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제 어릴 적 뛰놀던 양지깨 산에 올라 내려다 보면 저 멀리 삼대관음도량인 낙가산자락 보문사를 품은 석모도가 떠 있고 외포리 앞바다에는 똑딱선이 뱃고동을 울리며 지날 때 알섬을 그리던 새우젖배 꿈을 꾸던 곳...
방죽도 보이는군요. 반두를 가지고 봇도랑을 뒤지다 가물치와 메기가 탐나 어른들을 따라 나섰다 허기져 한참을 쓰러져 잠자든 곳이였지요.
노을이 붉게 물든면 구름발치 그리움이 밀려와 잠들던 그곳이랍니다. 어머니 농약통 메고 고단한 삶을 등짐지시던 새논 백수논이 황금빛을 덧칠하여 고개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콩밭의 김을 매주면 그 긴 고랑이 허리 끊어질까 꾸벅 절하던 벌뜰밭도 보이고...
아랫마을에 용대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오수에 졸린 눈을 비비면 동무들 운동장에 나와 솔방울 걷어차기,자치기, 야구의 변형인 찐뽕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여학생들의 고무줄놀이가 노랫장단에 춤췄고...
아침 조회시간이면 교무주임이시던 미남형인 아버지의 화통을 삶은 우렁찬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합니다. 시골학교 엉성한 밴드부의 트럼펫 소리도 간간이...
용내천 맑은 물이 여울지면 어항에 수초를 뜨러 같이 간 어여쁜 여자친구에게 미래를 점치듯 손목에 토끼풀꽃을 매주던 지난 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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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긴 뭘 찾는다요?
이제 세월의 뒤안길에서 손 모아 행복을 빌뿐이라요.
그냥 청순했던 소녀의 이미지 그대로 기억하고 싶단 말이야요.
저 또한 웃터골 풋풋한 소년으로서 기억에 남고 싶고요.
그래요.
아우님께서 토끼풀 손목에 매어주던 소녀가 있었다면,
제게도 크리스마스날 일기장을 건네주던 청순했던 소녀가 있었답니다.
아우님이 어디 한번 찾아 보시라요.
어쩌면 형수로 맺어질 수도 있었던 인연이었으니.....
찾으시면 속노란 고구마나 한 두어 상자 보내 드리시라요.
강화 새우젖도, 곤쟁이 젖갈도요.
고추장도 좀 퍼다 주시와요.
된장 간장도 다 퍼다 주시라요.
아우님네 팔다 남은 박카스도 전해 주시겨
ㅋㅋㅋ ㅎㅎㅎ ㅋㅋㅋ
그리고 제 말 전해 주시와요.
"모짜르트 작곡 덕바위 작사 덕바위 노래 랍니다. 그토록 살앙한 그 님을 보내고 어이해 나 홀로 외로워 하는가?
생각하면 무얼해, 만날 수 없는 님 차라리 손모아 행복을 빌리라."
ㅋㅋㅋ ㅎㅎㅎ ㅋㅋㅋ
고향 사진
옛 이야기
트럼펫 연주장면
이런 컨셉으로 계속 나가는군요
게시물을 모아두면 멋진 사이버 전자책이 될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