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여행 3일째.


3박4일이라지만 가고 오고를 빼면 실제로의 관광은 이틀인셈이다.
허지만 버스 속에서 경치 감상하면서 챨리 아저씨의 강의를 듣는 것도 엄청 유익!

오늘은 곤돌라를 타고 록키의 꼭대기로 올라간다고 한다.

몇 번이고 전에 타셨던 분들은 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걸 보면 이곳에서는
따로 돈을 걷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모양이다.

어제 설상차 탈 때도 그랬다.

하긴 두가지를 한꺼번에 받았으니까! ㅎㅎ


사실 인위적으로 손을 댄 흔적이 별로 없으니
몇 년 전에 본거나 지금 보는 거나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 수긍이 간다.

겨울 여행에서는 설상차타고 빙하에 가는 코스는  없다고 한다.
대신 우리 여정에는 없는 캘거리에 들러 하루 지냈었단다.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자연!
겨울의 록키는 실제로 눈 외에는 보이는 게 없었다고 하면서도
그 경치에 반해서 반년만에 거금들여 다시 록키를 찾은 강박사가족이 이해가 된다.

호텔을 출발해서 캐나다 첫번째 국립공원의 중심도시인 밴프를 일단 지나서
2002년 6월 세계 G8 정상회담 장소이자 4계절 종함 휴양지인 캐나나스키로 이동.
곤돌라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사진을 찍어서 팔기 때문에 따로 안찍어도 된다고 가르쳐준다.
물론 안사도 되지만 여행이라는 게 인색하게만 다니면 재미가 없는 법!  ㅎㅎㅎ

곤돌라 정원이 4명인데 세명씩 타도 된다고 해서 딸이 없는 우린 언제나 예쁜 여울이를 동반!
나중에 이 일로  여울이 모녀가 티걱태걱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 이야긴 나중에 !

올라갈 때는 셋이서 갔는데  내려올 땐 거기 직원이 서양 남자를 한사람 더 태우는 바람에
우리 사진엔 그 남자 얼굴만 커다랗게 나오고 우린 다 뒷전으로 밀려 버렸다.

신기하게도 나를 뺀 세사람이 목에 걸고 있는 카메라가 다 일제 NIKKON이다.
옆지기가 "아! 니콘 카메라" 하는 바람에 이야기가 시작됬는데
캐나다의 영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우리 귀에 그 남자의 영어는 어찌나 쉽던지!

스위스 사람인데 캐나다에서 근무중이라고 한다.
스위스의 알프스와 록키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냐고 물었더니 크기가 전혀 다르단다.
록키는 정말 거대하다고!
여울이보고 우리가 부모냐고 묻길래 내가 그렇다고 하라고 했는데도
고지식한 여울이가 아버지의 선생님이라고 말해버렸다. ㅎㅎㅎ

전망대에서 음료수 마시면서 우리집 아저씨가 "여울이는 우리 딸하자" 고 한 게 발단이 되서
엄마인 이 상무가 짓궂게 "잘됬다. 교수님 아예 100달러 얹어서 드릴께요" 한다.
그리고는 다니는 내내 "지금 드릴까요?" 하며 약을 올리니 점점 여울이 얼굴이 ..............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다시 밴프로 이동 서울옥이라는 한글 상호의 식당에서 점심식사.

반가운 한글 간판과는 달리 김치는 샐러드인지 뭔지.................................


근처가 전부 상가라서 식사후 두어시간 자유쇼핑을 하시라고 한다.
근데 식당에 들어가니 깜깜하다.
드믈게 정전이랜다.
우린 운좋게도 별 걸 다 경험하고 다닌다.

한 30분 밖에서 잡담들을 하고 있으려니 애가 탄 챨리 아저씨가 자비로 음료수를 사서 나누어 주신다.


6인용 좌석이 없어서 우리 둘이 따로 앉았다.
매 번 강박사 식구들을 이산가족 만드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노부부 두분 계신 곳에 자리를 잡았다.
김치찌게정식인데 한냄비가 4인분이라고 하니 4명씩 앉을 수 밖에 없다.

품위 있어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먼저 말을 거신다.
"3일이나 지났는데  한 번도 한자리에 못앉았네요."
그래서 우린 일행이 6명이나 되서 그럴 기회가 없었다고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 보니
바깥분은 1953년에 미국유학가신 그야말로 한국의 1세대 유학파시고

사모님은 63년에 미국 유학오신 신여성이시다.
대학을 여쭈어보니 역시나 우리 선배님!
이대 화학과 출신이시라고.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선생님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나 깔끔하시고 젊어 보이시던지 우린 약간 선배인줄 알았다가 놀랐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긴 한데 선생님은 코넬대학인가 암튼 무지 유명한 대학 출신이시고
미국에서 죽 교수로 활동하시다가 정년퇴임은 하셨지만
대학에 실험실과 연구실은 그대로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보니 금방 친해졌다.
허지만 여행 중에 만난 분들과는  역시 여행으로 끝이니까!

식사 후에  두시간동안 자유시간이랜다.
로밍해간 휴대폰이 얼마나 편리한지 우리도 잠시 벤치에 앉아서 해원이에게도 전화하고
예쁜 며느리와 손자에게도 하고(나중에 보니 엄청난 요금이 나왔다).

요기조기 돌아 보며 작은 아들과 양희에게 줄 선물을 찾아보니 맨 made in China 뿐이다.
난 혼자 다니는 게 좋은데 옆지기는 따라 다니면서 자기 취향을 고집한다.
뭘 좀 물어보려니 영어회화실력이 딸려서 고심하는 차에 강박사가 와서는 그상점 주인이 일본인이랜다.

우린 갑자기 물만난 고기가 되서 ~~~~~~~~~~~~~~~~~~~~~~.

중국산이긴 해도 캐나다를 상징하는 그림의 귀여운 셔츠와 (막내가 입을 어른용도 사고 아기용도 사고)
배를 누르면 소리나는 아기곰도 사고(이건 제목이 미친곰이다) 작은 열쇠고리도 사고 했다.
큰아들이 좋아하는 육포를 사려니 이상무가 커다란 걸로 두봉지나 사준다.
특정한 곳에서 파는 건 매상의 3 %가 가이드 몫이 된단다.

챨리 아저씨 입장에서 보면 육포외에는 아무 것도 안 산 우린 정말 도움이 안되는 손님이다.

어른들 선물은 공항에서 사기로 했다.

밴프시내관광을 하는데  여긴 관광지라 그런지 사방에 관광버스가 오고
각종 색갈을 한 인종들이 와글와글이다.,

고색창연한 100 여년 전통의 밴프 스프링스 호텔, 보우 강,


보우강에는 마리린 몬로 주연의 '돌아오지않는 강'의 촬영지로 유명한 보우 폭포가 있다.
다들 영화배우가 된 것처럼 사진들을 찍고.
챨리 아저씨는 자기가 찍어야 제대로 된다고 일일히 찍어주고 야단이시다.

이제 내일은 밴쿠버로 돌아가는 날이라 모두들 더 바쁘게 사진들을 찍어댄다.
고산지대라 그런가 챨리 아저씨의 말대로 코피나는 아이들이 생긴다.
우리 일행 중에는 한이가 유일하게 코막고 다닌다.

마지막에 묵는 호텔은 지난 이틀보다 약간 쳐진댄다.
가보니 로비도 좁고 호텔 자체가 좁아보였지만 룸이 1층이다.
이럴 땐 보너스 탄 기분!

밴쿠버에서는 1층은 시끄럽다고 피했지만 여기서야 뭐 조용하기 그지없는데

무거운 가방 들고 왔다 갔다 안하는 게 어디인가.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옆지기 아저씨도 믿을 수 없고 무거운 짐이 제일 문제다.

 

되도록 짐을 줄이다 보니 우리 여사모님들 같은 예쁜 옷의 사진은 불가능!


아 록키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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