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우리는 손을 잡고 안부를 물었다.남편과 자식과 지난 세월을
"나는 집에서 썩어"친구가 말했다.나는 추웠다
우리 반 반장이었고 일류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친구가 "썩는다"고 말하는 동안
그날사 저녁노을은 미치게 타올라
그녀의 둥근 이마 위로 미끄러내리고
나는 갑자기 썩는 냄새로 진동하는 세상을 보았다
김치는 냉장고 안에서 사각사각 익어가고
아침에 먹은 밥은 창자 속에서 으깨어지고
어두은 극지 이름 모를 곳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하는
진실한 생명 중 썩지 않는 것이 있으랴
썩는다는 것은 흐른다는 것일 뿐
몸 구석구석 피가 잘 돌아서 나도 탈없이 썩고 있는 중
나도 시시 각각 잘 살고 있는 중
?우리집 책장 어딘가에 이 시인의 시집을 본듯하여
찾다.......그냥 인터넷검색이 빠를것같아 찾아 몇편 읽어 보았네
하도 시가 안 읽혀 대형문고점에서도 시코너가 사라지거나
한켠 조그만 자리를 차지해서 보이지도 않는다는데
경선인 끊임없는 책읽기에.........시집까지 섭렵하시는가.......
나도 가끔은....난 집에서 썩고있어...
요로코롬 상투적인말을 지꺼렸는데
친구의 그마음 능히 알겠네
이 시인은 인지도도 있는 시인에다 교수인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가우면서도
스스로 비교가 되어서 저절로 그리 표현했을거야
명문대 수석졸업한 친구의 소박하기도하고
어느측면으론 위축되기도한
친구의 현재삶의 일상을 표현한 것이 시의 소재가 되었으니.....
읽은시중에 이 시도 눈길을 끄네
....나를 거절하십시오 .....
백 마디 말씀은 어금니 눌러
돌 항아리 안창에 재우십니까
미안하다니요,
세상에 나 같은 것을 미안해 하는 사람
세상에 나 같은 것에 미안해 할 일도
있습니까? 있다니요.
족쇄 풀고 네 거리에 만세하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자랑으로 터질 것만 같습니다
그대여, 부디
나를 채근하십시오
안돼, 부디
나를 거절하십시오
당신의 염려보다 열 두 배나 어리석고
새끼 짐승 들 가운데 귀가 먹어서
그보다 사특하고 몽매하여서
아침 마음 다르고 저녁 마음 다른
그대여, 이런 나를 눈여기지 마십시오
다만 나로 하여 바라보게만,
눈부셔도 눈멀어도 우러르게만,
천둥 같은 소리 아프게 질러
나,
오늘 지금 죽을 듯이
살게 하여 주십시오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이렇게 소리칠 사람 몇이나될가
"사특"이란 낱말 다시한번 되새기게되고.
경선이가 올려준 귀한 글에 댓글을 안달기는 미안하고............................
얘 경선아.
네 글은 그냥 편하게 수다 떨기가 쉽지 않단다.
그래서 이 수다쟁이가 잠잠 한 거지. ㅎㅎㅎㅎ
이향아 라는 시인이 쓴 시.
울림이 커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