할거구요.
산이할아버지....디스크 스스로 고치고 네팔 에베레스트 12봉 보이는 전망대까지 수천미터의 산행을
침 네개 꽂고 후배교수들이랑 허리 고친 그다음해인가......다녀왔지요 . 그것도 후배교수가 내려오다 다리를 다쳐서
침으로 겨우 걷게하고 .....셀파시켜 나귀 데려오게 하기까지 부축하고 내려오다 기진했었지만
무사히 돌아왔지요..................문인들 중에도 함께 여행하면서 소소한 병들은 도와주고....해서 꼭 함께 하고싶어햇었지요
여튼 지금도 버티어오는 큰힘이 되어주네요....침, 이라든지 한방의학이.....
서양의학도 동양의학도 생노병사 하는 인간이 존재하는한 끊임없이 필요로 하는 의학이란 생각입니다.
......눈 내리는 날............
눈이 내린다
지붕 하나를
우산처럼 받쳐들고, 집들이
지상으로 낮게낮게 내려앉는다
더 내려앉을 수 없을 때까지
내려앉는다.
하늘이 더 가까이, 그리고
그보다 가까운 곳에서
다시 길게 내리는 눈발
문득 모든 길들이
지붕들과 함께 사라지고
개봉동과 광명리 경계도 사라지고
순백의 공백 속을 사람들 지나며
무심히 내버린 발자국들이
최후까지 길을 만들고
다시, 지워진다.
?김 정웅 시인이 세번째 시집을 내면서 취재한 기자에게 한 대담내용
시란 무엇인가, 왜 시를 쓰는가?
이 물음 앞에 시인들은 늘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시인들에게 이 같은 질문은 삶과 시의 고비마다 어김없이 출몰하는, 언제 그 가공할 칼날을 들이대며 자신 을 위협할지 모를, 도저히 정답을 말할 수 없는 수수께끼와도 같다.
16년 만에 신작 시집 '마른 작설잎 기지개 켜듯이'(문학동네)를 내놓은 김정웅 시인은 그러한 질문에 대해 마치 오랜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털어놓는 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 시를 쓴다” 고.
삶이란 길은 시시각각이 보일 때도 있지만, 그보다는 보이지 않을 때가 더 많 은 법이다. 그래서 시인에게 '시인의 길'이란 '돌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돌이 되는' 세월만큼 지나도 끝나지 않을 지난한 길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일까. 시집에 실려 있는 시들은 대부분 미물과 누추한 일상을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나지 않을 영원한 구도의 길 위에서 들려주는 노래 같다.
올해로 시력(詩歷) 30년과 이순(耳順)을 동시에 맞은 시인은 일방통행으로 언성을 높이지도 않고, 순리의 언로를 가로막지도 않으면서 생을 너그러이 끌어 안는다.
"바늘구멍만한 마지막 숨통마저 스스로 목 조이게 된다면 안되겠지…좁은 문과 좁은 문 안팎 모두 잊고 문지방이란 문지방 그냥 활짝”('좁은 문') 열어놓는 관용과 화해와 용서의 자세도, "기쁨은 가벼워 빨리 사라지고 슬픔은 무거워 오래 남는다”('기쁨에 죽고 슬픔에 산다면')는 삶에 대한 통찰력도 깊은 울림 을 준다.
시인은 지금 그대로, 또 오래도록 시를 쓸 것이다. 우주를, 인간의 우주를 어 찌 다 알알이 헤아리랴!
<노현 기자>
....봄을 위하여.....
봄을 위하여
가을에 옮기면
뿌리가 더 실해진다 하여
실뿌리 몇 개만 남은 모과 한 그루
안스럽지만 지난 가을
헐 값에 옮겨 왔더니
겨울 추위가 심했던가
내 뜻이 어설펐던가
움트지 아니하고
뿌리 마른 언저리
기다리지 않아도 돌아오는 봄
땅꽈리풀만 낭자하게
싹트이어오는 소리, 소리,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