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에 얹힌 얼굴  /  抒沃 한효순 

꽁꽁 언 나뭇가지 
맨살로 칼바람과 맞서며
한 해의 끄트머리에 
허공을 더듬어 마침표 찍으려 부스럭거리는 날

땅따먹기하며 너른 하늘 맴돌던 구름
얼어붙은 가슴 들썩이다 토해내는 함성이
하얀 눈발이 되어 내렸나보다

가지마다 그림처럼 누운 눈꽃
촛점잃은 두 눈 채우면
가슴은 왠지 차갑게 식어
뼛속까지 시려오다
내 안에서도 함박눈이 내린다

눈꽃처럼 가슴에 핀 그리움의 꽃
싸늘하게 식은 몸 휘돌면
아직 떨쳐내지 못한 얼굴 
나뭇가지 끝에 까치밥처럼 매달려 눈꽃에 얹힌다

숨어버린 태양
술래가 찾지 못했으면.......
그냥 이대로 하얀세상이면 좋겠다

201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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