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길에 목줄에 매여있는 커다란 누렁이 한 마리를 만났다.

 

???

예사롭지 않은 그놈 눈빛이 가던 내 발길을 잡는다.

뭐랄까???

맞다. 분명 사색에 잠긴 눈이다.

그 녀석의 생각을 흐트릴세라 가까이 갈 수도 오래 쳐다볼 수도 없다.

 

가던 길을 그냥 가면서도 마음은 자꾸그 녀석 눈빛에 가 있다.

 

이 더위에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 걸까?

새끼 생각?

지아비 생각?

 

ㅎㅎ.

나는 왜 허구한 날 일차원적인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어쩌면 그 녀석은 목줄에 매여사는 개로 태어난 것을 고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 보다 더 철학적인 생각을 한들 

40년 가까이 산 그이의 눈빛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내가 

種이 다른 누렁이의 마음까지야  어찌 헤아리겠느냐.

 

히히대며 속없이 사는 나를 무색하게 하는 건방진 그 녀석에게 듣거나 말거나 한 마디 해줄 걸 그랬나?

깊이 생각하면 삶이 고단해지니

발길질해대는 주인이라도 굶기지 않거든 그러구러 살라고 .

 

그러면 아마 니 걱정이나 하라고 불쌍한듯 쳐다보겠지? ㅋㅋ

 

어쩐지 오늘은 '개 만도 못한 놈'

'개 같은 세상'이란 속된 말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도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 건 왤까?

 

심각한 그 녀석의 눈빛이 잘못이더냐.

그걸 떨치지 못하는 내가 잘못이더냐.

 

에라이 ~,

이 염천에 걱정도 팔짜라고?

허긴 ~, ㅎㅎ

 

아마도 내가 더위 먹었는강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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