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인천여고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은희 언니가 많이 다쳐 목요일에 수술을 받고 누워있다고요.

놀라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김포에 있는 뉴 고려 병원으로 좀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느라 애를 먹었지요.

 

811호실

느닷없는 방문에 놀라고

일어나 앉지도 못 하고 우리를 반겼습니다.

미리 와 있던 인천여고 후배들과 인사를 나누고

1년전에 잠깐 만나고 바쁘다는 핑게로 찾지도 못 했는데

환자복에 걷지도 못 하는 상태가 되서야 달려 왔으니 얼마나 송구스러운지요.

 

앞마당에 슬리퍼를 신은 채로  

애호박이랑 고추등을 따고 나오던 중

벌이 달려들고 얼떨결에 피했는데 다리가 꼬이고 넘어졌다고요.

너무 너무 아프고 한 발자욱도 뗄 수가 없어  119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답니다.

결과는 발목을 지탱하는 큰 뼈 3개가 다 부러졌다고요.

중상으로 1년이 지나야만 회복이 가능하다고요.

 

교수님 병수발에

손주들 뒷바라지에

한시도 내 시간이 없던 생활에 지쳤을까요?

요즈음 더러 다리에 힘이 풀리고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인 모양입니다.

 

아마도 몸도 마음도 지친 언니에게 하늘이 억지로 쉬게 하기 위하여 이런 시련을 주신 것은 아닐런지요? 

그래도 우리의 방문이 즐거운지

이것 저것 소식을 물으며 환하게 웃곤 하십니다.

진통제를 맞으면 10시간은 효과가 있어 이럭저럭 견디시는 것일까요.

 

인천여고 출신들은 잔뜩 보이는데 인일은 나 혼자라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알리지를 않으신 모양입니다.

그래도......... 했더니, 다들 바쁜데 알면 부담만 된다 하시네요.

 

1년...

결코 적지않은 시간을 어떻게 견딜까요?

절망의 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지혜가 선배님께 있다면

그 1년을 잘 활용해 내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 보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책을 읽거나 단편 하나쯤 써 보시는 것은요.

 

은희 언니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