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난번 부활절휴가를 알프스산쪽에서 지내고
비엔나 집으로 돌아오다가
친구 아버지가 가꾸는 전원을 들렀습니다.
부인이 20여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퇴직한 후부터는 봄부터 가을 까지 2주에 한번씩 와서 지내는 곳이에요.
자식들 키우며 한창 일할때 부지를 마련해 놓고
나중에 자식들이 성장하고 연금자가 되면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여생을 지내려는 계획이었답니다.
그러나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도 성장하여 비엔나에서 각자 자기생활을 하니
전원집을 지을 필요성이 없어져
원래있던 오두막에 단촐히 지내면서
매일 물 줄필요없는 수목들로 전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여주인네가 가꾸는 아기자기한 모습은 없었지만
조용히 말년을 즐기는 그 분의 성격이 가득찬 전원에서
단정한 봄을 만났어요.
자식들이 부활절이라고 아버지를 만나러 와서
나름대로 여기저기 전원을 돌보는 모습에서 훈훈한 정이 보이더라고요.
자식들을 만났으니 다음날에 평소 사시는 곳으로 갔다가 2주후에 다시 온다며
며칠동안 지내려고 준비했던 음식물이 남았다며 자식과 저에게도 건네주시는 홀아버지의 모습에서
8년전 돌아가신 저의 아버지를 보는 기분이 들면서
'나도 언제인가는 이렇게 늙어 가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오래된 고목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나무표피에 붙어있는 Flechte들을 보았어요.
이런 地依類들이 자라고 있더라구요
이런나무에서 움트는 새가지의 생명들이 햇빛에 빛나는 모습에서
자연의 연륜을 나타내는 감동을 받았어요.
자연은 계절마다 나름대로 여러모습을 보이며 우리인간을 기쁘게하지요.
또한 그런 기쁨을 누리기위해서 사람은 또 나름대로 자연을 보호하고 가꾸어야 하는 책임도 있지요.
어둠이 내려 앉는 그곳을 떠나 오며 닥아올 화려한 수목꽃들로 채워질 여름에 또 올 것을 기약했답니다.
Sanddorn나무도 새로운 잎들이 봉긋이~
단풍의 연한잎도 나오기 시작하고
금방터질듯한 꽃몽우리들....
따뜻한 햇볕아래 땀방울 솟듯 물방울이 살짝~
산수유는 어느 덧 만발하여 봉긋 봉긋하듯
지난겨울의 아름다운 잔재가 빠알간 열매로 아직 달려있기도
가지를 쳐주면서 짤려진 빨간매달달린 가지들이 아래에 그득...
나무가지들을 정리하고 땔감으로 쌓아논 것이 가즈런히...
길이도 자로잰듯이 똑같아서 그분의 단정한 성격이 잘 나타나더라고요^^.
이나무는 요렇게 쌍둥 짤라주면 새로 나온 가지들이 분재모냥 보기 좋다네요^^
우리 옥인후배는 참 축복 받은 소녀에요. 정말 참 아름다운 소녀예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사는 후배가 참 더욱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인생을 즐기며 사는 후배!!
김춘자 선배님~
그런데, 어떻게 눈치채셨어요?
제가 이곳에 다니러오면 친구아버지가 저의 모녀 통틀어서
"헤이 걸스!"라고 불러주시건든요 ㅎㅎㅎ
선배님도 그렇게 불러주시니 황송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요^^.
들려주셔서 고마워요.
선배님 한국방문하신다는 소식들었는데요.
즐겁게 지내시다 건강히 다녀가세요.
1) 위에 나무 trunk에자란 노란 cructose한 것들은 지의류(Lichen)이에요. Algae와 Fungi의 공생체지요.
공기가 맑으면 저렇게 잘자라는데 우리 생물학자들은 지의류를 대기오염의지표종이라 부릅니다.
남극 청정지역에는 얼마나 잘자라는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요,2-30cm 높이로 자라고 있는 남극 세종기지 주변의의 지의류 유순애야- Usnea 유스네아 사진을 여기 올려드릴께요.
2) 한국남자는 부인이 죽으면 새장가를가지 않으면 안된다... 해요.
그런데 대전에 어떤 의사선생님도 혼자 꿋꿋이 교회중심의 생활을 하시면서 노년을 지내시더군요.
중년의 자녀들이 아버지 농장에 가서 부활절 초코렛 선물도 받고....너무나 즐거웠던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잔잔한 행복이 느껴집니다.
유순애 선배님,
1)
선배님께서 지의류 (Lichen)라고 하신 것을 오스트리아 사람이 독일어로 Flechte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집에와서 독한사전으로 찾아보니 ..
地衣라고 植物용어로 되어있고 醫學용어로는 苔蘚이라고 적혀있어서
독일어의 의미에 맟춘 한국어를 딱 꼬집어서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선배님이 설명해주시니 이제야 명확히 한국어로 알겠어요.
직역하기가 어려운 독일어가 많어요.
고마워요~ 앞으로 선배님 신세 종종 지어야 할거 같아요.^^
2)
여기서는 사별을 안해도 이혼률이 높아 헤어지는 사람이 많어요.
그 반면에 사별한후 계속 재혼 않하고 독신생활하는 사람도 많고요.
가까운 친구들과 만나고 취미클럽활동도하고 여행도 자주다니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인생의 말년을 잘 보내는구나 싶어져요.
이분 자식들이 아버지 만나려면 아버지 스케쥴에 마추어야 할정도로
여기 저기 다니시는데가 많더라구요.손수첩에 빼꼼히 일정표가 적혀있어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연금자가 더 바쁘다"라는 말이 있을정도에요^^
사회복지보장제도가 잘 되어진 나라라 평생 열심히 일한분들은 연금생활이 여유로워요..
(참조: 이분은 공군장교 퇴역하신분, 공군사관학교에서 강의도 했고요...
군인이라 일편단심 죽은부인 하나만이 그분의 부인인지도...
지금도 예전에 온가족이 같이 살었던 커다란 공군 관사에서 혼자 지내세요.
선배님 서방님도 육사에서 강의 하신걸로 어디선가 읽었었는데요)
중년자식들이라도 아직 손자식을 안두어서 그런지
이런 종교축일이나 전통풍속일에는 여전히 아버지로부터 애들 취급받더라구요.
그러면서 가족임을 더욱 확인하듯이..
몇년전 이분의 생신파티에 저의 모녀가 피아노 연주를 해드렸었어요.
그후부터 저의 딸을 손녀처럼 이뻐해요.
딸애는 딸애대로 농담까지 하며 진짜 할아버지처럼 잘 따르구요 ㅎㅎ
여기에 친척이 없어서 그런지도..
그리고 이날 자식들도 늙은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해서
건강음료나 건강식품과,치매방지 놀이기구를 선물하더라구요.
확실히 나이 들어가면서 치매가 커다란 문제임을 상기시켰지요.
남극 세종기지 주변에 너무 무성해서 발딛을 곳이 없도록 자라고 있는 지의류 Usnea(유스네아 =나는 유순애야 라고 씀)입니다.
지의류는 백년에 1mm 자란다고도 하는데.... 남극이 얼마나 청정한지 알 수 있지요.
옥인후배의 맨위 세 사진은 노란색 crustose한 지의인데, 바로 이종을 네델란드 간척 현장 (Zuyder-zee Project )에서 보았거든요.
그때는 염분 때문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오스트리아 염분없는 곳에서도 그런 체색이네요.
남극지의 Usnea는 수지상(fruticose 나뭇가지 모양)인데, 이도 참 아름답지요! 아니, 엄청 아름답지요?
Flowering plant(=Phanerogams) vs Non flowering plant (=Cryptogams)
Vascular plant vs Non vascular plant
꽃이 아름다워야 식물이 아름다운 것도 아녜요! ㅎㅎ
알프스 지역에서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떠나 위의 전원마을로 향해 오면서 찍은 동영상이에요.
자그마한 성당이 보이는 길가를 드라이브하듯 즐기세요~
옥인 선배님
사진 기술이 점점 더 좋아지시는 듯 하네요.
반듯한 주인의 성품을 닮은 정원 풍경이 참 맘에 들어요.
좋은 곳 구경을 맘껏 하시는 선배님이 부럽군요.
반가운 경수씨가 다녀갔네요.참 오랫만이에요.
11기방에서 아버님과 지내시는 근간의 내용 글보았어요.
마음이 찡했어요..그래서 한동안 홈피에서 못보았군요.
11기칭구들 대화에 불쑥들어가기가 미안해서 눈팅만 했어요.
L.A 여기보다 날씨가 좋아 꽃들이 만발한 것이 참 좋아 보이고요.
경수씨 경치사진은 어쩌면 그렇게 선명해요? 한참을 보았어요.
여기 전원은 제가 철따라 찾는 곳인데요.
처음에는 좀 무미건조한 기분이 드는 정원 같았는데
오면 올수록 자연미를 단정하게 보존한 곳에서
너무 치장하고 정신없이 이것저것 많은 곳보다 싫증도 안나고
여백의 미와 오랜 연륜의 아름다움으로 저를 푸근하게 해주어요.
저는 경수씨가 아버님이랑 여기저기 산책하는 모습을 떠오르며 부러워요.
스스로의 건강도 잘챙겨가며 아버님과 더욱더 좋은 시간 나누세요.
담장대신 심어논 Liguster나무에서도 물오른 녹색이 아름다웠어요.
세월에 따라 두꺼워진 나무들을 가지런히 이발시켜 놓았더군요.^^
소유부지가 마을 경계의 모퉁이라 전원 언덕에 올라가서 보면
주위경치가 다른 집에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건너마을의 전경까지 보이는 명당자리에요.
양지라 수목들이 해마다 잘 자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