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작년에 절임 배추로 김장해 보니 세상에 어찌나 편하던지 올해도 절임 배추를 사기로 다짐했다.
마침 미장원 원장님이 해남 절임 배추로 김장했는데 너무 좋다며 명함을 건내주기에 12월 3일자로 20키로를 주문했다.
동치미랑 총각김치는 한 통씩 해 놓고 절임배추를 주문하니 벌써 김장을 다 한 듯 뿌듯했다.
12월 2일, 무랑 양념거리는 미리 사서 다듬어 씻어 놓고
당일 아침, 늦장피는 남편에게 아양 떨어 채 칼질을 시켜 놓고
나는 양념거리를 썰고 풀국을 쑤며 김장 준비를 서둘렀다.
그런데 점심때가 다 되도록 택배 아저씨 전화가 없다.
해남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맙소사 12월 5일 30키로로 써 있단다.
기가 막혀.
"아줌마, 그거 딴 집 건가 봐요. 며칠 전에 제가 2만원 부치고 나서
너무 짜지 않게 절여서 12월 3일에 보내달라고 까지 전화했잖아요."
"그럼 어떻해요?"
"어떻하다니요? 지금 무채까지 다 썰어놓고 앉아서 배추 오기 기다리는데요.
절인 배추 있으시죠? 빨리 속달로 부쳐주세요."
"배추는 있는데 여기는 속달 같은 거 없어요. 그냥 내일 김장하세요. 죄송해요.
오늘 택배로 부치고 전화 드릴께요,"
채를 다 썰고 일어나며 남편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러게 왜 하던 곳에서 하지, 몇 푼이나 싸다고 초짜에게 시켜!"
아이구 저이까지 왜 저런다냐.
이미 엎질러진 물,
속을 가라앉히며 김장준비 끝낸 모든 것을 원위치 시키고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가 없어 다시 전화를.
혼자서 일을 하다보니 바빠서 전화를 못했단다.
전화 번호 적어 넣었으니 아침에 전화 올 거라고 바쁘니 끊으라네. ㅎ
다음날,
사전 전화도 없이 택배 아저씨가 오전 중에 들이닥쳤다.
그래도 일찍 온 게 반가웠다.
"전화도 없이 일찍 오셨네요?"
"전화 번호를 똑바로 써야지 전화가 되죠."
아이구 답답한 이 아줌마, 이러고 어찌 장사할꼬.
상자를 북 뜯어보니 배추가 속이 노란 게 제법 맛있게 생겼다.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배추 속을 하나 뜯어 입에 넣는데,
오메나 이를 어째, 소태다 소태!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왜~? 짜?"
"짠 정도가 아녜요."
"갖다 버려!"
짠 음식은 절대 안 먹는 사람이니 화가 나서 한 말이겠지만
속 터져 죽겠는데 무슨 말을 그리하냐고 불똥이 몽땅 남편에게로 튀었다.
말 한 번 잘못했다가 옴팡 뒤집어 쓰고
평화주의자인 그이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그러게 왜 불난 집에 석유를 뿌리냐고요. ㅋ
해남 아줌마한테 수화기를 들었다가
에이~, 말자.
나처럼 얼벌벌한 아줌마가 살겠다고 처음으로 김치장사 시작했나 본데
전화 해 봤자 무슨 해결책이 있겠냐 싶어 수화기를 그냥 내려놓았다.
그나저나 저 웬수 덩어리를 어찌하누.
암담하여 망서리는데
그이가 덥썩 들어 통에 쏟아 넣고 수돗물을 요란스레 틀어 버린다.
두 번을 씻어서 먹어봐도 영~ 아니다.
올 김장은 글렀구나 생각하니 눈물까지 나려한다.
무채에 최대한 간을 약하게 해 놓고 맛을 본다.
맛이 있을 턱이 없다.
아이구 약 올라라.
그래도 그이더러 배추에 속을 얹어 간 좀 보라고 하니
무슨 독약을 먹으라냐는 듯 쳐다보며 고개를 젓는다.
김장때면 배추 속을 하도 먹어대서 탈난다고 제발 그만 먹으라고 성화를 댔었는데. 이그 ~
에이 이번 김장은 나 혼자 배터지게 먹게 생겼구나.
무우 몇 개 숭덩숭덩 썰어 사이사이에 넣고 뚜껑을 닫으며 제발 먹을 수 있게만 되길 바란다.
친구가 보내 준 비싼 고추가루랑
손수 담가 보내 준 젓갈이랑 아까워서 어쩐다냐.
맛있게 익으면 한 포기씩 나눠주려 했는데
통 들고 한 포기씩 걷으러 다니게 생겼네.
아이구 속 터져라.







옥순온니~!
지가 그저 읽고 웃기만 하고
모르는척 하려 했는데......
이쁜 사람은 무슨일이든 고롷게 일을 힘들게 하나요?
이쁜 사람을 마누님으로 모신 형부도 참 고로우시것어요.
뭔 배추 30K하길 뭘 고롷게 어렵게 하시남요?
주부생활 40년이 되가려 하실텐데요.
그래갖구야 오디 메느님들한테 음식갖구
한마디라두 하시것어요?
난 어제 배추 50K를 혼자 슬쩍 해서
김치 냉장고에 취직시켰는디요.
길에 널린거이 절인 배추인디 뭐 고롷게
수속이 복잡하게 허십니까요?
누가 내맘같이 딱 ~! 입에 맞게 해주시것어요?
내년엔 저를 부르세유.
에고 ~~~
막내딸 시집 보내느니 내가 가는거이 낫다고
전 페이지 댓글임.
아아 그건 순자, 명옥아!
김장김치.....보완작용..... 짝짓기.....고것까지 나오고
참말로 우습데이
재화얘기도 우습고....
읽다 보니 하도 웃으워서 한마디 하고 간다네.
무 좀 넉넉히 켜켜로 넣으면 봄날에 환상의 김치 맛 일텐데
무 넣은게 적은듯하야 아~~~~ 아쉽다.
옥순아, 오랜만? ^^ 난 이제서야 시차고생에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중이야.
그런데 너의 김장망친 얘기에 무슨 흥미있는 말들이 그리 담겼기에 댓글이 이처럼 많이 늘어나나 하면서도
좀 여유있는 시간에 느긋하게 즐겨 보리라 했었지.
드디어 오늘 자리피고 앉아 열어 봤다. 정말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나 지금 누가 보면 아주 정신 이상자 처럼 혼자 킬킬대고 있어.
얼마나 난감하고 속이 상했을까? 네 그 날의 심정이 직접 보는듯 하면서도 너무도 웃음을 자아내는 네글에 감탄했다.
그리구 선후배님들이 올려준 댓글들도 정말 혼자 보긴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구나.
그보다 모든것을 함추린 얘기같은 순호후배의 댓글에 그만 웃음이 탁 터지고 말았지.
자긴 50k 도 훗닥 해치워 냉장고에 취직 시켰다지? 그러면서 뭐 그깠 30k 정도 갖고 웬 난리냐고?
그래서야 며느리 어떻게 다스리며 사시겠냐고? 아유, 하하!
거기에 넌 또, 아이구 30k라도 넌 죽었을거라고? 20k 갖고도 그 고생이라 아직도 며느리가 없는가 보다고?
그리고 내년도 김장 걱정은 사라졌다지? 순호네로 빈통들고 갈거라고?...하하하하!
근데 또 순하의 댓글에 "순호가 감히 순하를?" 뭐 그런 말이 있는 것 같았어. 어쩜 순하는 즉석에서 그런 위트가 나온다니?
암튼 난 지금 아주 입을 헤 벌리고 앉아 이글을 쓰고 있다.
옥순아,네 걱정거리 된 김장이 웃음 바이러스를 우리 인일식구들에게 불어 넣어 줬구나.
네 말처럼 원래의 망친 김장 걱정은 아예 잊어버리고, 아니 사라져 버린것 같애.^^
허나 원래 김장은 짜게 저려진 김치가 나중에 맛있더라.
좀 늦게까지 두었다가 먹으면 아주 개운한것이 더 감칠맛 나고 맛갈나는 김치가 되는 것 같애.
어쩜 네 김치가 그럴것 같다.배추 자체는 좋았다지??
그보다 내년도엔 모두들 네 그 김치맛 소식이 궁금 할것 같은데?.ㅎㅎㅎ
우리 모두의 예언한 결과가 어떤지 실제상황 점검이 필요해서 한포기씩 싸들고 다녀야 되는것 아니니?.^^
그 김치 먹게 될때즘 나도 한국에 있을텐데....헤헤^^
암튼 옥순아, 마음고생등 수고가 많았다.
너의 이런 실질적인 삶의 글이 사람 사는 맛 나게 해 주는구나.
이래저래 더 보고싶다!
?은성인 참 여러가지로 기죽여요.
언젠가 정원이가 한 말.
"글 잘 쓰는 사람은 말이 서툴고 말 잘하는 사람은 글이 서툰 것 같애."
그런데 너의 절친한 친구 정원이는 왜 너를 잘 모르는 거지? ㅎㅎ
은성아,
늘 바쁜 네가 엉터리 김장에 이어지는 긴 댓글을 모두 읽으며
이렇게 정성스레 긴 댓글까지 주다니 정말 고맙구나.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사모인 너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쁠텐데 귀한 몸 잘 챙기렴.
참, 희순이 전시회에서 찍은 네 사진 보고 웬 영화 배우인가 했다.
그만 좀 기죽이거라!
근데, 내년 봄에 또 온다구?
에구 불쌍한 우리 목사님 어쩌나! ㅎㅎ
그래도 뿌리치고 오거라잉.
시집 가서 첫 김장하던 얘기 하나 더 할까?
집안 일 돌봐주는 아가씨가 온 지 며칠 안 되어
시어머님이 배추 100포기를 트럭에 실어왔는기라.
그래서 그 배추로 김장을 일찌감치 해 버렸는기라.
그런데,
며칠 후 또 그만큼을 실어오시더니
그 후
또. 또. 또.
식구도 많거니와
사무실이며 공장 화부들 밥을 해 먹이다 보니
손 큰 우리 어머님이 배추가 괜찮다 싶으면 그저 실어다 풀어놓으시는 기라.
배추 무게만큼 내 가슴은 무거워지고.
그런데 어느 날
저녁밥을 해야 할 그 애(숙자)가 밖에서 전화를 한 기라.
"저 ~~~숙잔디유, 홀 몸도 아닌 새언니한테는 증말 지송한디유, 아무래두 거기 못 있을 거 같아유. 지 물건 좀 보관해주셔유."
이 아가씨,쌓여가는 배추에 놀라서 보따리도 못 챙기고 내뺀 기라.
그래서 어쨌냐고?
나야 숙자처럼 도망 갈 처지도 못 되는데 뭘 어쩌겠나?
공장 아줌마들과
죄없는 우리 친정집 가정부 아줌마까지 붙들려 오셔서 고생하셨는 기라.
예나 지금이나 일 서툰 나야 부엌에서 밥이나 하고.
그 김장하고 가신 우리 아줌마가 다리 뻗고 우시더라네.
성님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어찌 그런 곳에 시집 보냈냐고 하면서.
ㅎㅎ 그 아줌마 별명이 남자같은 아줌만데 그날 엄청 힘들었나보네.
아~ 오늘은 나를 딸처럼 아끼던 그 아줌마가 그리운 기라.
세상에~ 참 옛날 시어머니들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이해가 안가는 여인네들이였어.
어쩜 그리도 몰인정하게 며느리의 입장이나 힘든것을 모르실수 있단 말이니?
당신들도 여자면서...
난 지금 시어머니가 됐어도 가끔 아들집에서 하룻밤 머문 아침에 며느리 깰가봐 숨소리 죽이며 발돋움 해 나오고
아침도 못얻어 먹고 나와서도
아기 보느라 힘들 며느리가 안쓰럽다구 안부 여쭙는 시어미 이구먼.
그럼 내가 꽤 괜찮은 시어머니인가? 아님 시어머니들 쫀심이나 망가뜨리는 여편네인가?
아님 오늘날에 살아가는 지혜가 넘치신건가? 나도 모르겠다.^^
정말 우리 친구 영신이가 쓴글이 떠오른다.
우리가 지난날의 시어머니로 안태어나고 요즘의 며느리로 태어나지 못한것이나 한 하자고 했었지?!...^^
그렇다고 시어머니 슬하 벗어나면 좀 다리펴고 사는 인생이 기다려 준것도 아니고...
맞아, 우리가 살아온 삶이란 다 그런거였지!...
그런데 때론 이 철칙을 어기고 안그렇게 사는 뇬들이 있어서
그야말로 얄민뇬 씨리즈가 나온것 아니겠니?ㅎㅎㅎ
나 기죽이는 명순이가 며느리 앞에서 기죽어 산다니 웃음이 나네.
우리 명순이가 어디 기죽어서 그러겠냐?
지혜로운 시어머니의 배려지.
하지만 밥은 얻어 먹고 다니거라.
어?
내게서 시집살이 시킬 시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ㅎㅎ
우리 시어머님이 이 비실이를 믿고 그 많은 배추를 사오셨겠니?
기운 좋은 공장 아줌마들 믿고 사들인 거지.
그 걸 모르는 순진한 숙자가 지레 겁을 먹고 내뺀 거지. ㅎㅎ
이젠 할머니 됐을 숙자도 옛말하며 웃고 살겠지?
제가 4기 대선배님들방에 들어온건 처음인거 가타여...
아는 선배님이 안계셔서 오늘 인사드립니다.
어제뵌 유옥순선배님...
작은 체구에서 글에서 베어나오는것처럼 크신 마음과 사랑을
어제 보았답니다...
근데...
오랜만의 외출에 제가 정신없이 떠들다 넘 늦게 보내드려 죄송해여...
본시...
제가 말이 없었는데 세파에 흔들리다보니 걍 수다장이가 되어버린
제모습을 돌아오는길에 들여다 보았답니다...
죄송...해여...
담엔 예전처럼 얌전하게 .. 선배님...
항상 기도속에 기억하고 건강하신삶을 기도할게여~~~
뵙게되어 감사하고 영광이었습니다...
어디에서든 쓰임받는 후배로 살게 하여주소서...
아... 옥순언니...
어제 갔던 "복천"은 담에 또가야해여...
실은 새우젓찌게가 제가 조아하는거거든여...
담에 그걸 꼭 먹으려구여...
그냥 여느식당보다 눈에 뜨이지않아도 한번 가보면
다른 식당과 다른걸 아시는 언니의 안목에 찬사를...
그런 "눈뜨임"이 제게도 임하게 해달라고 앉으나서나 기도해여...
그래서 그런 선배님을 제게 인도해주셨나봐여...
담에 제가 택하고 올라간집은 "꽝"이었자나여~~~
어마나, 인애후배가 와 있었네요.
ㅎㅎㅎ 근데 인애후배는 칭찬할 게 없으니 음식점 선택한 걸 다 칭찬하는군요.
미선언니가 왜 그대를 천사라 하는지 알겠네요.
지혜롭고 애교넘치는 선옥후배랑
고운 자태 안에 넘치는 추진력을 가진 인애후배를 거느리시는(ㅎㅎ)
인기짱인 다정다감한 미선언니와 함께 한 시간을 어떻게 감사해야 할까요?
빈 손으로 갔다가 선물꾸러미 만큼이나 가슴 가득 행복을 안고 왔네요.
집에 오자마자 수면양말 신고
홍삼양갱 하나 꿀꺽 하며 기쁨을 연장했지요.
힘차게 살아가는 세 분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받아 가지고 옴을 감사해요.
아이구 이 배추는 또 부활했구먼요.
어제는 정말 저도 함께 하고픈 맘이었어요.
뭐 저야 늘상 그러면서 살지요.
인애가 수다를 떨었다는 게 좀 신기하네.
우리 누구든지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맞아떨어질 때 일어나는 자연 현상 아닌감?
그래서 우린 만나면 왕수다가 된다구요.
1월25일에 인천가니까 25일이나 27일에 시간 낼 수 있어요.
명옥언니.... 진짜루 내가 수다장이가 되써여...
세파에 시달리다보니...
근데...
언니들은 제게 그분께서 보내신 선물이예여...
이 세파들을 이미 겪은 경험과 지식이 있으신 언니들한테
많은걸 배우며 온전히 성장하여 그분을 위해 쓰라고 제게 명을 내리신거가타여...
오... 그분!!! 감사합니다...
명옥언니 1월에 난 비상사태만 아니면 젤로 먼저 나갈께여...
언니... 제게 원치않아도 내몫이 된 이공장을 잘 이끌어가려면
언니들의 많은 얘기가 내게 지혜가 될거가타여...
조으신언니들...
옥순언니... 빨리 1월 말일이 되어야할텐데~~~
?늘 다정한 광숙후배,
방금 전화로 실컷 수다 떨었는데 뭔 얘기를 더 할꼬?
광숙후배의 따뜻함을 사랑해요.
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