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3월 3일

오늘은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짓날,

홀수가 겹친 날이라 더욱 기가 충만한 귀한 날이라고들 하지요.

이렇듯 좋은 날

봄날의 작은 음악회가 인천에서 열렸습니다.

 

김혜숙님이 운영하는 "혜화음악연구소"을 어렵게 찾아 들어서니

홀안 가득 바이올린과 첼로의 앙상블이 흐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귀 기울이는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

이곳은 행복과 꿈과 추억이 흐르는 강인가요?

흡사 유럽 어느나라의 음악살롱에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괜히 울컥하고, 그 선두에 서있는 봄날이 다시 보입니다.

이런 봄날을 멀리 미국에서 오지 못 하는 3기의 김혜경 선배님은

안타까운 마음을 예쁜 꽃바구니에 담아 분위기를 화사하게 꾸밉니다.

 

멀리 부산에서 달려온 유명옥 선배님의 열정을 누가 있어 감히 따를 수 있을까요?

대전에서는  교수합창단원인 선배 교수님을 모시고 온, 유순애님이 뚜엣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뜨거운 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모여 풀룻을 연습해온 5기의 임경선 선배님을 비롯한 3년차 회원들

농아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임옥규님은 해금 연주와 더불어 멋진 수화를 수줍게 선보이고

유명옥 선배님의 친오빠이신 유대룡님은 아코디언 연주로 흘러간 가요를 연주해 청중의 합창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모든 것을 기획한 김혜숙님의 부군이신 한치화 박사님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습니다.

앙콜이 쏟아지자

기다렸다는 듯 "실버들"를 연주해 다들 웃기도 했지요.

 

정말은 훌륭하고 완벽한 연주나 음악은 우리가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지만

이런 아마튜어들의 약간 서투르고,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귀여운 음악회는 어디에 가서 볼 수가 있을까요?

떨고있는 모습이 금방 손에 잡힐 듯 보여 박수를 한번이라도 더 칠 수 밖에 없었고

"아차" 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에 미소가 나도 모르게 나왔던

이쪽 음과 저쪽 음이 불협화음을 이루자 중간에 서 있던 연주가는 갈피를 못 잡아 어리둥절하며 당황해 하던 표정들...........

초대받은 제가 감히 오늘의 음악회를

"봄날의 귀여운 작은 음악회"라고 표현을 해도 용서가 될까요?

 

예일대 재학중인 딸들의 기가막힌 연주에서

유랑극단의 흘러간 가요까지 다양했던 오늘의 작은음악회

오카리나에서 해금 첼로 바이올린 클라리넷 풀룻 피아노까지 다양했던 오늘의 다양한 음악회

이제는 어느 단체에 초빙받아 연주를 갈 정도라니 또 한번 놀랐습니다.

 

정말은 오늘 아침을

어제 싸 준 음식으로 먹으며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김밥에 호박범벅 시루떡, 야채말이, 딸기, 초코렛 간식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빈 손으로 덜렁덜렁 간 제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요? 

마지막으로 김순호 회장님이 애창곡인 "봄날은 간다" 를 부릅니다.

회장님이 이 노래를 불러야만 마무리가 된다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다같이 합창을 하는 "봄날은 간다"

봄날은 어디로 흘러가는 길인가요?

 

"봄날"은 꿈과 희망과 추억을 안고

모든 것을 꽃피우는

따뜻한 정이 흐르는 꽃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