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영주 위원장이 올린 경주에서 찍어온 목백일홍 나무가지를 보고 이제 막
고물 고물 갖 피워낸 목 백일홍 꽂을 올린 기억이 있다. 
이젠 가지가 척 척 늘어지도록 탐스런 꽃 송이를 매단 잘 생긴 나무들이 마치 대 낮에 
불꽃놀이를 벌리는듯 아름답다.  얼마나 오래 오래 꽃을 피우면 백일홍이라 했을까?

백이라는 숫자는 그 숫자적인 의미를 떠나 우리에게 또 다른 많은 의미를 준다. 
아기가 태어나 잘 자라준 백일을 기념하며 떡을 도르고,
소원을 이루고져 백일 기도를 드린다. 백은 백을 훨씬 넘어서는 기대와 희망이 있다.

이렇듯피고 지는 꽃잎을 보며 문득 누가 무어라 해도 우리 방을 지켜주는 선민방장이
떠오른다. 지치줄 모르고 피어나는 배롱꽃같은 끈기 있는 방장과 함께 시 하나를 읽고 싶다. 
2기의 김은희 선배님의 부군이신 시인 김정웅님의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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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열흘 배롱꽃 처럼


석달 열흘 배롱꽃 처럼

꽃이라도 피워보는 거라


겨우 몇날, 자지러질 듯

겨우 몇날 발광할 듯

진땀  내음 나는 봄꽃 아니라


한여름 석 달 열흘 간지럼꽃

피는듯 지고

지는듯 피고

심심한 마음이면 아주 심심해질 때 까지

심심해서 마음이 아주 편할 때 까지

헛것이면 

헛꽃 그대로 피워보는 거라


석달 열흘 배롱꽃처럼

그냥 피워보는 거라






정우가 올린 백령도 배롱꽃 가져왔어. 정우야 괜찮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