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나이저?

어제 동서네 개를 보고 와서 우리 멍이를 보니... 왜 그렇게 멍청해 보이던지...

곧은 회색빛 다리의 힘참이며... 넌 뭐야 멍, 누르끼리한 회색 몸뚱이를 동그랗게 사리고...

사람이 오면 ... 얼른 뛰어나와 반겨야지.... 고양이가 겁은 많아가지고...

 

"저, 제가 앞이 안보이는 사람인데요.  지금 어디인가요?"

옆자리에 앉아있던 젊은 남자가 묻는다.

"네? 네, 이제 고속터미널이예요"

긴 볼펜같은 막대기를 금새 어찌하더니 흰지팡이로 만들어내며 그는 일어나 입구쪽으로 향한다.

언제나  타고 내리는 이가 많은 이곳, 지하철문을 잘도 찾아내린다.

뒤를 조심스럽게 따르던 난 망설이다...용기를 내어

"도와드릴까요?"

"네~ 이곳이 몇번 문인가요?"

뒤를 돌아 바닥을 보며 

"음, 7-1번 문이네요... 어디로 가실건가요?"

"버스 탈거예요"

"무슨 버스요? "

"경부선 버스를 탈거예요.  오른쪽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지요?" 

미안해하며 길을 다 외워서 혼자할수 있다는 그에게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지팡이를 잡아드릴까요?  집이 근처예요.  모셔다드릴 그정도 시간은 있어요"

그는 내 팔을 잡는것이 편하다며 옷부분을 조심스럽게 잡고 지팡이를 두드려가며 발을 맞춘다.

난 내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그에게 읽어준다. 

"사람이 매우 많아요.  .... 앞쪽에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네요.  그 왼쪽옆엔 계단이 두 개."

"항상 계단으로 올라갔었지요."

"아, 맨 왼쪽에 오르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네요."

"오늘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지요"

"왼쪽에 상가가 주욱 있어요.  빵가게... 커피집... 이곳은 버스타는 곳이네요"

"왼쪽으로 가면 매표소가 있어요.  사람이 많지 않은가보네요?"

"네, 네줄로 서있는데 ... 길이가 10명이 안되어보이네요.  아무데나 서도 되지요?"

"네.  빨리 왔으니 표가 있으려나..."

은근히 기분좋아하는 그 젊은이에게 잘 가라 인사한 후 건물 밖으로 나왔다.

나 50대 아줌마라고 말해줄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