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레지던트 졸업을 하면서 직장을 따라 보스턴으로 이사가게 된 것이
31세 가까이 되도록 시카고에서만 살았던 막둥이에게는
보통으로 신기하고 흥분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편도 덩달아 몹시 좋아했는데
그 이유인 즉슨 보스턴이 동해안 아틀란틱 바닷가에 있다는 것이고
바다 낚시도 갈수 있겠다는 것이고, 흔한 생선을 실컷 먹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하기는 삼년 만에 들른 시카고 친구네 집 어항에 그동안 상당히 몸 집이 불은 고기를 보고는
잡아 먹자..운운하며 군침을 흘린 생선광이니까 그럴만도 한가?
전생에 생선하고 원수가 졌는지 생선이라면 먹고보자는 식어족이니...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여러 곳이었지만 보스턴이 가장 기대가 컷었다.
물론 아들이 살 환경이 어떤가 보고 싶었고, 장차 며느리 될 아이가 사는 데도 보고 싶었다.
빨리 결혼하여 같이 살라고 해도 말을 안 듣고
같은 동네에서 한번 살아 보고 싶다면서 아파트를 따로 얻어 놓았는데
보스턴은 너무나 좁고 파킹은 그렇게나 어려울 수가 없었다.
수도 없이 빙글빙글 돌다가 반 시간도 더 걸려 아주 멀찍한 장소에다 파킹하는 수 밖에 없었다.
넓직넓직한 데서 사는 우리로서는 영 불편한 일이었지만 그런 결함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은 보스턴대로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마치 유럽 어디에 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오목조목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었던 것...

다운타운 콘도에 살고 있는 장차 며느리 될 아이 집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그곳을 거점으로 그 주위를 걸어 다니면서 여러가지 구경을 하게 되었다.
특히 그 다음날 아침에 배도 되고 버스도 되는 '오리 관광'을 하였는데
보스턴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면서 익살맞은 가이드가 한도 없이 웃겨주었다.
관광거리들마다 보통 미국 최초의 것이며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설명이 아주 많았다..
보스턴 사람들의 대단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주요 산업이 교육(대학이 50 여개가 있다는 것 같았다.)과 병원이라는데
그래서일까 불경기 여파가 심하지 않은 듯 하였다.
보스턴에 가는 사람은 필히 그 오리 관광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우리가 도착한 그 밤에 랍스터를 쎄일하는 식당이 있다고 하면서
가는 길에 몰 안에서 생굴을 쎄일 한다고 하며 그것을 먼저 먹이고 그곳으로 데리고 갔다.
한 마리에는 11불이지만 두 마리에는 20 불이라나 네 마리를 시켜서 넷이 나눠 먹었다.
알뜰한 며느리가 될 조짐을 많이 보게 되어 웃음이 나왔다.
그곳에 있는 동안 참으로 많이도 걸어 다녔다.
아리조나에 있을 때보다 더 까매진 이유가 순전히 걷고 또 걸어서였다.
그곳에 있는 사박 오일동안 마침 7월 4일에는 보스턴 팦스와 독립기념일을 보내는 행사가 있어서
상당한 거리가 되는 시립 공원까지 걸어갔다.
거기에 챨스 강가의 연못이 있었고 잔디 밭에 야외 공연장이 예비되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네 시경 이었는데 연못 주위로 사람들이 벌써 가득 모여들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니 좋은 좌석을 위하여 며칠 전부터 와서 밤을 새운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아예 텐트를 치고 살림을 늘어놓고 바베큐를 하며 음식을 나누는 모습을 많이 볼수가 있었다.
사람들은 성조기를 흔들며 다니고, 자유의 여인상의 삐죽삐죽한 관 같은 것을 쓰고 다녔다.
독립 기념일을 상징하는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임시 야외 화장실을 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간이 음식점들도 많았는데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서고 또 섰다.다..
우리도 시원한 연못가에 자리를 잡은 후에 연못을 빙 둘러 다니면서 먹을 것도 사 먹고
사람들 사이를 공연히 휘젖고 다니면서
젊은이들 틈에서 젊은이처럼 기분을 잡았다. (그동네는 젊은이들이 비교적 더 많이 사는 것 같았다.)
끊임없이 한없이 몰려오는 사람들을 보며 독립 기념일이 얼마나 큰 명절인지,
보스턴 팦스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새삼스레 알 것 같았다.
보스턴 시가 해마다 무료로 이 행사를 하는데
얼마나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일지 참으로 보스턴 시가 잘하는 일 같았다.
점점 어두어지면서 길 자체가 없어지면서 차곡차곡 겹겹이 서서 기다렸다.
나는 미국와서 그런 인파는 처음으로 구경한 것 같았다.
사람 구경도 대단한 것이요, 오랜만에 할 만한 것이었다.
공연히 남들틈에 그 자리에 있는 것만해도 기분이 좋았으니까...
50 만명이 예상 인원인데 나중에 보니 그보다 더 모였을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24 년을 별러서 왔다는 사람도 있었으니까...
낮부터 공원 옆 길은 완전히 막고 기마순찰들이 왔다 갔다 했는데
밤이 깊어 가면서 입추의 여지가 없이 가득하게 공원에 사람들로 차고 넘치자
그 길에까지 동네 사람들이 나와 앉아 있거나 서있었다.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기다리기에 지쳐서 파란 하늘 뭉게구름을 쳐다보며 낮잠도 한숨 자고
가지고간 책도 읽으면서 한도 없이 기다렸다.
드디어 해가 지고 캄캄해져서야 시작을 하는 것이었다.
초청가수 닐 다이아몬드가 부른 '스윗 캐롤라인'은 귀에 익은 정겨운 노래였다.
또한 그곳에 모여있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흔들흔들 따라 부르는 만인의 애창곡이었다.
스윗 캐롤라인~오! 오! 오!....
보스턴 프로 야구 레드삭스의 단가이기도 해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노래..
앵콜로 또 한번을 불렀고 모두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해마다 이 노래를 반드시 부른다고 한다.




인선후배,
자주 뵈니 반갑군요.
더구나 두주전에 저위에 올린퍼블릭 도서관 앞에서
하도 구름이 예뻐서 사진을 찍어온게 있는데
바로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단 사실이 재미있네요.
저도 보스톤 가끔 가는데
어쩜 거기서한번 만날수도 있겠네요.
인선 선배님
글도 잘쓰시고 얼굴도 예쁜 선배님
웨딩 샵을 정리하셨다는 글 읽고 마음이 아팠는데
네 자녀를 훌륭히 키우시고 건강하신 것, 신앙으로 감사하게 받아들이시는 모습이
성공한 것이지요.
미국에서 제일 집값이 비싼 곳이 보스톤인데
학교도시답게 젊음과 정열이 살아 있는 곳이네요.
아이들 어렸을때 하바드 대학 방문한 것 밖에는 보스톤에 가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나도 수많은 인파들과 같이 그 길거리를 걷고 싶어집니다.
아~ 인선아~
이 공연이 전부 무료라니 대단하다.
닐다이아몬드의 열정이 아직도 뜨겁고 마지막에 화려한 폭죽으로 마무리까지~
은퇴 후의 삶 벌써 성공적으로 하고 있네.
볼것 느낄것 너무나 많지?
일하는것 보다 그렇게 즐기는것이 더 좋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