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차 한잔 어때요? / 抒沃 한효순 가을 차 한잔 어때요? 뭉게구름 한쪽 떼어다 예쁜 찻잔 만들어 이제 막 몸단장 시작한 잎새 받쳐 놓고 여름내 타오른 열기 그 속에 숨겨둔 사랑 한 스푼 탔어요 어쩌면 당신은 숯등걸 된 가슴 알아채지 못하고 보고 싶었단 한마디 찻잔 깊이 풀어 놓을지 모르지만 나뭇잎이 화려한 나들이 시작하기 전에 구름 찻잔에 미소 한 줌 띄워 놓고 가을이 안고 온 그리움 한 방울 떨구어 논 차 한잔 어때요? 스푼 끝에 머뭇거리는 사랑은 그대로 두어 주세요 창 너머 물결 잔잔한 바다가 보이고 허공 맴돌던 바람 숨 돌리려 창가에 머무는 외딴 찻집에서 얼기설기 엮어진 기억들 친구 삼아 가을 차 한잔 어때요? 2010.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