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술을 받고 서서히 회복기에 들어선 우리 영택씨
입맛이 보실보실 살아나는 중이다.

오늘은 갈비를 먹어야겠다고 환자가 우기니 꼼짝없이 집을 나서서
동네 자그마한 갈비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테이블이 열도 안되는 작고 수수한 식당에는 우리말고는
바로 옆좌석의 네분 아저씨들 (거의 논네들) 뿐이었다.

 

우리는 부부, 당연히 밥먹으면서 할말이 별로 없다.
조용히 우적우적 먹고있을뿐이고
옆좌석은 떠들썩, 얘기가 많다.

 

그중 한 사람이 하는 말,
“내가 이래뵈도 국민학교때부터 웅변을 했어요. 
 웅변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 왔지요. 
 제목은 넘어가는 기밀막고 넘어오는 간첩 막자! 였습니다.”

 

하하하.  넘어가는 기밀막고 넘어오는 간첩 막자!
참으로 절묘한 제목 아닌가?

 

그러자 앞쪽에 앉은 아저씨가 질세라 한마디,
“나도 웅변 했지요.  내 제목은 김일성아 들어라! 였어요.
 김일성이한테 반말로 한바탕 해 댔지요.”

 

푸하하.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다른 한분이 막걸리잔을 쳐들면서 화제를 바꾼다.
“우리 건배합시다.  오늘은 제가 사자성어 하나를 준비해왔어요.
 건곤일척!  무슨 뜻인고 하니 우리가 세상에 왔으니 승부를 봐야한다!
 대단히 심오한 말입니다.”  하면서 유식함을 뽐낸다.

 

다른 또 한분이 나도 안다는듯이
“시이저가 로마 진격을 하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외쳤지요.
 그게 바로 건곤일척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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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유식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옆에서 점심을 먹은 덕분에
해지는 저녁, 지금까지도 실실 웃음이 나오고있는 중이다.
건곤일척 ........... 훌륭한 사자성어도 배우고.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