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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고 했던가요?

요즈음 아이들에게 놀랄 때가 참 많습니다.

바로 몇주전 큰 딸의 아들, 이제 4 살짜리 손자가 요즈음 걱정이 태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니, 어린 것이 무슨 걱정이 있냐고 물었죠.

글쎄 그 아이가 날이면 날마다 그 이야기만 했다고 합니다.

제목이 무엇이냐고요?

" 해이티 사람들이 어찌 살까...!"

그래서 도대체 티브이 하나도 없이 사는 그 집에서 어찌 그아이가 그 사실을 알았냐고 물었더니

항상 틀어 놓는 NPR 뉴스 때문이랍니다.

 

어떤 아줌마가 집을 잃고 우는 것을 듣고 왜 누가 좀 안 찾아 주느냐고 묻기도 하고

우는 아이들 소리를 듣고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맨다고 하였습니다.

밤에는 해이티 사람들 악몽까지 꾸어대며

또 기도도 하고, 한숨을 내쉬며 걱정을 하더랍니다.

 

그러다가 삼촌이 해이티에 갈거라고 하니 너무나 좋아 하더라지요..

목욕을 시키다가 물어 보았대요.

얘야, 삼촌이 해이티에 무엇하러 가는지 아니?

그 아이 대답이" 아픈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서" 라고 정확한 대답을 했다는 것입니다.

 

한달 열흘 전(1-12-10) ..20 만명 이상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목숨을 잃고,

3 백만의 이재민을 낸 우리 세대 가장 큰 지진 참사..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고 수용소 천막에서 살고있는 장면들과

굶주림과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폭도로 변하는 장면들을 동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참으로 마음 아픈 끔찍한 일이었는데 남의 나라 일이라고,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손자같이 한숨쉬며까지 걱정하지 않았지요.

교회에서 모금할때 내는 시늉만 간신히 하면서

정말 울 손자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을 조금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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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월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에는 응급실 의사들이 해이티를 떠난다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났습니다.

미국에서 온 의료진들이 3월 중순까지 봐줄줄로 알았는데

예상 외로 일찍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시설도 없는데서 응급처치를 하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재 수술을 해야 할 경우도 수천건이나 된다고 하니

그러지 않아도 태 부족인데 큰 문제인 모양입니다. 

 

한편 우리 아들은 오늘 저녁 비행기로 해이티를 향해 떠났습니다.

열흘 예정으로, 그곳에 남아있는 의료진에 합세하여 응급한 환자들을 처치하는 역할을 하고

돌아 올 것이랍니다.

이미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로는 하루에 환자 천명씩 돌봐주고 왔다고 하니 거짓말이 아닐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온 세상 사방에 가득하니 남의 어려운 사정은 금방 잊혀지지만

아들이 간다고 하니 다시 한번 세계 뉴스를 쳐다 보았습니다.

 

공항으로 떠나는 아들에게 무사히 일 끝내고 돌아오도록 기도하마고 약속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해 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해이티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의 빠른 회복과 재건을 위하여, 

우리 아들과 의료진들의 건강과 수고의 열매를 위하여,

그리고 아무 사고나 감염없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위하여, 

우리 손자처럼 순진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큰 손자가 몹시 보고 싶네요.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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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지 나흘 후, 어제 밤에 아들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멀리 다른 나라에 가서 전화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하였던 일이어서 놀랐습니다.

AT&T회사에서 그곳으로 봉사 나간 의료진들에게 무상으로 전화를 얼마간 쓰도록 해서 전화를 할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도에서 백마일 떨어진 곳에서 진료를 하는데

시설도 왠만큼 있고, 일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할일도 많다고 하는군요.

 

그곳에서 만난, 각곳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 하느라 매일밤 두 세시간 밖에 못 잔다고 하더군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마음이 통하는 모양인지 흥분이 된 상태였구요,

아주 행복한 모양이었습니다. 

애초에 응급실 의사가 된 것이 선교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 아들이었으니까요. 

잠자리도, 먹을 것도 불편하지 않고 견딜만 하다고 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약혼녀의 말을 들으니 허용된 통화 양을 넘어서 더 이상 전화는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날까지 (3월 5일) 함께 기도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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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아들의 페이스 북에는 아직 못 나오고

세사람이 Cap  Haitien에 스탁되어 같이 있는데 셋이 합쳐 제로 달라라고 합니다.

오후 한시에  그렇게 썼던데 지금은 나오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걱정이 되어 잠을 설쳤습니다.

무사히 올 때까지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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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아들 페이스 북에 써있는 글들입니다.

haiti
my last night in haiti, i dont know if i've had the time to process everything i've seen and done here. it's been four years since i've been in a developing country, and i remember how much i enjoy the simplicities of life here.
나의 해이티에서 마지막 밤, 이곳에서 보았던 것, 했던 것을  다 말하려면 시간이 되려는지 모름.
어려운 나라에 다녀온 것이 4년이 되었음, 이곳 삶의 단순성을 얼마나 인조이 했는지를 기억한다. 
today, we held a party for the children that are here, displaced. many of them are amputees, have broken bones, and just so many problems. i've been trying to visit them once a day for the past few days, because its just such an amazing place. the kids are so innocent, and are so happy to see me, or anyone that is willing to hug them, play with them.
오늘 우리는 이곳 아이들을 위한 파티를 열었음. 팔 다리 부러진 아이들..너무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파티. 나는 그 아이들을 지난 며칠, 날마다 하루 한번씩 찾아가 보려고 노력 했음.
왜냐하면 그곳은 너무나 특별한 곳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하고  나를 보면 너무나 행복해 하기때문에
아무나 안기기 잘하고 놀아주면 좋아하니까.  
today almost all of the volunteers came out to a party, we gave them star glasses, candy, and just danced. the kids were screaming, and so excited to see us. and for about 2 hours, we just danced and hugged and took pictures with the kids. it was one of the greatest things i've ever been a part of, to give someone else that much joy and happiness. and to give it to people who have suffered so much. the scene was amazing, we had a world renowned orthopedic spine surgeon who was just unbelievable, and just getting down for all these kids. i had a girl who i held for about a hour, and about a half hour in, the peds nurse pulled me aside and said "just so you know, she's got scabies", which is a pretty contagious parasite that causes intense itching. i couldnt let her go, she didnt want me to let her go. so i just held her until she fell asleep. it's such a little thing to make someone feel loved, and it was just so great. there were several times that i almost broke down in tears just because i was so happy to bring this sort of joy into these kids lives.
오늘은 자원봉사자 거의 모두가 파티에 나왔는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별모양 선글래스, 사탕들을 놔눠주고 그냥 춤을 추었다. 아이들은 우리를 보며 소리를 지르며 흥분했고
아이들과 두시간 동안이나 우리는 그냥 춤추고 껴안고 사진 찍었다.
내가 참여한 일중에서 가장 멋진 일중의 하나였는데 다른사람에게 그런 즐거움과 행복을 준 적이 일찌기 없었다. 특히나 괴롬을 많이 당했던 사람들에게 줄수 있는 행복말이다.
그 장면은 정말 멋졌다. 우리중에는 세상에서 이름난 정형외과(척추전문) 의사가 믿을수 없게도 그 아이들을 위해 와 있었기도 했다. 나는 여자 아기를 안고 한시간 반동안 있었는데 어떤 소아과 간호원이 나를 끌고 들어가 그 아이가 스카비라는 전염성 높은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 병은 아주 몹시 가려운 병이다. 그러나 나는 그 아이를 내려 놓을수가 없었고 그애도 가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 아이가 잠들때까지 안아주었다. 그건 어떤 사람이 사랑 받는다고 느끼게 만든 아주 작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아주 멋진 일이었고.
가끔 나는 내가 이곳 아이들에게 이런 식의 즐거움을 가져왔다는 것에
너무나 행복해서 거의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i'm done with almost all of my clinical responsibility here, i leave tomorrow for fort lauderdale, and then to boston.
but i will carry the smiles and innocence that i felt today.
thank you to those who have remembered and prayed for me. i'll post up more pics once i get home.
내가 해야할 응급처리 책임은 거의 다 끝을 내었다 나는 내일 이곳을 떠나 런데일로 갔다가 보스턴으로 간다.
그러나 나는 이곳에서 오늘 느끼던 그 순전함과 미소를 가지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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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ck in cap haitien, witha combined 0 dollars among three people(어제 오후 1PM)

캡 헤이티엔에서 시간이 걸리고 있는데 세사람 돈을 합하니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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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6일)에 도착하여 전화했습니다.

4시간 차로 비행기표를 다시 사야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오게 되었고 아주 좋은 시간이 되었으므로 감사한다고 합니다.

기억하고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