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회 - 게시판담당 : 권칠화
몇 년 전에 미국의 한 친구가 한국방문을 했습니다
여고졸업 후 30여년만에 만난 친구가
공항에서 납치하다시피 바로 동해안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둘이서 여고시절로 돌아가 추억의 책가방을 쌓기를 열번도 더 하면서
아름다운 동해안을 돌면서 또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하던 친구는
어느 항구의 횟집으로 갔습니다.
활어회가 그득한 어항앞에서 미국친구에게 어떤 걸로 먹을래?
그랬답니다.
미국의 친구는 아니 어떻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생으로 잡아먹어??
놀라고 놀래서 뛰쳐달아났답니다. 싱싱한 회를 대접하려던 친구의 성의는 어쩌고..
당연히 활어회는 날아가버린거지요.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나는 기가막혀서
없어서 못 먹는건데.. 하고 아쉬움을 남겼었지요.
원희가 잡은고기 눈망울때문에 못 먹는다는 말도 아쉬움만 남긴다
토요일에 조명애둘째딸의 결혼식이 있었어.
오랫만에 결혼식 참석차 창원서 올라온 친구가 청계천을 구경하고 싶다고해서
시내로나와 마침 이순신장군의 동상앞에 분수대를 만들어 놓은 광화문광장과
청계천의 야경을 감상하면서 토요일은 밤이 좋아!! 의 여유로움을 가져보았지.
언젠가 갑자기 조금 넓은집으로 이사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리집에서 한 15분정도 차운전으로 떨어진 윗동네가 어떨까 하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물거품처럼 그냥 사라져 버렸지. 한 이주전, 남편은 우리가 한 이야기가 불뜩생각나 동네한바퀴를 돌아보러 나갔댄다. 윗동네의 분위기가 어떤가? 하고….. 결과는 주먹만한 고양이 새끼가 길가에 내 버려져 떨고 있는것을 보고 줏어왔어. 눈도 뜨지않은 고양이 새끼가 죽게 내 버려진걸, 그냥 보고 지나칠수가 없어 거둔게 인연이 되여, 15년간 우리에게 수많은 웃음과 행복을 선사한 Puff를 작년에 너무 가슴아프게 보내고나서 다시는 짐승 안키우겠다고 남편에게 다짐을 받았는데……….. 어린것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짐승 보관소에 갖다주려고 집었단다. 그리고, 보관소에 갔을때는 많은 짐승들이 도살펴줄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어린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차마 두고 나올수가 없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고… 첫날의 대면은 어린 고양이가 얼마나 울었었는지 목이 다 쉰것같았고, 그리고 자면서도 잠꼬대하듯이 우는 고양이를 옆에 품고 거실에서 잠을 자는둥, 마는둥 첫날밤을 보냈다. 그렇게 보낸 하룻밤 인연이 다음날에는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혹시나 내가 잠깐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날 찾으며 운다. 직장에서도 하루종일 그놈의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려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고… 퇴근해 집에 들어서자 마자 내 목소리를 알아 듣는지 콩알만한게 발딱발딱 뛰어 내 품안에 안긴다. 내가 없는 동안은 남편의 품안에서 떨어지지 않았노라고…. 쬐끄만 고양이가 온집안을 쏜살같이 뛰어다니며 논다. 신나게 혼자 놀다가도 종종 내 무릎에 올라타서 마치 안기는것 처럼 두발로 내 다리를 감싸고… 그리곤 남편에게 달려가 그의 가슴에 안겨 잠이 들고…. 게으름만 피우던 아침이 요즘은 조금 바쁘다. 고양이 화장실 치워야지. 세수하자고 부르면 알아듣는듯 예쁘게도 화장실로 쫄랑쫄랑 따라와 내옆에 앉는다.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 귀, 손발바닥,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를 닦어주면 그대로 얌전히 내 하는데로 몸을 맡긴다. 그리고 내차례, 내가 끝날때까지 옆에서 장난하며 혼자놀고. 무정한 사람들… 이 예쁜것을 어떻게 버렸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얼떨결에 우리 인생에 합승한 새 식구의 이름은 “파이” Sweetie Pie 그리고 Cutie Pie, 어떤것을 부를까 고민하다가 그냥 합쳐서 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벌써 제이름이라는걸 인식하는지, 파이소리만 들으면 귀를 쫑끗쫑끗… 운명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더라. 이세상에서 어정쭝하게 만나 일생이 함께 얽혀져야만 하는 피할수 없는인연. Puff 그리고 Pie가 우리를 만날 운명을 타고 났기에 가엾게 버려졌나보다… 우리집 새 식구, 파이를 소개합니다.
은미의 새식구를 환영한다.
난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서 별로인데도
파이의 스토리를 들으니 안쓰럽고 또한 사랑스러워지려고 해.
게다가 생기기도 조막만한 게 예쁘게 생겼고 말야.
읽어내려 가면서 가슴이 쨘~ 한게 찐한 연민마저 느껴진다.
파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우리 은미 부부가 그토록 행복할 수 있으니 분명 복덩이 맞지?
파이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거라.......^^
나도 새식구생긴것 축하한다.
아주 예쁘게 생겼네.
이름도 예쁘고.. 암컷이니?
너희부부의 정성으로 오래오래 살것 같다.
영옥아! 네가 알고 싶은 어항속의 활어회보고
못 먹겠다고 한 친구는 은미란다.
은미야! 생각나니??
칠화야,
이건 내 버젼의 스토리…
친구가 회를 권했을때, 나는 생선을 별로 즐기는편이 아니고
더우기 생선회는 먹은적이 없기에 망설이는 나를 보고
한번쯤은 먹어보라면서 회집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생선회라니까 당연히 냉동기에서 나오는걸로 생각을 했었거던.
근데, 큰 어항에서 고르라고 했을때, 조금 당황하기는 했어.
이유는, 물고기가 무척 컸고, 나 자신조차 좋아할지, 싫어할지도 모르는상태에서
친구가 그 비싼돈을 소비할게 먼저 머리속에서 계산이 되더라.
아마도 내가 한말이, “저걸 잡아서 준다고??”
그 음식점 (횟집)을 들어가는 입구에는 포장마차들이 죽 들어섰는데
여러가지 튀김을 즉석에서 튀어내서 팔고 있더라 .
추운 날이였어.
포장마차에서 서서 먹는거…..
정말 해본지도 오래됬고, 그게더 나에게는 마음이 쏠리더라.
그래서 친구에게 생선회는 됬고, 나 튀김사주라. 포장마차에서.
정말이야? 하는 의아한 얼굴 짓는 친구의 옷소매를 끌어 포장마차에서
여러종류의 튀김을 너무나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먹은 그런 하루였어.
칠화, 너도 언젠가 나한테 그랬지?
비싼음식은 다 마다하고, 싸구려 칼국수 사주니까 잘먹는다고…
내가 한국에서 살았을때는 여자들은 뱀장어음식 안먹은걸로 기억한다.
그게 아마도 술안주로 남자들 상대로 팔던 음식이고,
생선회는 일본음식점이나 가야 비싼돈 주고 먹을수있었던것 같은데..
어쨋거나, 나는 그런음식 먹은적이 없어 맛있는지 맛없는지 잘 모르고,
또한 내가 원래 음식에 대해서 모험심이 없기때문에
모르는 음식을 즐겨먹기까지는 많은시간이 걸려.
네 버젼을 읽다보니, 마치 내가 생선죽이는게 싫어서 안먹은거 같이 들리는데,
그건 아냐.
하긴 나이가 듦에 마음이 조금은 여려지더라.
나, 낚시 많이 다녔고, 잡은고기도 많이 요리해서 먹었다.
물론, 남편이 물고기를 다 다듬어서 나는 요리만 했지만서도…
나도 한극에 나가면 비싸고 좋은 식당보다는 동네 분식집이나
길거리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서 먹는걸 더 좋아해.
싸고도 맛있고 한국적인 정을 그런데서 더 느끼는것 같애.
나는 회를 너무 좋아하지만
은미 마음은 이해한다는 말쌈.ㅎㅎ
그 친구가 누군지 그것이 알고싶다.^^
명애 딸이 결혼했구나.
곧 할머니 되겠네.
명애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