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쓰다 보니 엄청 길어져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요기로 옮겼습니다요.

 

저 오늘 뿔따구 났어요.

 

말하면 길고 별 일도 아닌데 아깐 막 혈압이 오르더라구요.

저도 은근히 다혈질인 가봐요.

 

우리집이 4층짜리 빌라걸랑요.

한 층에 한 집씩 사는 다세대주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면 뭔가 좀 불쌍해 보여서리................................

 

2004년에 이사왔으니까 했수로는 8년 째 사는데

한 번도 이 집이 4가구라서 불편했던 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뭐 수리하고 집 비울 때 편리했지요.

 

1, 2, 4층은 주인이 사는데 이상하게 3층만 자꾸 세든 사람이 바뀌더라구요.

우린 2층이고요.

 

1층은 원래 그 터의 주택에 사시던 분이고 그 집을 재 건축하면서 4층짜리 빌라로 만든 장본인이셔요.

그래선가 30년 이상 살아 온 이 집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계셔서

그저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시는 분이구요

제가 이사 올 때는 4층에 사시는 분이 반장겸 귀찮은 일 하시고 계시더라구요.

맨 처음에 1층이 하시다가 넘겨 주셨대요.

 

다행이 3층에 들어온 분도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식사도 하고 청소도 하고 잘 지냈지요.

원래는 1주일에 한 번 계단과 주차장, 마당등 공동의 공간을 청소해주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직장도 안다니는데 우리가 서로 나누어서 하자는 의견이 나와서 제가 이사 할 당시에는 그런 분이 안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나름대로 열심히 주위를 청소했는데 1층 2층이 할 일이 많아요.

도로에도 쓰레기가 생기고 다른집들이 청소를 안하면 바람에 다 날라오니까 등등~~~~~~~~~~~~~~~~~~~~~~

 

문제는 언니 언니하고 잘 따르던 착한 새 댁이 남편 전근으로 서울로 이사 간 후에

(요 사람은 학군 때문에 급히 아파트 갈 곳이 없다 보니 왔는데 맘에 들어서 사고 싶어 했어요)

3층에 들어 오는 사람들이 지네집 아니라고 영 엉망인 거에요.

그러다가 저도 수술하게 되고 그래서 의논 끝에 다시 아주머니를 쓰게 됬지요.

 

혼자 하기에는 사실 벅차서 우리가 나름대로 열심히 해도 항상 어딘 가는 지저분 했는데

아주머니가 한나절 하시고 가면 영 깨끗해지더라구요.

 

우리 빌라는 관리인도 없고 개인 주택 정도의 규모라 관리비도 한집에 2만원만 내거든요.

 

그걸로 공동 전기 하수도 요금 기타 등등 .

가끔 있는 물탱크 청소 정화조 청소 뭐 그런 것도 충당하고

 도색이든지 뭐 수리 할 때 전액 부담 안하고 쓸 수도 있어서 조금씩 적립을 하지요.

 

그리고 아주머니 수고비로 3만원씩!

한번 오시면 2만원인데 한달이 4주도 되고 5주도 되고  명절도 있고 그러니까요

총 5만원이지요.

 

큰 거야 3층도 집주인이 하지만 소소한 것들은 그냥 그 적립금에서 하고 말거든요.

그래도 대개 2년 정도 살고 나가니까  3층 세들은 사람들도 별 군 소리 안해서 지금까지 유지가 됬어요.

자기가 손해 본 만큼 남들이 낸 돈을 쓰니까 그게 그거 거든요.

 

문제는 그 3층이 저당도 잡혀있고 복잡한 모양이라 집 크기에 비해서 보증금도 무지 싸고 달세를 받다 보니

암튼 마음 안맞는 사람들이 들어오더라구요.

 

지금 2년 째 사는 사람들은(다음 달에 이사 가요) 일단 자기집도 있는데 (묻지도 않았는데)

딸네 식구들이 갑자기 서울 부산으로 흩어지게 되어 두 세대가 함께 살게 되서 우리 윗층으로 왔대요.

사실 1, 2, 4,층은 식구들이 결혼도 하고 유학도 가고 해서 빈방이 많은데

그 집은 방마다 꽉 꽉이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지요.

 

식구가 7인데 어린 아이가 둘이라 층간 방음이 그다지 잘 안된 우리 집은 난리 굿이에요.

가끔 사위까지 오면 8식구지요.

딸한테 안방을 줬다니 더 난리!

 

여름에 우리 손자도 와서 시끄럽게 하고 그래서  뭐 그런 건 그냥 참고 지나가는데

음산한 느낌이라 별로 호감은 안가는 편이더라구요.

 

참 잊었는데요.

그 살림 잘 하시던 4층 아저씨께서 서울로 전근 가시고 아들 딸도 다 결혼을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 걸 팔고 이사를 가셨어요.

이사 가기 전에 장부 들고 우리집에 와서 맡기시더라구요.

어차피 귀찮은 일 차례대로 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제가 2년 째 반장을 하고 관리비 받고 쓰고 그렇단 말이지요.

암튼 그동안 1층 형님께서 전폭적으로 도와주시는 덕에 서로 도와 가며 잘 하고 있었어요.

 

문제의 발생은,

원래  이 집이 지하수 사용하던 집이었는데 요즘 자꾸 산을 파헤치고 개발을 하니 지하수가 오염되서

결국 수도로 전환을 하게 됬답니다.

 

사실 그 일도 자연스레 된 게 아니고

3층이 아이도 있는데 갑자기 물이 탁해졌다고 난리 굿을 치고는

그 집 딸인 애들 엄마는 오염된 물 사용했으니까 다들 병원에 가서 건강 첵크 해봐야 한다고

무지 유난을 떨길래 쓸데없는 곳에도 돈 잘 쓰는 사람 같은 인상이더라구요.

다들 정수기 사용하거니 생수 먹으니까 그리 소란 피울 일은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지네가 골치아픈 일만 생기면 우리집에 와서 난리에요.

그 날도 갑자기 딩동해서 나가보니 그 애 엄마가

"큰 일 났습니다 큰 일 났어요!"  하는 바람에 전 누가 숨 넘어 간 줄 알고 얼마나 놀랬던지!!!!!

 

우리집은 금정산 기슭에 있어서 그야말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었는데

자꾸 자꾸 산에도 아파트 짓고 파헤치니 별 수 있나요?

구청에 전화하니까 우리집 뿐 아니고 요즘 지하수를 폐공시키는 게 추세라고 그러더라구요.

 

수도로 전환하는 것도 지하수를 폐공시키고 뭐 절차가 까다롭더라구요.

돈도 제법 많이 들고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돈이야 있다 쳐도  뭐 하나 하려면 일하는 사람 올 때마다 지켜야 하고 연락 하고

청소아주머니도 오시면 차도 드리고 .

또 사람 사는 인정이 그렇쟎아요?

추운 때 더운 때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여담이고요.

 

결국 수도로 바뀌니까 물값을 내야 하는데

우리같은 다세대주택은 계량기가 하나 밖에 없는 거에요.

옥상에 각 집으로 가는 계량기가 있길래  문의를 해 보니 그건 우리끼리 알아서 분배해야 한다더라구요.

 

수도 요금은 격월이지만 전 좀 꼼꼼한 편이라 한달에 한번씩 가서 검침하고 다 기록하고 하지요.

솔직히 옥상 올라가는 것도 상당히 귀찮고 다리도 아프고 그렇다구요.

옥상은 5층이쟎아요?

그리고 일이란 게 대개 한 번에 끝나는 적은 별로 없고 두세번은 올라가야 하대요.

 

실제로 사람이 나와 검침하는 날을 정확하게 모르니까

우리는 사용량을 %로 계산해서 나눌 수 밖에 없더라구요.

 

드디어 첫 수도 요금이 나왔는데 3층은 전체의 반을 썼더군요.

그 집 식구가 7명(때로는 8명), 1, 2, 4층 합해서 7명이거든요

 

일반적으로는 식구수대로 나눈다지만 전 더 정확히 하려고  사용량을 계산했어요.

3층은 우리와  같은 3식구지만 훨씬 적게 쓰거든요.

그래서 각 층의 사용량과  %,  금액을 일일히 다 적어서 4장 복사를 해서 나누어줬지요.

쓸대없는 말 하자면 전 어제 그거 계산하고 정리하느라 혼났어요

 

아니나 다를까?

음산한 인상의 3층 아줌마가 와서는 막 따지는 거에요.

 

물값 많이 나왔다는 말은 양심상 못하고

관리비 2만원을 다 어디다 쓰냐며, 자기집 계단 자기가 청소 하면 되지 왜 사람을 쓰냐며.............................................

게다가 한번에 만원이면 된다고.(어느 동네 이야기 하는지?)

 

기가 막혀서.

다음달 이사 갈 사람이 말이에요.

그리고 원래 자기가 못해 본 일은 힘든 줄 모르쟎아요?

 

제가 열나게 하는 사람 보면 또 못 참거든요.

 

"그런 건 이사 오시기 전에 알아보시고

 아니면 이사오셔서 건의사항으로 하셔야지 다음 달에 이사 가실 분이 이제 와서 그러세요?

 

그리고 일단 결정된 건 그대로 가야지 한 층만 뺄 수는 없지요.

그런 거 싫으시면 단독주택에 혼자 사세요.

누구나  이사 와서 싫든 좋든  원래 정해져 있는대로 했고요.

그리고 내가  차례가 와서 잠시 봉사하는 건데

이것도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요.

물이야 쓴 만큼 나온거구요,.

솔직히 쓰레기 한 번 정리 하신 적도 없고 청소 아주머니 차 한잔 드린 적도 없으시면서.!"

 

했더니 "그 거야  집 주인들이니까 하는 거지 세사는 사람이 왜 해요?" 래네요.

 

여러분 그런 거에요?

우린 순찰 도는 아저씨들 보이면 막 커피도 타다 드리고 과일도 가져다 드리는데 그것도 집주인만 하는 건가요?

 

 악담같지만 참 고 인간들 잘 살긴 힘들겠더라구요.

 

공공요금 내고 남는 건 모았다가 소소한 수리며 잡비로 쓴다니까

그 걸 왜 집주인에게 받지 지들에게 받느냐고 그러네요.

그래서 정말 열 올라서

"  여긴 공동주택이긴 해도 각자 상관없는 자기집이다.

3층 일은 니네가 집주인에게 직접 받아라.

그리고 난  2만원중 쓰고 남는돈을 그리 챙기는 세입자 이 건물에서는 처음이다.

 

내기 싫으면 그냥 이사 가라

우리가 알아서 내든지 주인한테 받던지 할테니 앞으로 그 일 가지고  우리집에오지 마라 !

우리가 한번씩 모이자고 할  때 언제나 싫다고 한 사람이 누구냐?

할 말이 있으면  함께 모여서 의논을 하는 거지 왜 나한테 따지느냐?"

 

그리고 살면서 드는 사소한 수리비며 오시는 분들 차한잔 대접 정도는  사는 사람 몫이지

그런 거까지 집주인에게 부담지우느냐?  "

 

쌀쌀맞게 말하고 들어와서 생각하니

그 사람의 인간성이 결코 따뜻하진 않았고  핵심에서 벗어난 쓸데없는 불평을 해서 내가 열받긴 했지만

실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지하수 폐공이라든지 수질 검사같은 건 자기가 낼 필요 없으니

주인에게 줄 자료를 달라는 뜻인 것 같더라구요.

 

그럼 정중하게 "미안하지만 이제 이사 나가야 하니 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내역서를 좀 달라" 고 할 일이지.

 

일단 돈드는 일이 생기니까 신경질 난 거지요.

그런데 조리있게 설명하기는 커녕 말도 안되는 신경질을 번지 수도 잘 못 찾아  해 댄 꼴이쟎아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내가 그런 사람  화풀이 총알받이 할 만큼 착하지는 못하거든요.

 

뿔따구는 나지만 어쩌겠어요? 

지네 이사와서 쓴 것들 뽑아서 주고 그 당시 남아있던 적립금도 적어주고
"당신들은 솔직히 대부분  남이 낸 돈 가지고 다 쓴 거라는 암시를 주고

한마디 더 붙이고 끝냈어요.

"같은 거 3층 집주인이 문의 해올 때에 대비해서 복사해뒀다"고요.

가만 보니 지네가 낸 것보다 더 달라고 할 확률도 쬐끔은 있길래요.ㅎㅎㅎ

허기사 그 집 주인도 바보가 아닐진데 그걸 다 줄리는 없지만.

 

그랬더니 아파트는 나갈 때  다 이런 거 계산해주는 거래네요.

우린 무식해서 몰랐지요. ㅎㅎㅎㅎㅎ

 

그냥

"여기 아파트 아니고 그런 거까지 친절하게 계산할 담당자 없거든요."

하고 내려와서 씩씩대다가 급기야 요기다가......ㅎㅎㅎㅎ

 

 

근데 물탱크 청소비와 정화조 청소비도 주인이 내는 건가?

 

글쎄 3층 주인에게 얼마나 받아 나갈껀지......

대략 기만원이에요. 

에그 열받아~~~~~~~~~~~~~~

그런 이웃이 산다는 게 무지 자존심 상하네요.

이 동네가 사실 좀 유명한 곳인데........................................................ 

 

전에도 한 번 4층 반장 엄마가 우리집에서 차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사다리차가 온 거에요.

갑자기 이 분이 "어머나 3층 이사가나보다 가서 밀린 관리비 받아야지!" 하고 나가서 받으신 적도 있었어요.

참 4세대 반장도 쉬운 일 아니네요.

 

 

나  왜 이리 쫀쫀한 가 몰라.

 

요기다 풀었더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읽느라고 수고들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