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불의에 타협을 할 때가 있습니다.

서울역 광장에 홀로 서 있는 듯한 외로움이

뼛속깊이 스며들 때가 있습니다.

무거운 바위를 혼자서 지고 가야 하는

역경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저는 유난히 험난한 파도를 헤치며 살아왔습니다.

쌀을 살 돈이 없어 라면으로 버티기도 했고,

산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었다가 사흘만에 살아나기도 했습니다.

잘못 들어온 며느리, 라는 시어머니의 말에

평생을 상처받으며 지냈습니다.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아픔을 겪을 때마다

`인일'의 자존심이 저를 지켜주었습니다.

`감사함으로 받으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란 좌우명으로

하나 하나를 허투루 버리지 않고

감사함으로 받았습니다.

 

 

바닷가에 가면 위로를 받습니다.

바다는 잠시도 쉬지 않고 파도를 만들어 냅니다.

파도가 쳐야 산소가 만들어진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산소가 만들어져야 생태계의 순환이 잘 되고

바다의 물고기가 산다는 것도.

 

우리 마을의 주민들은 저를  '해와 달' 로 표현합니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이 산골을 지켜준다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면서

제게 주어진 아픔들에 감사합니다.

우리 마을에 필요한 산소를 어느 정도는 만들었구나,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인일의 홈페이지에 제가 사는 이야기를 가끔씩 올리렵니다.

기쁜 일에는 웃어주고

슬픈 일에는 공감하며

인일의 여인들이 함께 고개를 끄덕여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인일을 나온 것은 천상의 행복입니다.

인일은  제게 풍부한 산소를 만들어 줍니다, 

날마다, 변함없이,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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