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결혼 25년 된 여자가 남편과 여행을 하며 자연과 황홀한 교감을 느낀다는 줄거리'로 된
꺄뮤의 <간부>를 읽고 너무 공감하여 여기 저기 독후감을 썼던 것이 생각난다.
<주유소의 여인>은 책 읽어주는 남자를 쓴 슐링크의 단편집 <다른 남자> 맨 마지막에 수록된 작품이다.
작가가 둘 다 남자고 비슷한 부부 사이의 권태를 다루었지만
<간부>는 여자인 시각으로 <주유소 여인>은 남자인 시각에서 쓴 것이 달랐다.
<간부>에 나오는 여자는 자연을 만나 오르가즘을 느꼈다면
주유소의 여인에 나오는 남자는 주유소의 여인에게서 다른 삶을 꿈꾼다.
아마도 슐링크 역시 까뮤의 간부를 읽고 공감하여
자기도 그 비슷한 것을 써보고 싶어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내용은 아주 흡사하지만 접근 방식은 아주 새로워 슐링크의 문학적 역량을 짐작게 한다.
<주유소의 여인>의 내용을 말하자면 이렇다.
한 남자가 어릴 때부터 계속 같은 꿈을 꾼다.
"광활한 대지를 달리고 있는데 주유소가 나왔다.
소녀가 나와 기름을 주유해 주었는데 청바지에 체크무늬의 남방을 입은 그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남자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꿈속의 주유소의 여인도 함께 나이를 먹어갔다.>
남자는 의사인 아내와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잠에서 깬 아내의 헝크러진 모습조차 사랑스러웠던 날들이 지나고
그런 모습이 몹시 혐오스러워지더니 부부는 그냥 타성적으로 살아간다.
인생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하고는 달리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부부라는 형식만 갖추었을 뿐 잠자리도 하지 않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남자는 아내와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그들은 잠시 다른 감흥을 느끼는 것처럼 생각된다.
여행 도중 광활한 대지를 달린다.
그 오른쪽에 주유소가 나타난다.
주유소에서 비록 체크무늬에 청바지를 입지는 않았지만
꿈 속에서의 그 여자가 나와 아주 권태로운 모습으로 주유를 하고 잔돈을 갖으러 안으로 들어간다.
주유소의 여자가 잔돈을 갖으러 들어간 잠깐 사이 남자는 아내를 혼자 돌아가게 하고
여자와 함께 주유소에 남을까 그리하여 자신이 삶을 파괴하고 다른 삶을 택할까 갈등한다.
여자가 잔돈을 가져다 주자 남자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아내와 함께 주유소를 떠난다.
차가 떠나자 남자는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하다.
그때 남자는 운다.
"그는 계속해서 울었다.
그의 꿈 때문에 울었고,
인생이 그에게 기회를 주었으나 스스로 단념하거나 회피해버린 것들 때문에 울었으며,
인생에서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것들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울었다.
어느 것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며,
어느 것도 만회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좀더 강력하게 원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울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 때문에 울었다. "
결국 남자는 아내에게 혼자 돌아가라며 차에서 내린다.
아내는 내일 공항으로 오라고 말한다.
선택의 순간에도 그는 망설였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두렵고 괴롭다.
남자가 주유소로 돌아갈 지, 아님 아내와 내일 떠날 공항으로 갈지, 작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냥 낯선 고장 호텔로 향하는 남자를 그릴 뿐이다.
남자가 울 때 독자들 또한 남자와 감정이입이 되어 함께 울게 된다.
돌이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상관없이 살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쳐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지난 것들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독자들은 그렇게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고 울게 될 것이다.
전영아!
모처럼 들어와 글 쓰고 예전 칼럼들을 주욱 살펴 보았다.
그땐 지금 보다 젊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겁도 없이 쓴 것 같애.
그 글을 쓰던 예전의 시간들도 생각이 났다.
대신 너의 말처럼 많이 다양해진 것 같구나.
글을 안 쓰다 보니 홈피에도 잘 들어오지 않고 그랬어.
이상하게 짧은 글 하나 제대로 못 쓰겠더라구.
가끔 글 올려도 되나?
나도 칼럼을 쓸 자격이 아직 있는 거니?
강명아!
몸이 노곤해서 반신욕을 했더니 잠에 취해 초저녁부터 잤단다
이른 새벽 홈에 오니 댓글 리스트에 반가운 명희의 글이 있네.
글쓸 자격이라니...무슨 그런 소릴 하니
원조 컬럼니스트로서 당근 여기가 너의 글마당이지 않겠니.
김옥인선배님도 그렇고 정말 홈피 컬럼난에서 주옥같은 글들이 더 많이 채워지리라 믿어.
나 역시 과거엔 내 생활 주변의 글들을 많이 썼는데
홈피를 떠나 있는 동안 안 쓰니까 이제는 글이 잘 안되더라.
너의 글 기다리는 사람들 많을꺼야
그리고 강명희 이름 석자에 반가워하는 사람도 많을 꺼구
전원일기처럼 너의 진솔한 글 풀어줘.
사진도 팍팍....
강명~!
오랜만이예요.
이젠 글을 쓸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나요?
글을 읽고 나도 감정 이입이 된듯......
누구든지 돌출해보고 싶지만 맘대로 할수 없는것이 인생인가봐요.
좋은글 계속 읽을수 있기 바래요.
Edward Hopper의 그림이생각나는 글입니다.
도회인이 느끼는외로움, 집도아닌곳에 바깥도 안닌곳에
허허한 공간에 날개 접고 앉아 있는 이그림이 생각이나네요.
'The Reader'-책 읽어주는 남자 를 읽은 후에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었는데
그의 단편집 '다른 남자'에 실린 글에 대한 독후감을
보게 되니 감사합니다.
'The Reader'에서는
나치의 시대사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놓고도
전쟁세대와 전후세대사이의 갈등과
두세대가 같이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남녀간의 사랑과 인연을 매개로
엮어낸 것이 흥미롭습니다.
참 오랜만에
독일작가의 솔직함과 진실함이 묻어나는
좋은 책을 읽었다는 감동이 있었기에
몇자 적어 봅니다.
순호선배님! 반가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쉽고 편안한 선배님 글도 여기서 읽을 수 있길 바랍니다.
김혜경 선배님!
존경하는 선배님을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그림이 정말로 공허합니다.
선술집 같은데 사람이 주인까지 4이고
주변은 적막하네요.
그림 잘 감상했습니다.
유혜동 선배님!
<다른 남자>는 단편집입니다.
<더 리더>와 비슷한 <소녀와 도마뱀>이 있고
남어지는 좀더 가볍고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삶의 깊이가 묻어나는 그런 주옥같은 단편들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단편 <다른 남자>는 <더 리더>보다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안들어왔나 봅니다.
강명희컬럼 오랫만에 올라왔네
요즘 컬럼란은 미술, 음악, 정보, 문학 등다양한 분야의 글들이 올라와 풍성해진 느낌이다.
아이들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보면
여자나 남자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나이들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이
사치스런 방황의 하나로 보일 수있어.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세간에서 하도 감동적이라 이야기 해서
친구랑 영화보러갔다가 둘이서 열심히 땅콩만 먹던 기억이 난다.
메릴스트립 여주인공의 방황이 친구나 나에게 현실적 전달이 안되는 것이었어.
책만 보았으면 덜 했을까?
감정이 메말라 버려서인가?
파라디 파란 가을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실 떠가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린적이 있는 기억이 있어
그러하다면 내가 목석은 아닌게 분명한데...히히...
우리는 스스로 단행하지 못하는
일탈에 대한 대리만족을 영화나 소설을 통해 얻지만
그것을 문자화하고, 영화화하는 작가나 연출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명희야
시골의 사진 한장 팍!!!!! 찍어서
글 상단에 하나 넣어주면 글이 더 감칠나겠네에 *^^* 정말 좋겠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