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회 - 아이러브스쿨 게시판담당 : 김영자
홀어머니에 외아들인 남편과 결혼해서 시어머니와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예수믿는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며느리로 지내는 것이 큰 고통이었고
예수를 믿는다면서 미움과 분노로 꽉 찬 나를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이었다.
불편하고 힘든 관계를 극복하느라, 마음 속에 쌓여있는 미움과 분노를 극복하느라 아주 긴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이 지나 어느정도 관계가 회복된 후 어느 날,
혼자서 TV를 보고 계신 어머니를 보며 생각해 보았다.
시어머니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은 무었일까?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마주앉아 TV프로 얘기며, 살림 얘기며, 교회 얘기며, 아이들 얘기며, 남편 얘기며, 주변의 시시컬렁한 얘기를 주고 받으며 함께 웃고, 함께 흉 보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그 마음 갖고 서로 팔짱끼고 여기 저기 구경다니고, 함께 물건 사고, 함께 맛있는 음식 사 먹는 사이라면...!!!
며느리와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어머니라면 그는 정말로 행복한 시어머니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행복은 용돈 받고, 사다 준 새 옷 입고 , 이 것 저 것 드리는 간식과 끼 때 맞추어 차려드리는 밥상을 받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축복이리라.
그런데 나는 왜 이런 며느리가 되지 못했을까?
홀 어머니로 외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긴 어머니의 섭섭한 마음은 며느리를 거절하고 싶고, 무시하고 싶고, 비난하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으며 그 마음에서 나오는 모든 말과 행동은 며느리인 나에게 큰 아픔이었고 깊은 상처로 남았다.
이 아픔은 미움과 분노로 바뀌어서 내마음에 쌓여갔고 사랑과 인정과 배려가 흘러야 할 마음의 통로를 막아 버리고 말았다.
예수를 믿는다면서도 미움과 분노를 믿음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나의 허약한 믿음에 절망하며 죄의식에 시달렸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에게 의무적이 되었고 차갑고 냉정해져 갔다. 차갑고 냉정한 나의 말과 행동은 어머니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었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위와 같은 말이나 행동을 나는 못한다. 내가 편하고 좋은 마음으로 위와 같이 할 수만 있다면 우리 어머니는 시어머니로서 커다란 축복을 받으실텐데.....
내가 못해서 그런 축복을 못 받으시는구나 생각하니 우리 어머니께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미안한 마음과 함께 깨닫게 된 것은
' 아하, 시어머니의 축복은 꼭 며느리를 통해서만 주시는구나!'
' 똑같이 며느리의 축복도 꼭 시어머니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구나!'
우리들은 태어니서 죽을 때까지 여러가지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 역할은 반드시 상대역과 짝지어진 관계로 맺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녀는 부모와, 아내는 남편과, 선생은 제자와,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형은 동생과, 선배는 후배와 , 상사는 부하와......
내가 사랑으로 엄마역할을 잘하면 엄마를 사랑하고 위해주는 아이들 때문에 행복하고, 내가 사랑으로 아내역할을 잘 하면 아내를 사랑해주는 남편때문에 행복하고, 내가 사랑으로 며느리역할을 잘 하면 며느리를 사랑해 주는 시어머니때문에 행복해지리라.
하나님은 부모의 행복은 꼭 자녀를 통해서만, 자녀의 행복은 꼭 부모를 통해서만, 아내의 행복은 꼭 남편을 통해서만, 남편의 행복은 꼭 아내를 통해서만, 시어머니의 행복은 꼭 며느리를 통해서만, 며느리의 행복은 꼭 시어머니를 통해서만 주심을 알 수 있다
짝지어진 관계는 서로의 행복의 통로요, 축복의 통로 임을 알 수 있다.
한 집에서 할머니와 엄마의 힘든 관계를 보며 자란 큰아들이 (대학2학년때) 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시집살이는 시집살이 한 사람이 시킨다던데 내가 결혼해서 같이 살면 엄마도 시집살이 시키겠네"
나느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잘 해드리지 못해서 정말로 죄송해. 그래도 엄마는 그 힘든 시간들을 통해서 아주 중요한 지혜를 얻었단다.
하나님은 시어머니의 축복을 꼭 며느리를 통해서만 주신다는 사실이란다.
엄마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야만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고 싶어하시는 시어머니의 축복을 놓치지 않을거야.
그래서 엄마는 그 축복의 통로가 되는 며느리의 마음문을 닫게하는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을거야. 엄마가 먼저 축복의 통로가 활짝
열리도록 마음쓰며 노력할거야."
한 가지는 놓쳤지만 주어진 역할의 어떤 축복도 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할거다.
병숙아, 나도 이렇게 얘기가 시작된단다.
'청상과부로 귀한 아들을 남편처럼 받들면서 키웠는데.....'
누가 더 많이 힘들었나 시합하듯 얘기하면 밤을 새겠지?ㅎㅎ
옛날에 어머니가 힘들게 느껴지던 시절에 일기장 맨 앞에 내가 써놓은 글이 있어.
난 절대 며느리에게 이렇게 안 할 거야,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훗날 내가 그 때의 내 마음을 잊지 않게 하려고 써놓았었던 거야.
정말로 그 마음 안 잊혀졌어.
만일 그 때 적어놓지 않았다면 잊었을까? 잊고 다시 똑 같이 시어머니 노릇을 하게 되었을까?
아무튼 아직은 며느리가 고맙기만 해.
사랑하는 내 아들 청겨주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아윤이를 키워주는 엄마인데
그보다 더 귀한 일이 어디 있겠어? (ㅎㅎ 이 마음도 변치 말아야지)
그래도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하면 마음 아플 때가 있어.
지금 이 나이의 나였다면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
홀어머니의 그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우리 나이.
너를 통해서 너의 어머니께 축복이 내려지기를 기도할게.
또한 너의 며느리를 통해서 너의 축복도 이루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