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지난 6월 5일  딸이 살고 있는 뉴욕에서 매릴랜드 볼티모어까지 non stop 으로 달리는 Bolt Bus에 몸을 실었다. 

당초 기차를 이용하려했으나 버스가 훨씬 싸다는 계성의 정보에 따라  택한 것이다. 

사실 미국은 기차, 지하철등 교통비가 생각보다 비싼 편이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맨해튼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거리를 감상한다.

여러 인종과 신,구의 문화와 역사가  한 곳에서 공존하며 숨쉬며 용해되는 거대 도시 뉴욕씨티  맨해튼 중심가

스쳐가는 수많은 사람만 구경하기에도 눈이 몹시 바쁘다. 

 

 링컨 터널을  빠져나온 버스는 곧장 고속도로를 달려 정확하게 3시간 30분 만에 볼티모어에 도착

혹시 날 못알아 보면 어쩌나 잠시 두리번 하는 순간 "영선아 ~!  여기~!"  "어머~! 계성아~!"

우리는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서로  얼싸안고 겅중 겅중 뛰며 소리 소리 지르며 옛 친구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이미 40여년의 세월은 우리곁에서 사라졌다.   

 

친굴 위해 한가한 숲속 지방도로를 이용해 30여분만에 계성이 살고 있는 콜롬비아 시티로 들어왔다.

집 가까이 이르자 하인천의 화교촌 같은 친근하고 정스런 풍경도 눈에 띠었다.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한  숲속 가운데 들어선 집  현관에 들어서자

홉킨스 의대에서 연구하신 그녀의 남편 김박사님께서 함박 웃음으로 반겨 주신다.

집안 곳곳엔  그녀의  손 끝과 정취가 물씬  배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저녁 식탁은 한국에 사는 우리보다 더 한국적이다 .

뜰에서 직접 키워 담궜다는 열무김치( 이것은  김은희로부터 특별 전수 받았다고 꼭 전해달랬다), 돈나물 김치

직접 쑤어 만든 청포묵, 고기 새우 양념 쏘스 등등,,, 손놀림이 가히  국보급이다. 남편과 함께 일했던 때를 제외하곤 

완벽한 주부가 되고 싶었다는 이계성 - 그녀 또한 인일의 자존심이다.

 

두 딸(작은 딸은 지난 3월에 결혼하여 켄터키에 살고, 큰 딸은  뉴욕 병원에서 근무) 모두 의사로 키우며 일어났던 얘기  

친구들 (금순, 순영, 은희, 용숙) 이야기 

이창갑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  (강순옥,김중흠,민창희,유경복,임재수,최순팔, 황선형)이야기로

 밤 늦도록  끝도 끝도없이  추억의 그리움 속으로 빠져 들었다. 

 

아침엔 메밀가루와 블루베리를 넣어 만든 팬 케익을 맛있게 먹으며 

7월 말에 서울에서 다시만나기로 다짐하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유머와 친절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박사님과 계성의 정성에 존경과 고마운 마음 전하며

그녀의 집에서, 콜롬비아 메모리얼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 몇장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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