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땅을 남 북으로 가로지르는 하이웨이 95번

오후 늦은 시간에나 떠나는 차 뒷칸에는

아침 부터 서둘러 만든 말랑 말랑한 인절미가 두개의 보따리로

나란히 뒷 자석의 귀한 손님이 되어 얌전히 자리를 잡고

장장 1600 킬로의 장거리 여행이 시작되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년중행사는 한가한 스케줄의 일부분도 아니고

모든 바쁜 일을 제켜둔채 그냥 앞뒤 따질것 없는 무조건의

행복한 만남의 기다림인것이다.

 

그 아이(?) 들을 생각하며 지어보는 나의 미소는

어릴적 단짝 친구들도 아니었던 그들에게서  아주 순수한 가슴속

내면 저 깊숙히 깔려있던 짭짤한 인천의 바닷가 갯벌의 내음이

살아나며 느껴지는 표현할수없고 정의 할수없는 정이었고 마음의

향수라 해야 할까?

 

30년을 넘어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은 서로 서로를 위로 하느라

~어휴~ 너 자세히 보니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다 야~~

 

그렇게 대화의 분위기는 옛날 옛적의 윤기가 찰찰흐르고 동아줄같은

굵기의 머리채들을 지니고 있던 혈기 왕성하고 피부색 건강하던

소녀들의 모임으로 재잘 대고 떠들썩 부산스러웠지만

서로 마주 보는 우리들의 눈속엔 서로의 귀밑머리 가의

햐얀색의 새로나오는 물들인 머리의 끝부분이 자꾸만 눈에 거슬려

세월의 무상함에 허한 마음이 느껴지는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귀밑머리 하얀 소녀들은 나이도 잊은채 새벽 2시까지

내려오는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힘을 주어 치켜뜨며 재잘 거렸다.

무슨 대화를 했는지? 무엇때문에 그리 시끄럽게 까르르 했는지?

기억 조차도 희미하지만 우리들은 서로 행복했고 찐하게 통했다.

 

그날 밤만은 힘든 생활의 고뇌도 불평도 남편도 자식도 사업도

육신의 불편함도 피곤함도 잊고 내일의 해는 떠오르지 않을것 같이

귀밑머리 하얀 소녀들은 시간을 붙잡아 멈춘채

인천 갯벌의 내음과 장미동산의 향기에 취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해 새까만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만년 소녀들아 모두 영원히 행복하고 건강하자~~~~~

(사진은 출연자들의 겸손한 사양에 의해 촬영을 못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