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왠지 여기저기 아픈데가 많단다. 

늘 다니는 잘 아는 한의원에 가서 한탄을 하였더니 골골 팔십이니 걱정 말라는거야.

위로인지 약올리는 것인지... 

어쩐지 우울해서 갱년기 우울증인가 하며 체념하였는데,

어제 딸아이와 하루 종일 쏘다니고 돌아왔더니 마음이 꽤 행복해지는거야.

오랫만에 함께 전시회보고, 영화 보고, 옷도 쇼핑하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단다.

먼저 코엑스에 가서 키아프라고 하는 화랑전시제를 보았어.

현재 10년이 되었다는 전시회장에는 모두 50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어찌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작품들인지 눈이 휘둥그레져 가지고 돌아다녔어.

다리가 아프도록 걸었지만 물론 다보지 못했지. 나는 주로 고미술을 공부하는데,

딸 덕분에 오랫만에 초현대 미술을 만나고는 얼마나 재미가 있었는지.

혹시 시간 나면 너희들도 한번 구경가면 좋을 것같더라.

뭐,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소풍 간다고 생각하고 가서, 힘들면 중간에 있는 커피숍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수다 떨고, 배고프면 밥도 사먹고 그렇게 쉬엄쉬엄 다니는거야.

다리는 아팠지만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솔솔 떨어져 나갔어.

전시회를 급히 보고나서는 같은 코엑스에 있는 극장에 가서

일본의 유명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루밑의 아리에트'(아이구  제목 맞나 모르겠다)

라는 만화영화를 보았는데, 관객의 대부분이 성인이더라.

마루 밑에 사는 소인 소녀 아리에트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인데,

큰 사건도, 격한 감정도 없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어.

덕분에 어린 마음으로 돌아가 온갖 시름을 잠시 잊었단다.

그리고는 딸이 보아둔 옷집에 가서 옷도 하나 덥썩 사고.

요즈음 날마다 시름시름 하였는데,

일요일의 외출로 힘을 얻었단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니 오늘은 일을 하여도 좀 덜 억울하네^_^

그래서 이제부터는 마음이 울적할 때면

하루 쯤 온통 즐거운 일들만 골라서 해보야겠구나 하고 마음 단단히 먹었단다.

너희들도 날마다 행복하기를 기원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