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현애한테서 오랫만에 서신을 받고 기뻤다.

글 중에 할미노릇 하는 걸 자세하게 적어 보냈는데

현애답게 하고있는 게 눈 앞에 보는 듯하다.

할미 노릇을 귀엽게 하고 있다고 하면  현애가 뭐라할까?

그럼 현애의 할미 생활하는 내용을  적어볼까 한다.

 

<나는 매일 애기 업어주고 안아주고 밥해대고,

조금 큰 손주 두 아이들에게 옛날 얘기 해주고,

놀아주고 싸운다고 소리지르고 야단치고...

정신없이 지내고 있지.

이젠 매일 졸라대는 옛날 얘기도 바닥이 났고

세 끼 메뉴도 잘 생각나지 않으니 어쩌지.

손이 필요한 곳에 손이 되어주겠다고 각오하고

여기 왔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야.

다행이도 이 빅토리아 섬은 카나다에 속한 곳이

아닌 것같이 겨울이 따뜻하여 세 손주들을 데리고

수영을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

 

아! 현애야, 어떻게 더 훌륭하게 할미노릇 할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