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럼 추적 추적 가을비가 내려

젖은 낙엽이 거리에 맥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마치 나를 보는듯

서글퍼짐을 금할수없다.

 

올 가을은 유난히 밀려오는  일들이

왜그리 어깨를 짖누르며 감당하기 힘들어지는지......

 

엊그제만해도 사랑방문을 열고 연일 찾아주는 친지와 벗들로

한가하게 보낼틈이 없었는데

요즘 뜸하게 찾아 주는  분들로 인해 한가하지만 그나마 위안을 받고있다.

 

어젠 현애 어머님께서 대추를 쪄서 말린것을 한봉다리 그득히 담아 가을을 안고 찾아오셨는데

이젠 연로하셔서인지

오시는길이 힘에부치셔서 잔등으로 송알송알 솟은 땀을 만져보라며 고개를 숙이시는데

안스러움과 고마움이 교차되며 콧등이 시큰해짐은

어쩔수 없이 나에게도 닥아올 훗날임이기를 짐작되기 때문일것이다.

 

몇일전엔 예쁜 꽃그림  수채화를 액자에끼워 선물로 주셨는데

어젠 손수 쪄서 말려오신 대추가  어찌그리 달고단지!.....

그냥 옆에 계시는것 자체가 나에겐 너무 큰힘과 위로가 되는데

때때로 찾아주시는것 자체도 너무 고마운데

번번히 신세스러움까지 ........

난 어찌 그은혜를 다 갚을수 있을런지.......

현애가 늦으막이 벤쿠버 아일랜드 빅토리아에서 여유롭게 잘 산다는소식도 듣고

요즘 홈피에서 맹활약하는 순애후배 이야기도 듣고

좋은 소식 안고오신 현애 엄마덕에 조금은 마음이 풀릴듯했는데

 

한편으론 우리 젊은날에 우상처럼 흠모하던 친구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가슴 철렁

그 슬픔을 가슴에 묻어두면서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불찰을 뒤늦게 후회하며

언니의 곱디고운 모습과 잔잔한 미소가 눈가를 맴돌며 늦가을 내리는 빗속에 슬픔을 삼켜본다.

 

가을이 저무는데

난 그냥 대책없이 그끝자락을 붙잡고

이가을을 보내고있다.my shop 249.jpg my shop 24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