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가 / 抒沃 한효순 나이 들면서 시린 가슴 부여안고 씨름하다 눈을 들어 하늘 바라본 적 있는가 눈가에 하나 둘 주름이 늘면서 마지막 한을 풀듯 온 몸 사르며 타오르는 태양 그 곁에서 널뛰기하는 구름 바라보다 목젖까지 치미는 설움 감당키 어려워 물든 노을 속으로 그리움 날려 보내던 날 있었는가 어느 날 시간의 사다리 타고 오르다 한 순간 휘청하며 허공에서 비틀댈 때 내 손 잡아 줄 사람 아무도 없어 소름돗는 어둠 속에서 울음 삼켜본 적 있었는가 한번쯤 소리내어 펑펑 울고 싶은데 그 울음마저 삼켜 버리고 가랑잎처럼 딩굴며 나 어디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