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모든게 인터넷이니, 학기말 성적을 입력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본 수강자들의 이의신청 접수 마지막 싯점인 

24일 오후5시에야 정확히 학기가 끝나면서......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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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추워진 성탄전야의 길거리 성탄장식들이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데, 불현듯 러시아에 있는 동생이 그립다.

이 동생은 이르쿠츠크대학 미술교수인 나탈리아 쓰쏘에바 인데, 어찌나 미인인지, 배재에 교환교수로 체류하는 여러해동안

대전의 뭇 신사들이 나탈리아를 식사초대하였고, 덩달아 나도 동반하게 되어 이 금발의 러시아 미녀가 얼마나

인기있는지 알게 되었다.  모두 나딸리아를 좋아해주니, 그녀도 한국말을 열심히 배워 한국말로 대화하는게 그녀의  보은같았다.

대부분의 러시아 여성들처럼 나딸리아는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9살난 아들이 있는 채로 이미  이혼녀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아들의 머리에는 계란만한 종양이 있다하여, 나딸리아는 한국에서 수술받고자 교환교수를 자처했는데

 

이런 그녀를 도웁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써주었다. 내 경우는 서울에서 한번 (마침 큰언니가 진흥아트홀이라는 미술관

관장이었기에), 대덕연구단지에서 한번, 전시회를 열어주어 그녀의 그림을 모두 팔아주었고 (내가 가장 많이 구매한 사람임; 워낙

내가 나딸리아 그림을 좋아하고, 나딸리아는 또 어머니의 그림을 하도 칭찬하여.... 어머니 책 <나의 수채화 인생>에 "박정희수채화

예찬의 글"도 써주었다. 나는 나딸리아에게 무엇이 좋은 예술작품인가....교수인 그녀의 의견도 많이 묻고 듣곤 하였다)  의사들은

아들의 진료를 무료로 해주고, 고통이 없는데 어려운 수술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였다. 늘씬한 이 러시아 미녀 화가를 어떤 사람은

맘 속의 애인으로..여겼겠고, 나같은 경우는 도움을 받고자  한국에 온 어려운 이혼녀 화가로.... 동생으로 생각하며, 한국생활이 의미

있도록 바랐다. 원래 시베리아 여러 대학과 자매결연 등 열심이던 배재에서는 자칭 시베리아인..이라는 교수서클도 있었는데

나딸리아 있는 동안은 모임에 더욱 생기가 있었다. 

 

나딸리아는 화려한 성탄장식을 좋아해서 성탄 절기에는 나딸리아를 태우고 서울 강남과 시청앞 등 화려한 성탄장식이 있는

거리를 드라이브하면 그때마다 탄성을 올리며  <아름다워요!! 유순애 교수님> 하는 러시아식 억양 한국말에, 구경시켜주는 

마음이 자못 흡족했다.  나딸리아는 그림이 제법 팔리고 하니 한국에서 중고자동차까지 사가지고 이르쿠츠크로 돌아갔다.

hana_chri_001.gif우리는 바이칼호수를 끼고 있는 이 도시에 가서 나딸리아 아들이 완전 커버린 모습도 보고, 함께 식사하고

춤도 추고 했었는데...  지난 봄 나딸리아가 재혼하여 모스크바에 살림을 차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 많은 남자라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대부분의 남자들은 맘속의 애인을 잃은 듯한 씁쓸한 어조데 ㅎㅎ) 잘 되었다. 참말 잘 되었다. 나딸리아 같은 미인은...

부자 남자를 만나 사는게 좋다. 바람둥이 같은 한량을 만나 양갓집 규수가 어린시절에 고생이 컸는데, 이젠 맘껏 좋은 그림그리고

고생은 없이 좀더 화려한(?) 환경 속에 살면 좋겠다.  언젠가 한국에 다시 오겠지. 그러면 늘씬한 이 러시아 동생을 차에

태우고 그간 더 알게된 아름다운 고장들,  또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식의 거리들....  모두 보여줘야지.

 (4김성자 언니의 태그마당 자료들)                                        cr026.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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