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어느 날

노오란 은행잎이

창 밖으로 떨어지던 그 날

병원 침대에 누워계셔도  활짝 웃으시더니

 

로키산 너머 태평양 건너오는 딸

차마 기다리지 못하시고

서둘러 머나먼 길

떠나가시나요

 

지금은 사순절

천국문 활짝 열려

성인 성녀 천사들이

환호하는 그 곳

 

어머니는

슬픔도 고통도 없는 낙원에 가셨는데

제 가슴은 왜 이리도 저미도록 아픈지요

 

아버지 머무르시는  그 산에

어머니를 함께 묻고 흙을 뿌리고

올려다보는 하늘에는

 

아무렇지도않은 듯  무심히 구름은 흐르고

새들은 날아가고

 

산다는 일 또한 죽음처럼

그렇게   믈 흐르는 것임을

그래서 다시 하나의 강물이 된다면

 

산 언덕에 피어나는

저  노오란 산수유처럼 잔잔한 꽃봉오리되어

어머니, 천사같던 나의 어머니

새 봄마다

저희들에게 오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