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허~~억~~~~~~헉~!!~~

참 숨차게 늦여름을 배웅하고 초가을을 마중하고 있다.

 

지난 8월엔 20일 이상 비가 내렸다는데

참 지리하다 못해 지긋지긋 했었지.

수그러들지 않은 무더위는 쨤쨤이 기승을 어찌나 심술궂게 부리던지.......

 

그래서 햇빛 따갑게 내리 쬐며 벼이삭 알알이 영글 황금빛 드 넓은 벌판과

풍덩 빠지고 싶도록 눈이 시리게 프르게 높은 하늘과

가슴까지 상쾌하게 기분 좋게 하는 선선한 가을 바람을 얼마니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자연의 조화 속이란 그 누구도 못 말릴 영역인 것을....

오늘도 조반 굶은 시어머니 얼굴같은 찌뿌드드한 날씨가 불쾌지수 상승에 부채질 하는구나.

9월도 연일 비속에서 우중충하게 세월이 가는데

내 주변에서 맞이하는 일들 역시 쨍하고 해뜰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그나마 숨통 트이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 사랑방에 연일 찾아 와 주는 친구덕에 한숨돌리고 세월을 잠시 접어두게 되는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지난 한주 사랑방 찾아준 친구들 덕에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는데

잠시 숨을 돌리고 무엇 부터 이야기를 풀어갈까?

모처럼 컴에 앉으니 할 말은 많은데 두서가 안잡히네~~~

 

첫번째 이야기~~

그동안 정년퇴직 했다며

앞으로 시간 죽일 일 걱정하던 경희대에서 성악 전공하고 고등학교 음악선생님 하던 오민숙(오정분)이

몇일전 놀러 왔다 갔어.

성대히 퇴임식 마련해 준 학교측과 제자들에게 너무 감격했다는 이야기와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며 내심 만족해 하는  짭짤한 연금이야기 (요 대목에선 미서니의 부러움으로 침이 꼴깍 넘어 감).....

그리고 은퇴후 무료함의 염려를 놓게 될  합창지도 맡게 될 학교 이야기 등 등을 나누다  사랑방을 떠났는데

요 깍쟁이 오민숙

전화 번호도 안 알려주고

단지 집이 여의도라는 말만 남기고

 동창회 나오라는 이야기는 귓등으로 흘려 보내고 총총히 사랑방을 나서더구나.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

그 먼저 주 부터 예약(?)해온 만남이라고나 할까?

예쁜 영옥이랑

남북이랑 기숙이랑 종심이랑 우리 사랑방에서 뭉쳤는데

서로 나눈 이야기 속엔 진실로 걱정과 기쁨을 공유하는 귀한 시간을 갖었단다.

 

우린 영옥이 아들의 음악적으로 성공한 이야기에 박수를 같이 보내고

담 달에 일본에 초청연주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부천 필 하모니 교향악단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초청연주 콜하는데

독일에서 대학 강의 등 시간을 낼수 없어

일본까지 왔다가 바로 독일로 가야 된다는 이야기~~~

고저 모니만 있으면 일본으로 날아가 영옥이 아들 연주에 박수 부대라도 하고 싶은 맘 간절해 지는 친구들 맘을 읽을수 있었단다.

 

그리고 세번째 이야기~~~~

남북이를 보면 솔직함에 혀를 내두루게 된다.

시아버님 초상 치루고

맞며느리로 말못할 여러가지 일과 고충등을 너무 솔직히 이야기 해서

우린 무조건 남북이 편이 되야하는 묘한 마력을 남북인 가지고 있다.

울 친구 모두 함께 흥분도 하고 웃기도 하며 슬픔도 나누는

남북이 달래주는 우정을 발휘하는 자리를 갖었었다.

 

네번째 이야기~~~

기숙이랑 학교 다닐때 별로 친했던것 같지 않은데

미제숙자남북이 덕에 만남의 자리를 여러번 갖다 보니

요즘 기숙이에게 푹 빠졌다고나 할까?

조그만 몸에서 나오는 통 큰 배포~~

인생을 달관한듯 생활에서 나오는 지혜~~

무엇보다 배우고 싶은건 현재 살고 있는 시간을 넉넉히 친구들과 나누는 마음

그리고 남편에게 베푸는 (?) 순애보 정신~~

기숙인 요즘

사업 접고  허리를 다치셔서 병원에 치료 받으시러 다니는 남편 곁에서 수호천사 노릇을 충실히 하는데

남편 기 살리기 작전의 묘안을 발표하더라구...

효자 아들 둘이 각 각 250만원

기숙이가 500만원 합쳐 거금 1000만원을 남편 통장에 소리 없이 넣어 주었다는구나.

순전히 남편 용돈 몫으로.....

다 쓰시진 않아도 통장이 비면 웬지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정신 건강까지 해칠가봐...

이런 지혜를 짜내며 남편을 배려하는  기숙이에서

나랑는 사뭇 다름 모습 보고 반성 좀 하며 부끄러운 마음이 앞서더구나.

그 동안 난 계속 영택씨 흉만 봐 왔거든~~~~

 

다섯번재 이야기~~

어제 울 친구들이 바자회 뒷풀이로 우리 사랑방에 일단 모였다가

규정이가 쏘는 거한 한턱으로

점심에 토촌에서 한정식 먹는 호사를 누렸는데?

할이야기가 너무 많아

헉 헉~~~~

숨이 차누나.

 

담번에 머리 정리 되면 또 이야기 올리고 오늘은 이만  끝내려 한다.

 

창 밖에 하늘은 잿빛으로 내려 앉아 금새라도 빗줄기가 쏟아 질 듯 한데

비라도 시원히 펑펑 쏟아지던지 아니면

쨍하고 해뜰 날을 기다려 본다.

 

아!~~~

언제나 쨍하고 해뜰날이 송대관 노래처럼 나에게도 오려는지.....

 

심신이 고달픈 중에 친구들 덕에 잠시 한숨돌리고 즐거웠던 일들을 기억하며

난 송대관의 쨍하고 해뜰날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 '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