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날 공항에 갈때 까지 한 두시간 시간이 남는걸 알았다.
이 횡재 같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망설이다가

지난번 회원들이 다녀 왔다던 만수 부두가 가깝게 있는걸 알고는
급히 택시로 그곳으로 갔다.
기사 아저씨에게 사진 찍을 만 한곳을 물어보니( 물어본 내가 잘못 이지만)
휘익 둘러 보더니 없단다.
그래서 다시 차 머리를 돌려 연안 부두로 갔다.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니까 그저 내려주는대로 내리고 보니 생선 시장이다.
대낮인데도 번쩍이는 불빛으로 어디고 사진기를 댈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어슬렁 어슬렁 걷다보니
길가에 작은 구석에서 바지락을 까고 계신 아주머니 두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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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아직도 바지락을 손으로 까나요?" ( 얼마나 멍청한 질문인지) 하면서  옆에 쭈구리고 앉았다.
얼마나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지 눈길 한 번 주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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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얼마나 까시나요?
말 없이 조개가 가득든 큰 자루를 조개 까는 칼로 가르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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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루를 다 끝내면 얼마를 버나요?
한개에 십원, 그래서 하루종일 일 하면 만원을 받으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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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거리가 가깝고 좁아서 여유가 없다.
조개를 잡은 손은 바쁜데 막상 깐 조개는 쉽게 늘지를 않는다.
눈에 보이는건  수북한 껍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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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나 까셨는지 세시나요?
아주머니가 잠깐 얼굴을 드시고 말씀 하신다.
"그걸 알아야 돈을 받지요."
또 답답한 질문을 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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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더미 속에 바위처럼 자리 잡고 쉴새 없이 손을 놀리시는 모습을 뒤로 하며

바지락 속에서 나 올 리도 없지만
저 많은 조개 속에서 혹 진주라도 하나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헛된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