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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십년만에 다시 간 하와이에서 친구는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서

해지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는 이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선셋 해변!

오래동안 그 동네에서 살아온 친구 덕분에 명당을 차지하고 돋자리를 깔고 앉아

밀린 이야기들을 하고 또 하면서 해가 점점 수평선으로 내려 가는 것을 바라보았어요.

 

마침 2009 년도가 저물어 가는 그 시각에 해지기를 보는 것은 더 의미 심장한 일인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내 인생도 저물어 가는 저 해를 닮아 있거든요.

아름답게 조용히...앞으로의 인생이 그렇게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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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면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와이키키 해변으로 걸어 나가서 해돋이를 구경하였습니다.

집을 떠나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해가 뜨고 지는 일이 궁금해 지는 것인가 봐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해가 아주 천천히 걸음마를 하더라구요.

 

섬의 동쪽으로 가야 해뜨는 광경을 제대로 구경한다는데 그것은 다음 번으로 밀기로 하였고요.

조금 남겨 놓아야 또 오고 싶다고 욕심을 많이 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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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구름이 적당히 있어야 해돋이나 해지기 광경이 더 멋지죠.

시시각각으로 물드는 구름과 함께 물결도 빛으로 출렁입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던 어둠이 서서히 걷히면서 햇빛으로 드러나는 것이

참으로 웅장한 음악을 듣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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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상당히 높이 떠서 작은 산과 나무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와이키키의 해돋이도 그런대로 또 다른 멋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특별한 해돋이 광경을 담고 있습니다. 저도 수없이 찍어 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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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이 되니 해변에는 따뜻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많이 붐볐습니다.

꼭 영화의 한장면 같지요?

그때 미국 전체가 꽁꽁 얼었다던데 이곳은 이렇게도 따뜻할 수가 있을까요?
바다 물이 하나도 차지 않은 것이 꼭 거짓말 같기만 했어요.

80 도..일년 열두달 변함이 없이 수영을 할수 있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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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즐거운 소리로 떠들고 있어요.

웃음소리가 들리지요?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뒹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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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올려다 본 하늘도 바다 마냥 깨끗하고 몹시 파래서 

야자수 나무가 더 멋지게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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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해변의 이 엉클어진 나무는 천연의 좋은 그늘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다 더워서 이곳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쉬었었지요.

그냥 취해서 아무것도 안해도 기분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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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찍는 야자수 나무는 그 어디서 찍은 것들 보다 더 근사한것 같아요.
지난 성탄절에 와이키키에서 묵은 호텔은 2스타 급으로 조금 오래된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방에는 프린트가 아닌 수준이 상당한 오리지널 그림이 석점이나 붙어 있었습니다.


모래사장과 팜트리,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전형적인 와이키키 해변의 수채화 그림 두점과
또 하나는 하와이 여인이 그늘에 누워서 쉬고 있는 장면이었죠..
그림 석점만 보면 최 일류 호텔에 와 있는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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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는 부엌 시설이 되어있고 냄비까지 냉장고까지 구비 되어있으며 그 반대 편은 발코니가 있었습니다.
싸이딩 도어를 열고 나가봐야 다른 호텔들 빌딩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홀로 간 여행객에게는 과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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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한 컽!

많이 웃게 해준 친구 때문에 며칠 만에 십년은 더 젊어 졌어요.

저 밑으로 굽어 보이는 곳에 수영 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많고 또 작게 보였습니다.

파크마다 입장료도 거의 무료인 것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한시간 안에 나가면 그나마 일불인가 받은 파킹 값을 돌려 준다던데 우리는 도네이션 한셈 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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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구멍이 있어서 물보라를 치며 뿜어 올라 오는데 사진으로 잡지는 못했습니다..
할일 없는 여행객들이 마냥 기다리다가 물이 올라오면 소리를 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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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등대를 찍었는데 수평선이 그만 비뚤어져 버렸네요.
그 순간 지구가 너무 빨리 돌았는지도 모르지요.
실력이 다 들통나게시리 많은 사진들의 수평선이 바르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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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조금 더 가면 그때 마침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나온 곳이라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찾다가 말았습니다.
친구왈, "인선이가 왔으니 오바마 당신은 다음에 만날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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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바퀴 더 돌아서 이런 해변으로 갔습니다.
너무나 이름 있는 해변이 많아서 어디가 어딘지 다 기억을 할수가 없네요.
해변 모래 사장과 야자수 나무와는 정말 잘 어울리지요?
서투른 사람이 어디를 향해 찍어도 그대로 엽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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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산꼭대기 다이아몬드 헤드라네요. 올라가기가 가파라서 진땀을 흘렸는데
꼭 한시간이 걸렸으니 올라갈 만하다고 느꼈지요.
그곳에 올라가면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루루 시가지가 한눈에 다 보입니다.
언제든지 하와이 오아후 섬에 가면 이곳에 또 오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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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북쪽 해변인데 언제나 파도가 높아서 파도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하네요.
겨울에는 집채만한 파도들이 몰려 온답니다.
그날은 파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조금 실망이 되었지만
그대신 저 쪽빛 바다 색갈 때문에
그늘에 앉아 쉬면서 아주 흡족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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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타기를 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나도 조금 더 젊었더라면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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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은 호놀루루 시가지가 다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있었습니다.
그 집 마당에 있는 보겐빌리아 꽃은 주인닮아 너무나 정열적이지요.
엣날보다 더 화려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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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들렀던 파인애플 농장은 생긴지 10년도 안되었다는데
정말 아름답게 잘 해 놓고 관광객을 부르더군요.
파인애플 아이스크림도 처음 맛보았지요.
이번에 친구 덕분에 하와이 과일들을 실컷 먹고 왔답니다.
나무에서 제대로 익은 제철, 제 고장 과일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세요?. 
 
과일 뿐 아니라 친구가 내게 가져다준 음식 보따리 두개! 자랑을 안 할수가 없네요..
집에서 어떻게 기다리냐고 밤중에 한시간 이상 공연히 미리 나와 파킹해 놓고 기다리던 친구가
공항에서 와이키키까지 또 십여분 달려서 나를 호텔 앞에 내려 놓는데
종이 가방 크막한 것 하나와 좀 작은 가방하나를 무언가 가득채워서 주었습니다.

세상에...이게 뭐니? 했더니 
보리차와 먹을거 조금...
그래서 고맙게 받아 들고 와서 하나하나 꺼내 보면서 감격을 아니할수 없었어요.
보온병에 든 보리차를 비롯해서 밤 삶은 것, 마카데미안 너트 세 상자, 김 세봉다리,
손수 만든 무수비 두개,
금방 딴 탠저린 귤 열댓개, 파파야 세개,
그중 하나는 당장 먹으라고 반을 갈라서 씨를 빼고 잘라서 랩에 싸놓은 것,
파인애플도 잘라서 그렇게 해 놓았고,
각종 일본 과자, 조금씩 여러 봉다리에 넣은 것. 쵸코렛, 생과자, 찹쌀떡...
너무나 감격해서 사진을 다 찍어 두었습니다.
친구는 그 두 가방을 채우느라 며칠을 신경 썼다지요.
너무 애쓰느라 옥수수는 쪄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잊어버리고 안 가지고 왔다네요.
 
그런 여왕같은 환대를 받아 본적은 난생 처음이었어요.
나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이런 정성을 쏟아 준 적이 있었던가요?
부끄럽지만 물론 없었지요.
그래서 차마 먹기도 미안하고 아까왔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기회가 되면 나도 잘하리라 결심을 하고야 먹기 시작하였답니다.
 
하와이 열대 과일들..바나나, 파인애플, 파파야, 탠저린..이름을 꺼내니 지금도 또 군침이 도네요..
아직도 못 가본 빅 아일랜드나 마우이 섬에도 갈 겸해서 한번은 또 가게 될 것 같아요.
그렇게나 귀한 친구가 하와이에 살고 있으니 저 굉장한 행운아지요?
실은 다 인일여고 덕분이랍니다.
울 친구는 인일여고 동창 중 누가 와도 마음을 다해 영접할 마음이랍니다.
그동안 그렇게 해 왔고 그러다 보니 열매도 많이 거두어서 한국에 나가면 자기도 브이 아이 피 대접을 받기도 한다구요.
친구들의 남편들과도 친구가 되고, 남편들의 친구들까지도 친구가 되었다네요.
우리 선후배님들은 혹시 하와이 가게 되시면 인일 두 글자를 팔아서
내 친구와 친해 보시도록!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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