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지난 여름 어린이집 젊은 엄마들이
나한테 은근히 묻는다.
이곳에 계속 보내실꺼냐고...
딴데 머리 굴리기도 귀찮고 지금 어린이집 선생님 부부가
아주 열심들이시라 맘놓고 맡기니 선뜻 그럴꺼라했다.
즈이들두 5세가 5명정도 되면 이곳에 계속 보내고 싶다 하여
우린 웃으며 무언중에 약속들을 했다
그러구러 11월 하순쯤되어 오동통한 엄마가
말을 건다.
은범이는 어디 유치원 갈꺼예요?
아니 ~! 그대로 같이 있기루 했잖아요?
씩 웃으며 대답한다.
저희들은 단지안에 삼성유치원에 엊그제 등록했어요.
전날 4시부터 서서 기다렸다가 담날 9시에 했지요.
그옆에 있는 에미들도 비지직 웃는다.
아니 ~!
그럼 우리 은범이만 낙동강 오리알 된겨?
이럴수가...
그런 정보가 있으면 좀 알려주지.
이것들이 매일 애 데리러 가면 얼굴 맞대며
인사하면서 날 따 시켜?
즈이 아이들두 같이 먹으라구 피자두 여러번 사다 바쳤구만...
또 딴 할매가 데리고 오는 건주라는 아이도 같이 따 됐다.
그할매는 나보다 젊은데 그런거 저런거 모르고 듣는지 먹는지 반응이 없다.
내새끼가 이판사판 싸 댕기기 좋아하는 할매때문에
단지안에 몇걸음 가면 되는 큰 유치원을 놔두고
딴동네가서 알아보게 생겼다.
워떡해~~~!
우리 강아지가 인생의 첫경쟁에서 밀린겨?
슬며시 부아가 치민다.
에미는 뭐하는겨?
지새끼지 내새끼여?
젊은선생들 하고 그런 정보나 듣지.
나야 집아니믄 할줌마들하고 인터넷하는 정도이니...
U~~~~~~~~C~~~~~!
에미가 저도 이곳저곳 알아보더니 단지밖의
유치원을 택하며 상담을 하고 왔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것이 안쓰럽지만
이젠 몸도 가누고 그래도 제 또래에선
생일이 앞이라 덜 걱정도 된다.
오늘이 등록하는 날이다.
애비가 있으면 밤을 세워서라도 줄을 설텐데
마침 출장중이라 에미와 내가 해야 하니
한 ~~~~ 걱정이다.
에미는 자기가 새벽4시 쯤 갈테니 엄마는 애 8시에
어린이집 보내고 교대하잔다.
9시 정각에 등록이다.
난 그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에미는 보기만 실하지 속은 허깨비다.
새벽에 나가려면 3시에는 일어나야하고
추운데서 4시간씩 있고 죙일 애들 가르치고
하다보면 병날껀 뻔하고....
하여 에미네 집에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
젊은 파출부에게 온갖 갈롱을 떨어 부탁 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나마 낫다.
에미가 아파서 쩔쩔 매는 꼴은 내가 또 못본다
낯선사람에게 부탁하면 괜히 겁나고
어리버리한 사람에게 부탁하면 될일도 안될테고...
그녀가 새벽 4시에 가서 줄서면 내가 7시에가서 교대하기로.
나야 얼마든지 일찍 나갈 수 있지만 암만 손주일이라도
내몸이 사려지는건 어쩔 수 없다.
새벽공기가 겁나는것이다.
오늘 새벽2시 부터 깨어 같이 줄을 서는 기분이다.
유치원측에선 6시 쯤 와도 된다고 했지만
내가 설쳐서 4시에 가도록 했다.
아줌마한테서 4시10분에 전화가 왔다.
30명 모집에 25번째라고....
5분만 늦었어도 그것도 물 건너 갈 뻔 했다.
맘이 급하여 6시30분에 서류 몽땅들고가
아줌마와 교대했다 .
첨 가보는 유치원인데 그런대로 괜찮은것 같다.
어떤 엄마는 전날 8시부터 가족이 총 출동하여
대기했단다.
하여~~~~~
겨우 30명모집에 25번째로 등록하고 돌아왔다.
앞으로 긴 인생에 내강아지가 얼마나 많은 경쟁을
치루어야 할지 눈에 서~~~~언하다.
힘내라 ~ 내새끼 ~~~!
(돌아오자마자 또 일벌린다.
1월 전국 자연휴양림에 들어가 써핑중이다.ㅎㅎㅎ)
수노언니~드뎌 하셨군요.
참 살기 힘든 세상이야!!!!!!!
유치원부터 이렇게 줄을 잘 서야하는디
걱정이 태산이라니까.
나의 미래가 아닌감???
어이쿠....
우리 은범도령이 벌써 무한 경쟁 사회에 뛰어들 나이가 되었네.
그래도 능력있는 엄마, 아빠, 할매가 계시니 든든 ~
아가들이 크는거 보면 정말 세월 빠르죠?
어영부영 하다보면 은범이 대학 간다는 소리 나올거야요. 곧....
명옥,광숙,춘선~!
3대1정도 되는데 선착순이라 할수 없이 그리되었지.
손주 일이라 즐겁기도 하면서 몸은 힘들고
지금 안즐기면 은제 즐기랴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니 그것 또한 감사하고.
매일매일이 은범이의 새끼줄에 따라 움직이니
나라는 존재는 사라진것도 같고.....
맴이
싱송생송,
야리꾸리 혀요~~~~!!!
에이그 손자녀석 안 키워도 내 새끼줄은 읎어유.
남편에게는 좀 떼거지도 쓰겠는데 아들놈 학원다니고 학교 갈 때는 내 볼일 있다고 나가기가 참 눈치보인다.
솔직히 꼭 나가야 할 일이나 있나. 맨 노는거지
이래 저래 요즘 세끼 밥 해먹여요.
앞으로 결혼하고 독립해서 살면 언제 엄마 밥 얻어먹겠나 싶어서 건강다지기 기간으로 정해서 잘 해먹이고 있다오.
신혼 때야 솜씨도 없지만 경제적으로 빡빡하니 영양 맞춰 제대로 해먹을 수가 없을 거 아냐?
밥하다가 요기 들오고 잠시 틈나면 연습하고(이것도 고 놈 가는 방 피해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래).
이 집 이사 올 때 막내가 군대에 있었기때문에 피아노가 우선 빈 방인 그 방으로 들어갔거든.
장남이 일본 간 후에 장남 방에 내 전용 컴이랑 디지털 피아노를 넣었지.
그러니까 어느방이든지 한군데는 비어있어서 우리집같이 변수가 많은집에서도 그럭저럭 연습은 되요.
거실에는 키보드가 있으니까 놀고 싶을 땐 고거 가지고 놀고 (그건 연습은 안되요. 그냥 성가곡이나 유행가 정도지)
은범할매
그대의 존재가 사라진 게 아니고 너무 커서 걱정이군만!
곧 방학 아니우. 힘내셔!
은범도령 유치원등록을 축하합니다.
은범인 걱정없어요.
훌륭한 할머니가 떡 버티고 계신데 무엇이 문제겠어요.
은범아 무렁무럭 건강하게 잘 크거라!
은범할매~
할미 덕분에 무럭무럭 잘 자란 은범도령 멋졌어.
난 한번 참견하면 계속 그럴거 같아서 아예 모른척 하니 신간은 편한데 우리 예은인 이제 겨우 한글 바침 없는 글만 깨쳤으니~
워낙 운동만 좋아하고 책읽기는 싫어하는 애라 걱정이구만~
화리마 ~!
은범이가 이젠 도령이 됐네 ㅎ
고마워 ,,,,,
예은이 부모가 잘하는거야.
공부는 평생해야 하잖아.
실컷 놀라고 냅둬.
똑똑한애들은 슬쩍 튕겨만 줘도
금새 따라 잡는단다.
나도 에미 애기때 5살에 글깨우치고
피아노 시작하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한일이 아니다 샆어
그어린손목에 연필을 쥐어 쥤으니,,,,
내가 옛날에 1학년만 가르쳤었잖니.
처음에 어리버리한것 같은 애들이
2학기쯤 되면 확 달라진단다.
걱정 꽉 붙들어매고 실컷 놀라고해
난 에미가 영어선생이다.
그림선생이다 데려다 가르치는데
영 맘에 안들어.
쪼그리구 앉아 배우는데
다리를 쪼그리니 다리도 휠것이요.
사과가 애플이라는걸 아는것이
뭬 그리 대단하다고...
여린 손목에 커다란 색연필 쥐게 하고
그리라는데 영~~~~맘에 안들어.
예은이 엄마가 아주 잘하는겨 `~~~
그려? 암튼 지새끼니께 뭐 난 몰러~
우리 딸도 지가 넘 잘났응께 남 말 잘 안들어.
우리 딸 말로는 운동을 하면 전두협이 발달해서 넓게 보는 사고가 생기기때문에 어릴땐 고저 놀라고 해야 한다네.
남자로 태어날건데 여자로 태어난건지 치마는 절대로 안입고 (공주는 싫다네) 신발도 축구하기 편하면 되고
친구도 여자 친구는 한두명이고 전부 남자애들이야.
대여섯명을 몰고 다니는데 예은이가 게임 주도하고 모두 예은이 말만 들어.
넘 웃기지?
할매는 이케 조신한 여잔데 뭔 일이람 ? ㅋㅋ
힘내라 내새끼.
남의 말 같지 않습니다.
씩씩한 은범이
놀던 물에서 놀아야 더 잘 클겁니다.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적극적이라면서요,
선생님들은 좋으신데 5세 될 아가들이
은범이 밖에 없어요.
3,4세틈에서 지내야 되서 할수 없이
옮길수 밖에 없지요.
가르치는거야 모두 거기서 거기인데 말입니다.
춘식님도 얼마 안있으면 손주 어린이집 간다고
쓰시겠네요 ㅎ
제가 손주를 돌보며 느낀점은 돌좀 지나면
개인한테 맡기는것 보다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한것 같아요.
따님도 일을 하니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하겠죠.
절대로 손주 데려다 키우지는 마세요.
에미,애비를 매일 봐야한답니다.
정신과 의사가 라디오에 나와서 언젠가
한 얘기인데요.
5세전에 부모를 일년이상 떨어졌던 사람은
100% 우울증에 걸린답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를 보기도 했고요.
힘들어도 자기들 슬하에서 키워야한답니다.
춘식님 따님도 힘내세요 ~~~~!!!
ㅋㅋㅋ
모처에서 은범이의 일기를 책으로
내볼 생각없냐고 연락이 왔네.
요걸 본 모냥이여.
아빠,엄마의 육아일기는 있어도
외할머니의 육아일기는 읎다네.
정중히 사절했지.
을매나 오래 살것다고 스텐레스 받히게
그짓을 허요?
그냥 저냥 물흐르는듯이 생각나는대로
적다가 낭종에 은범이한테 선물로
책으로 엮어주고싶다 했지.
잘허믄 베스트셀러깜이라나?뭐라나?
너나 잘하세요~했지.
그거 책으로 내면 우리 외할미 친구들도 다 등장헐틴디요.
아주 아주 잘했어요.
난 내 자식들 메스컴 타는 건 정말 싫더라 (탄 적도 물론 없지만).
더구나 이제 막 자라는 어린 아기가 주목의 대상이 되는게 뭐 좋겠어?
할미보다 은범이가 스트레스 차이지.
나중에 은범이가 커서 지가 내고 싶음 내라고 해라.
아니 무슨 유치원에 들어가는데 그리 경쟁이 세니?
난 듣기만 해도 기가 죽네.
손주녀석 멀리 살아 좋을 때도 있다 싶구나.
경쟁 하면 움츠려드는 이 무능한 할매가 책임없어 천만 다행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