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남편은 뜨거운 여름에도 긴 셔츠에 넥타이 매고, 에어컨이 빵빵 나오는 사무실로 다닐 때, 뚜렷한 특기가 없으시던
형님네 부부는 일찌감치 봉제업을 하면서 돈을 긁어 들이고 계시고 있었지. 기회가 닿을 때 마다
"너 넥타이 매고 다녀봐야 월급장이"라고 하신 형님의 말이 통했는지, 27~30살이면 박사학위받아 들고 들어오는 신출내기들이
눈꼴 시었는지, 생각 만큼 늘지않는 영어실력에 주눅이 들었는지, 전천후 잠보인 내가 새벽 4시반이면 온갖 투정 다부리며 일어나서
우체국으로 가는 것이 걸렸는지, 잘은 모르겠다만 갑자기 하던일을 집어치우고는
형님의 도움을 받아 재봉공장을 차리더다. 룰~랄~라~ 나도 덩달아서 함께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마팍 맞대고 싸움을 하다가 못견디겠는지, 아이들이나 잘 기르라며 집안으로 쫓아내드라. 그레서 쫓겨난 내다.
작은아이가 대학 기숙사로 들어 가면서 다시 일터로 불려나가서는
그 일을 그만 둘 때까지 시키는대로 대충 고분고분 일을 하기는했지.ㅋㅋ
오랜동안 살림살이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뭐 야무진 살림꾼 이런거 모른다.
조물조물 무치고,지지고 볶는 것 못하고, 그저 왕게 사다가 터억 쪄내고,아니면 두손바닥 만한 소고기에 소금 후추를 뿌린다거나~
단순한 솜씨에 양념삼아 상차림이 발전을 하더라. 이 것도 시시해져서 지난 2~3년동안은 손에 잡히는 대로 차려놓았지만...
오늘 모처럼 여름 끝물(?)손님상 차려냈다.
냉장고에서 차디찬 샐러드는 대기상태이고, steak은 뒷뜰에서 지글지글 구어지고있고, 오븐에서 구워내는 빵은 집안 가득히 구수하다.
여러분~저녁밥 먹으로 오세요.
추신
사업결과: 떡국그릇 냉면그릇 파스타접시 스시접시 막접시 스테잌접시들이 찬장에... 그리고 머니는 없다.
연숙아~!
한 번 가 본 너의 집이라서인지
그림들이 낯익은 건만 같다.
천상 얌전한 요조 숙녀 같던 너의 학창시절도
그 모습 그대로 문득 떠오르네.......
니네 집에서 본 너의 찬장에 그릇들을 보며
살림 잘하는 티가 나더니만......
어서 보고파 진다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몇년전, 2003년도인가? 니네집에 갔을때 투박한 항아리 뚜껑에 잔잔을 촛불 20개정도 켜놓았는데 정말 인상적이었어.
비유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떼촛불은 무서버요.
가지치기한 쎈터피스가 아주 맛있게 생겼어요.
셀러드 해 먹어도 맛이 있을듯.
연숙아,
너 싸고 좋은 거 고를 줄 아는 안목 가졌구나. 아니, 발품 많이 팔았겠지.
난 뭐에 쓰나? 안목도, 발품도,수준이하. 기냥 이렇게 내 식대로 살나내.
?와~~~~~~~~~~ 연숙이네 손님들은 이런 대우를 받는구나.
당장 저녁 먹으러 가고 싶다.
손님 치르면 벌떡 일어나 비행기 타거라.
우리도 저녁 좀 같이 먹자꾸나.
추신
나는 너처럼 값지고 예쁜 그릇 찬장에 없다.
그리고................ 머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