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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란서 친구부부를 불러 며칠 전 우리집에서 점심을 먹였더니

오늘은 자기 집으로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해서 갔었습니다.

내가 또 먼길 떠난다고 가기 전에 함께 하련다는 것이었습니다.

친애하는 J목사님 부부와 함께.

은퇴한 사람들에게 함께 만나 점심 먹자는 말처럼 달콤한게 없는 것이죠.

더구나 일류 요리사의 초대란 가슴 두근두근하게 기대 되는 것이 있지요! ㅎㅎ

 

가보니 지난번 엉성한 우리 집에 무식 용감하게 불러다 카레라이스를 먹인게 미안하고 부끄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애피타이저- 생선 대구로 만든 메인 코스- 후식- 차...까지

정식으로 차려 먹여주니 얼마나 고맙고 미안한지 몰랐어요.15134035_16.jpg

 

앞으로는 조금 더 신경써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J 목사님 사모님은 우리를 자주 불러 먹이시는 분이고 저보다는 물론 실력이 채 나으신데도

차마 블란서 친구는 못부르겠대요. 집도 시시하고, 음식도 자신이 없다고요. 

사모님이야말로 자신을 아는 지혜로우신 분이고 나는 평생 무식하고 용감무쌍한 몸이라는 것을 실감했어요.ㅎㅎㅎ

 

그렇지만 이제는 자극을 층분히 받았으니

한국에도 엉터리만 아니고 멋진 음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사명이 있지 않겠어요?

다음번에는 꼭 한국식 애피타이저-정식 요리- 후식-차까지 대접해 보려구요.

우리 남편은 뭘 그럴것이 있냐며 식당으로 데리고 가서 잘 먹이면 된다며 걱정 하지 말라네요.

쉽게 살지요? ㅎㅎㅎ 

 

그리고 신나는 소식! 10월부터는 블란서 요리 강습을 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수강생을 다섯명에서 열명까지 모으면 무료강습을 해준다고 하네요.

재료값을 한 20불씩 거두어서 재료비로 쓰고 매번 거두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모자랄 때 또 거두는 식으로 하자네요.

그리고 우리가 연습한 음식은 실습이 끝나는 대로 그 자리에서 다 나누어 먹어보는 것이라니

얼마나 기분좋은 일이 될런지 친구들과 함께 기대로 들떠 있습니다.

생전 처음 정식 블란서 요리 강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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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를 들고 가기를 잘 한 것이 그 집은 갈 때마다 무언가 달라져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는 친구가 돌들을 줒어다가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봐니스를 칠해서

생생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블란서 셰프가 그림도 그렇게 잘 그릴 줄이야 몰랐지요.

사방을 바라보며 닥치는대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15134035_6.jpg

 

세멘트로 만든 동물에 색갈을 입혀서 반짝대게 만들어 놓고 바깥 마당 구석구석 아름답게 차려 놓았네요.

회색이던 담벽을 페인트 칠한 것도 아주 보기 좋았는데

사실 담벽도 그렇지만 돌에다 그림을 그린것도 우리집에서 본따온 것이에요.

이 양반은 그것을 몇배로 아름답고 진진하게 개발하여 500프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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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얼마나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예쁘게 꾸며 놓고 사는 가는

너무도 기특하고 본받을 일입니다.

차고에 가 보았더니  이건 완전 우리집 안방보다 깨끗한데 한구석에 그림도구를 차려 놓고 작업실로 쓰고 있더라고요.

먼지구석인 우리집 거라지를 생각하고 또 낯이 뜨거워졌지 뭐예요.

 

이제 날씨 선선해 졌으니 나도 우리 거라지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작업실로 개조해봐야 하겠다고

부끄러운 김에 단단한 결심을 하고 왔습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이고, 재주가 아무리 좋아도 안 써먹으면 말짱 소용이 없으니까요.

한국 사람 망신 안 당하도록 앞으로 조심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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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벽돌을 깐 것도 타일을 깐 것도 본인의 솜씨랍니다.

잔디만 가짜 잔디로 남이 비싸게 돈 받고 해주었는데 너무 뜨거운 아리조나에는 아주 좋은 대안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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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굴러 다니던 화분들도 그렇게 꾸며 놓고는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너무도 즐거운 모양이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기쁨은 고상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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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눈을 달아서 더욱 사랑스러워 웃음이 나오는 돌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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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외 의자가 얼마나 반짝반짝 빛이나는지... 그 부지런한 손에 감동을 먹고 또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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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스크랩 북을 내 놓아서 보았더니 그들의 자랑스런 블란서 식당 이야기였습니다.

신문에 난 것과 사진들을 모아 놓은 것이었는데 어릴때부터 그길로만 산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자신감과 열정이

아직도 펄펄 살아있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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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 그의 모습을 볼수 있는 사진들...
 
 
즐거운 한나절을 친구와 그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작은 감동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사모님도 이제 블란서 요리를 배우면 자기 집으로 답례 초대를 하겠다고 하셨어요.
 
10월에는 블란서 요리 강습을 차례로 올려보겠습니다.
참, 아리조나 미씨님 중에서 관심 있는 분은 함께 배우셔도 좋아요.(2010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