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좋아하는 시 하나씩 이미지와 함께 올려 보셔요.
사진을 찍고 시를 써넣어도 좋을 거 같아요.
우선 박재삼님의 시를 박정희님의 편지지에 옮겨놓았습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 재 삼

마음도 한자리에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젠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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