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난 심심하거나, 열 받거나, 교회 시쳇말로 영발을 받으면 노래해. 다행히 후로끄 (이 말을 대신할 말은 '엉터리'라는 말인데 별로 실감이 나질 않아서...)로 피아노를 칠 수 있기에 나 혼자 흥에 겨워서 노래를 하지.
70-80 유행가에서 시작해서 찬송가로 끝을 맺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순서로 하는데 곡도 그렇지만 요즘은 가사에 더 은혜받고 있어.
몇몇의 천재들이 우리 보통 사람들을 즐겁고 기쁘게 하는데 동의하지? 내가 경의를 표하는 유행가를 만든 사람들은 김희갑과 양인자 부부야. 김희갑은 팔도강산에서 황정순과 나왔던 배우가 아니고 작곡가인데 여성잡지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학벌은 국민학교일거야. 이 천재 음악가는 미군부대에서 활동하다가 양인자라는 대학 나온 여자를 만나서 둘의 음악은 꽃 피웠다고 나는 생각해.
양인자라는 작사가는 김수현의 친구라나? 김수현이 드라마 쓰면 엄청 돈 벌거라고 권유했지만 그냥 가난한 유행가 작사가로 남았다지? 그녀는 특히 여자의 마음을 짧은 가사에 예리하게 담았는데 예를들면 이선희가 불렀던 노래 중 이런 가사가 있지. '알고싶어요' 란 노래인데 '당신이 (남자가) 바쁠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물론 일에 미친 남자와 집에서 있는 한가한 여자라는 한 시대 전의 상황에서 나온 가사지만 여자와 남자의 생각의 구조를 날카롭게 나타내고 있어. 이들이 만든 작품은 수도 없는데 그 중,
조용필이 불렀던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아. 하이에나가 되고 싶지 않은 남자, 도시 안에서의 고독을 노래하는데 원래 고독한 용필이 오빠와 너무 딱 맞아 떨어지는 곡과 가사였어. 나는 설거지를 하면서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었는데 남자의 고독이란 대목에서 정말 50대 이후의 남자들의 고독이 확 느껴졌어. 한마디로 은혜받은거지.
또 노래 중 "너는 라일락을 좋아하는가 /나도 라일락을 좋아한다"는 가사가 나올때 나는 인일여고 교정에 있었던 별로 크지 않은 라일락 나무를 떠올렸지. 이름도 예쁘고 향도 좋은 나무잖아.
사실 라일락 가사는 노래의 다른 부분과 어울리지 않게 뜬금없이 나오는데 나는 그런 과장도 좋더라. 마치 어울리지 않는 색을 작은 파격으로 배치해 놓은 것 처럼 말이야.
찬송가로 돌아가자면 2-3년 전부터 영어 가사를 조금 보고 있어. 한글로 보는 것과는 다른 맛을 주는 것들이 있어.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는 499장을 보면 한국 가사도 좋지만 영어는 더더욱 clear해. 후렴 부분에 한글은 '주가 나와 동행을 하면서 친구 삼으셨네' 이렇게 되는데 영어로는 'He walks with me, and He talks with me, And He tells me I am His own' 나는 마지막 구절 I am His ow\n 이 부분에서 약간 전울하면서 은혜받아.
그리고 아직 잘 모르는 'joy' 즉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고 그냥 괜히 솟아 오른다는 그 기쁨을 맛 보고 싶어서 갈망하고 있어. 하긴 중학교때 흥얼거리던 노래에 이미 답은 있지.
"I have a joy, joy, joy, joy down in my heart" 마음을 고요히하고 깊게 내려다 보아야 하는거지?
영란아
나도 그 기쁨을 소망한단다.
-----'그리고 아직 잘 모르는 'joy' 즉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고 그냥 괜히 솟아 오른다는 그 기쁨'
'그 기쁨'은 내가 밑의 글에도 썼지만,단순한 믿음에서 올 것 같아.
너무 많은 이론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잖여. 안 그려?
단순해 지기가 쉽냐? 아니---
자신이 있어야 하고 조금은 배짱도 필요하고 남의 시선도 두렵지 않아야 하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적어도 그리 옹졸한 하나님이 절대 아니잖여?
아까 전화로도 이야기 했지만,우리들 모이면 꼭 합창연습 하기다. O.K?
라일락 나무의 향은 나도 참 좋아하는데---
국민학교때 살던 집에 라일락 나무가 있었어---
봄에 피는 라일락의 향기는 '유혹'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듯 하지 않니?
그렇네,영어의 찬송가사가 더 clear 하다는 영란이 말에 동감이야.
He walks with me,and He talks with me,and He tells me I am he's own.
영란아
작가란 말야,내안의 표현 되지 못했던 여러 모양의 단어가
아하!! 내안의 감성이 이런 말로 표현 되는구나 하며 공감을 얻어내는 거라고 생각 되어지는데
네 글에는 아하!!하는 구절들이 정말 많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