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려 움
 번호: 5506  |   글쓴이: 장양국  |   날짜: 2009/10/18 21:43  |   조회수: 61

   
 
 내 몸에 병을 얻은지 1년이 가까워오면서 그동안 병 치료가 지지 부진하다 보니 내 머리속에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그 중에서도 壽命에 관한 생각에 두려움이 온 몸을 엄습한다 점잖게 수명이라고 했지만
죽음에 관한 두려움인 것이다

더구나 동병상련의 관계에 있던 동기생의 홀연한 죽음이 나를 더욱 더 두려움으로 내몬다
그런데 그 두려움이 전적으로 죽음에 관한 것 만은 아니다 근원적으로 죽음으로 부터 파생된 것이기는
하지만 기우에 불과한 것도 있다

사랑하는 손자로 부터 "하버지!! 냄새 나 " 그러면서 혹시 나에게서 병 치례에서 오는 약 냄새나 늙은 이의
몸으로 부터 나오는 몸 냄새에 손자 녀석이 놀라 나 할아비를 멀리 하면 어찌하나 하는 사소한 두려움에서 부터 엊그제 회사를  완전히 퇴직 하므로 해서 완전 백수가 된 나를 혹시 마누라가 홀대나 하지 않을 까, 밥도 주지 않고 내 쫓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일 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어라! 하는 나의 신념),
병 치료가 지지 부진하니 병으로 부터 나를 방기 하지나 않을 까 하는 아주 고약한 상상의 나래에서 오는 쓸데 없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또 백수 신분이 되다 보니 사회로부터 완전히 단절이 되어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친구들로 부터 경조사에 분에 넘치는 情誼를 받고 아직도 그들에게 다 되돌려 주지 못했는데 혹시 영영 못 갚는 사태가 오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항암 주사를 맞으려 갈 때마다 맛 있는 음식을 사 주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친구들에게 그 값도 못하고 혹시 말짱 도루묵 신세가 되지나 않을 까 하는 두려움.

암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은 유익한 정보나 책자를 보내 주시는 이웃 동네분들 또 빨리 나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라며 멀리 미국에서 가발까지 보내 주시는 이웃 동네 여성 친구분들, 그런데 그 감사함을 다 갚지 못하고 물거품처럼 사라지지나 않을 까 하는 두려움등

시골에 계시는 노모로 부터 병세가 어떠냐고 물으시면서 당신이 먼저 세상을 떠야 하는데 자식을 먼저 앞 세울까봐 전전 긍긍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 불효막심한 내 신세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나의 처지에 신세 한탄이 저절로 나오면서 그 죄책감에서 오는 두려움

주님에 대한 내 마음의 영접이 늦음으로 해서 오는 후회와 주님은 째째 하시지도 않으시겠지만 혹시 날
버리시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등 이다

이런 상스럽지 못한 생각들로 마음 속을 태우고 있는데 나의 신앙생활의 멘토인 친구가 나에게 아주 요긴한 성경 몇 구절을 전해 주면서 성경을 읽기를 권해서 요즈음은 틈만 나면 성경책을  읽고 간절한 기도로 나를 하느님께 의탁하게 된다

친구가 준 주님의 말씀은 천둥 우뢰 같은 목소리로 내 머리를 여지없이 때리신다 정신이 번쩍 든다 제 정신으로 돌아오면서 온갖 두려움으로 부터 벗어 나게 하신다 동기생의 죽음이 내 마음 속에 일파 만파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받았는데 이제야 마음의 평정을 찾게 된 것이다

주님께 좀 더 강건한 믿음을 달라고 기도 하면서 성경의 말씀으로 내 마음의 일부를 여기에 새겨 본다

 "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 하지 마라 내가 해 뜨는 곳에서 너희 후손들을 데려 오고 해지는
곳에서 너를 모아 오리라 "--이사야서 43장 5절

 "내가 너를 구원 하였으니 두려워 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렸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강을 지난다 해도 너를 덮치지 않게 하리라 네가 불 한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를 타지 않게 하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이사야서 43장 1-2절

 " 제 젊은 시절의 죄악과 저의 잘못은 기억 하지 마소서
  주님, 당신의 자애에 따라 당신의 선하심을 생각하시어
  저를 기억하여 주소서"---시편 25장 7절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