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바쁘게 시장을 몇번 들락날락 하는 중에 편지함에서 너의 편지를 받았다.

사진과 함께 곱게 접혀진 사연들을 보며

흡사 연애편지를 받은 듯이 설렜단다.

내가 이런 편지를 받아 본 것이 언제였을까?

이 편지를 쓰느라 친구는  며칠 밤을 설치지는 않았을까?

내가 알고있는  승숙이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얼마전엔 혜원이 편지를 받고  해석이 잘 되지를 않아 전화로 "이건 무슨 사연이야?"라고 물으며 웃던 생각이 떠 올랐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기일

잘 차리지도 못 하면서 일을 무서워하는 나는 며칠전부터 잔뜩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작년 여름 방학이라고 일본에서 찾아 온 정희를 위해

영자랑 둘이서 밥에 국에 갖은 음식을 갤러리까지 들고와 우리를 감동시킨 일이 문득 생각나 나를 부끄럽게 한다.

동기회장이라고 궂은 일 마다않고 즐겁다고 했던 너.....

제사고 무슨 일이든 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하는 법인데

너에게서 나는 오늘 또 한가지의 지혜를 배웠단다.

긍정적으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너.

실은 너의 편지를 받는 순간

나도 너처럼 즐겁게 일을 후딱 해 치우고 식구들이 올 시간이 아직 멀어 이렇게 컴앞에 앉아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이런 편지를 받고 바쁘다고 그냥 넘겨 버리자니 괜히 죄만 싶은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하버 파크"에서 만난 친구들이 주마등처럼 하나하나 떠 오른다.

엄현숙, 김향자, 박유순 이정수, 박연옥

정말 40년만에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얼마나 다정했는지......

이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승숙아

그동안 애 많이 썼다.

고마워.

잘 몰랐던 너의 진면목을 알게되어 좋았단다.

네가 보내준 편지 오래오래 간직할께.

건강하고

너의 가족에게 모두 축복이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