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TV 프로에서  연세드신 노부부 2팀을 모시고 스피드 게임 비슷하게 진행한   프로를 보고  있었다.

사회자인 서세원씨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결혼하여 오래 부부로 맺어진 관계를 무엇이라 하나요?" 물었다.

두분 다 70이 넘으신 듯한  한 팀의 할머니가 소리쳤다.   "웬수"

뜻밖의 대답에 놀란 진행자 서세원씨가  " 아니, 4글자로" 

그 할머니는 다시 거침없이 대답했다.  "평생웬수"

방청석의 방청객은 물론 그프로의 시청자 모두 박장대소했다.

그런데 그 웃음의 끝 맛이 너무 썼다.

정답은  '천생연분' 이지만 그 할머니에게는  '평생웬수' 의 관계이었나 보다.

 

결혼한지 한 석달쯤 지났을까 남편이 갑자기 부부사이를 뭐라고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 하나님은 부부사이를 어떻게 설명했는지 아느냐고 다시 물었다.

결혼식에서 자주 듣던 창세기 2장 24절  말씀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한 몸을 이룬 사이'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맞다고 말하며   성경책을 가져오더니  창세기 2장 24절의 말씀을 읽은 후 

부부 사이에 더 중요한 말씀이라며 25절의 말씀을 읽어 주었다.

 

25절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

 

남편의 이 가르침(?)은 우리의 33년간의 결혼생활을 행복했디고 말할 수 있게 하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게 한 디딤돌이 되었다.

 

벌거벗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꼭 옷는 벗는 것만 가리키는 말일까?  나의 정신적인 면, 인격적인 면, 감정적인 면, 성적인 면,  육체적인 면 나의 모든 면을

가림없이 포장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부끄러워아니한다고?

그럼, 벌거벗은 내 모습에 나 자신도 부끄러워 하지말고 남편의 벌거벗은 모습을 부끄럽게 해서도 안된다는 말이지!

서로를 부끄럽게 하는 부부사이라면 자신의 부끄러움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속이기 시작하겠지.

부끄럽게 하는 상대방에게 화를 내겠지. 화가 쌓이면 서로의 허물을 들쳐내며 서로를  공격하겠지 

속이고 속는 결혼생활 ,  서로의 허물을 들치며 공격하는 부부사이 ,  아, 얼마나 불행한 부부사인가.

그 할머니의 외침처럼  '평생웬수'인 사이가 될 수 밖에 없다.

난,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남편을 부끄럽게 만들지도 말아야지  다짐했다.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  말씀을 생각하며 부끄러워 하지 말자, 부끄럽게 하지 말자 다짐했어도 벌거벗는 것 솔직해지는 것 정직해 지는 것은 정말로 용기가 필요했다.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나 비난을 받으면 어쩌나 약점으로 잡으면 어쩌나 무시(거절)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떨게 했으며

 거짓말로 둘러대고  싶고  나를  정당화하고 싶고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고 내 감정을 감추고 싶은 유혹에 흔들렸다.

그러나 하나씩 하나씩 정직히  솔직히 나를 드러낼 때마다 주어지는 자유함이 두려움과 유혹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자유함은 신뢰로 이어지고 이 신뢰는 행복으로 이어져 지난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했고 앞으로의 결혼생활도 행복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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