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엊그제 교회를 가는데 남편이 느닷없이 노래를 불렀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질때,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란 노래였다.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체육시간이었다. 원형교사 옥상에서 모여 앉아서 말하자면 orientation 시간이었는지 정인숙 선생님의 지시사항은 금방 끝났고 우리는 오락시간을 가졌다.
이때 아이들은 '전백향' (이렇게 실지 이름을 거론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에게 노래를 하라고 했더니 이 예쁘고, 키 크고, 보조개를 가졌고, 교양있고, 공부 잘하는 아이는 우아하게 일어나서 봄의 교향악을 불렀었다. 곡조도 처음 들었지만 가사는 얼마나 수준이 있었는지. '봄의 교향악'도 그렇지만 사실 '청라'라는 말은 뭔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른다.
난 저 아이는 대체 어떤 학교를 나왔나?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 보았더니 '박문'이라는 사립학교를 나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사실 사립학교라는 것이 무엇인지 당췌 관심도 없고 몰랐었다. 그저 나에겐 창영, 송림, 서림, 축현, 신흥 아니면 숭의 정도 숫자로 계산되는 강호 세계만 존재했던 것이었다.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겠지만 내가 다닌 창영학교가 제일 좋은 학교인지 알았다. 우선 빨간 벽돌위에 담쟁이 넝쿨이 올라가던 학교 건물도 멋졌지만 중공군의 숫자를 방불케하는 숫자는 숭의동에 있는 공설운동장에서 여러 학교가 모여서 운동회를 할 때 우리 창영의 함성을 따를 학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창창하다 우리학교' 이렇게 부르는 교가의 후렴 부분에 '창영' 하면서 남자 학생들이 일어나고 또 '창영' 하면서 여자 학생들이 일어나면 그 외침은 백마부대 용사들보다 더 씩씩했었다.
게다가 옆에 가까이 있던 송림학교에선 불이 나서 4학년인가 5학년 때 마치 패잔병처럼 줄줄이 우리 학교로 공부를 하러 왔으니 우린 교실을 빌려 주면서 월세방 주인모냥 어깨에 힘을 주곤 했다.
더더욱 흔들리지 않는 결정타를 날린 것은 인천여중에 합격한 학생 수 였다.
그러나 내가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은 중학교에 가고 난 후였다. 그곳에 가 보니 창영은 변방의 무리만 많아서 포장되지 않은 길에서 왁왁대는 나라였고, 작지만 고급스럽고 이미 한 차원 앞선 환경에서 온 '사립학교' 아이들이 힘이 있으면서도 조용히 포진되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일주일에 한 번 있었던 특별활동 시간에 우리 교실에는 바이올린, 아코디언 을 가지고 와서 하이든의 '장난감 교향곡'을 연습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 아이들이 거의 사립학교 출신이었던 것이었다. 이 음악이 얼마나 멋졌는지 나는 나의 특별반은 가지도 않고 매번 이들의 연습장면을 지켜 보고 있었나보다. 왜냐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무슨 반에 신청을 했는지 생각이 전혀 나질 않으니 말이다.
남편이 부른 노래 한 구절은 날 어린 시절로 가게 했는데 이렇게 옛날 기억만 생생하니 뇌의 전두엽이라나 측두엽이라는 어느 부분이 고장이 난 것이 틀림없나보다.
( 2009년 11월4일 저녁 KBS홀. 서울글로리아합창단-대한민국재향군인회합창단. 지휘 양영태.)
김영란 후배님의 글을 읽으며
저또한 과거속으로 돌아갔었어요.
우리 나이가 되면
어떤 동기를 가지고 불쑥 불쑥 옛일이 떠 오르는 나이인가 봐요.
그 만큼 살아 온 나날이 쌓여진 까닭이겠지요?
글을 엮어가는 후배님의 솜씨에 경이를 보냅니다.
고마워요. 종종 들를께요.
영란아
너 실수한거다.
송현이 빠졌다고 벼르는 친구가 있어요.
영실이---
옥인 선배님
안녕?
영란이 글솜씨가 참 좋죠?
어떤 무거운 소재도 해학과 유머로 쓰는 재주가 많은 친구예요.
영란이는 밝고 경쾌한 목소리로 얘기도 재미있게 하죠.
선배님글이 요즘 뜸하던데 바쁘셨나 봐요?
수인 선배님과는 할리웃볼 가는 계획을 잡아 놓았죠.
벌써 일년전 쯤에 말러의 교향곡으로 좋은 얘기를 나누었지요?
세월이 참 빠르네요.
경수씨 반가워요.
제가 올해는 많이 바뻐서 홈피에 자주 못들렸어요.
이번주에는 좀 아퍼서 집에서 쉬며 여기 저기 훑어 보는 중이에요.
정말 일년전 얘기가 되어가는 군요..말러얘기를 나누던 때가..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지요..
올해도 뜻깊은 시간 이수인 선배님과 나누시기를...
김옥인 선배님, 안녕하세요?
이신전심, 안회의 미소, 또 뭐 있나요? 염화시중의 미소 뭐 이런거 다 동원해도 모자라겠어요. 저도 은근히 '아! 누군가 봄의 교향악' 노래를 올려 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 하고 있었어요. 저는 못 하거든요.
감사 또 감사합니다.
안면몰수 하고 또 부탁드리자면 말러의 교향곡도 올려주세요. 클래식에 문외한 이에요.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 김영란 후배님과 처음 글로 만나네요..
전부터 글을 읽으며 익히 관심 가졌던 동문과
새롭게 직접 글을 교환할때 기쁨이 더 커져요. (지금처럼요^^..)
작년에 제가 인일 홈페이지에 가입하자 마자
경수후배의 다정다감한 글과 간혹 예리한 글에
마음이 뿌듯하고 무언가를 깊이 생각했던 적이 많았어요.
올해는 뜨문뜨문 만나지만 그래도 오랫만의 만남또한 반가움이 크지요.
아래에 요청하신 말러의 교향곡중에서
특히 많이 알려진 5번교향곡중의 4악장 Adagietto를 올려요.
Classical music for your day.
On to a few symphonic works now, we have here part one of two videos on two movements of seperate symphonies by Mahler.
The first one here the 'Adagietto' from the fifth symphony and the second video the 'Kraftig bewegt...' of the first symphony.
His music could be best described as late-romantic and very dramatic.
These pieces here are more laid-back.
Included here are pictures of paintings by Edward Hopper.
Gustav Mahler - (1860-1911)
Symphony #5 - Adagietto - 9'52"
performed by: New Philharmonia Orchestra with Sir John Barbirolli
label: EMI (Great recordings of the century)
이곡은 독일의 노벨문학 수상작가 토마스 만의 소설 "베니스의 죽음"이라는
동명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도 유명하고요.
그 소설의 주인공인 음악가를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한 부분도 있어요.
예. 어린 딸을 저 세상으로 떠내 보낸 작곡가... 말러 자신 실제의 얘기거든요.
실제와 가상이 적절히 표현된 단편소설을 70년대 이탈리아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베니스의 골목 골목 곳곳을 보면서 이 음악의 서정성과 드라마틱이 접목된 것이 환상적이에요.
그럼, 영화배경음악과 더불어서도~~
The great novel of Thomas Mann.
Its pages come to life in this great 1971 adaptation of Luchino Visconti.
옥인 선배님
많이 아프셨어요?
어쩌나---감기 몸살이셨으면 좋겠네요.
감기몸살은 우리의 육체와 정신이 피곤하니 많이 쉬라는 경고이자 자연요법이라 생각해요.
빨리 떨쳐 버리고 건강해 지시길 바랍니다.
말러의 교향곡5번은 제가 씨디를 구입해서 차를 운전하고 다니면서 많이 들었어요.
엘에이에 27살쯤 먹은 천재 지휘자 DUDAMEL이 디즈니홀에서 말러의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는 광고가 있었는데
우물쭈물 기회를 놓친 것 같네요.
DUMAMEL은 작년에 엘에이 필에서 전격적으로 초빙한 젊은 천재 지휘자 라네요.
이번 주일에는 CARMEN이예요. 할리웃볼에서 DUMAMEL의 지휘로 펼쳐지는 뮤지컬이예요
좋은 연주일 것 같아서 수인 선배님과 같이 가기로 했지요.
선배님께서 다정하게 불러 주시는데 그동안 댓글이 소홀했지요?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컴에 잘 앉게 되지가 않더군요.
한가지 이상에 마음 쓰게 되지가 않아요.
공립사립에서 얘기가 한참 빗나갔네요.
선배님은 어디 출신?
공립? 사립?
경수씨~
우리가 지금 거히 실시간으로 만나네요...
지난 주에 위가 갑짜기 아펐어요. 순간적이지만 죽음의 앞에 갔다 온 느낌이에요.
인간의 기본적 삶의 요소가 衣.食.住. 라는데, 먹지 못하는 아픔이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도.
지금은 괜찮아요. 바쁘다고 소홀했던 건강을 등한시한 결과이지요.
저는 공립국민학교 (우리 때는 초등이라는 말을 안썼지요)을 나왔어요.
처음에는 축현다니다가 학구제에 의해 송현으로 전학했지요.
어린날에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강제적으로 전학하면서 처음으로 이별의 경험을 하였었지요...
딸애를 키우면서,
이사를 하며 딸애를 전학 시켜야 할 때가 있었는데,,,
" 엄마, 나는 한국을 떠나와서 유치원 친구들과도 헤어져서 슬픈데,
이제 또 초등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은 싫어요~" 라며 막무가네로 싫어해서
통학시간이 40여분 걸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전 학교로 다니게 한적이 있어요.
영란씨가 언급한 공립과 사립의 일반적인 개념에 동감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환경속에서 자라니까
공립에 다니더라도,
개인적인 취미에 따라 개인 지도를 받으면서 더 낳은 교양을 수양하면
결국은 공립과 사립의 격차도 배제할 수있다고 생각해요.
어려서 자라며 물론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서도요.
인천여중과 인천중학교에 송현국민학교에서 많이 갔었던 기억이에요.
11기 후배님들 죄송해요. 제가 후배님들 방에 너무 오래 머물렀지요?
그럼 재미있게 얘기들 나누세요~
아이고 ,영란씨 !!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싱글싱글 웃는다.
'청라'라 靑蘿---푸른 소나무 이런 뜻을 가진 단어 아닐까?
노래 가사 하나로 이런 글을 풀어내는 영란이는 수필가로 등단해도 되겠는 걸---
중학교 일학년때 얘기서 부터 기억력도 좋아요.
유머와 해학이 섞인 글이 유쾌 상쾌 합니다.
영란이 글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는 마지막---항상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