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살아 오면서

무수히 버리는 연습을 많이 해온것 같으다.

 

이왕 어차피 건너 뛸수없는 벽에 부닥치면

겨울엔 양지 찾아 더운 한낮엔 응달 찾아

나름대루 현실을 부대끼지 않고 적응하며 사는 법을 터득하는데는

긴 인생길에서 넘어져보며 상채기도 나고 때론 몸저 눕기도하며

오랜시간이 걸렸다.

끊임없는 시행착오가 약이 되기도 하고.....

 

지금도 사는일엔 딱히 자신이 있지는 않지만

무언가 선택의 기로에 있을땐

수수 방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과 갈등을 하면서

도저히 내 선택에 자신이 없을땐 보이지 않는 그분께 맡겨 버린다.

 

요즘 우리가게터는 도시 개발의 중심선에 있어서

전쟁터에 폭격맞은 페허처럼 을시년 스럽다.

군데 군대 철거된 건물 잔해에서쓰레기 더미와 먼지로

더위와 장마를 더욱 짜증으로 몰아간다.

 

고로 요즘 나의 땡땡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어차피 7월말까진 도시 개발본부에 가게 비워줘야하구

그때가진 나의 취미생활 1호인 여행 떠나기 스케쥴이 진진바라로 잡혀져있는데

딸네 식구들이 진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연일 딸아이 스케쥴에 밀려

집에서 보모로 전락하게 되고 보니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는데

누군가가 애보라하면 오뉴월 삼복에 밭메겠다 한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걷으며 방글방글 웃는  어린 손주모습에 엔돌핀은 급상승하는데

눈 돌리면 사고치는데 말귀나 알아 먹어야지......

 

오늘 아침에도 씻기를 일고 여덟번

김치냉장고 위에 울려논 김치그릇 까치발로 내려땡겨

유리그릇 박살나고 김치국물은 도처에......

우이~~ 치우는데 정말 땀나네!~~

 

이럴땐 정말 내마음대루 되는것 하나도 없는것 실감하면서

내 청춘시절 나는 어찌 애 셋을 키워 냈을까?

기억이 가물가물~~

힘들었던 언저리만 간신히 맴돌뿐.....

그래서 인생살이 고달퍼도 살아가게 되는 모양이다.

 

우리 딸아이의 예기치 않은  친정 휴가가 끝나는 날은

난 나의 선택의 길에 최선을 다해야 되는 과제가 남았다.

 

모두 일접고 한가한 노년을 즐겨야할 나이에

난 또 우왕좌왕 하다가

내마음 90프로는 이젠 쉬어라! 별 대책없지만 쉬어도 될나이가 되었쟎니 하며 최면 걸기를  1년여!~~~

그런데 주위에 조언을 구하면

딱 울 옆지기 빼놓곤 모두가 일접지 말라는 조언들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나의 선택에 기여(?)한 것은

취미 생활하는데 필요한 경비 마련을 남의 손 빌리지 않기 위해서인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일하고 언제 여행다닐것인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 불황에 어찌 살아 남으려고 일은 또 벌리느냐는 디렘마에 빠지게 되는데

요기선 나나름의 핑계거리를 만들어 보는데

최소한의 경비만 나오면 된다는것

가게 유지비에 용돈정도만 욕심(?) 내겠다는 소박한 바램,

그리고 지인들의 사랑방 역활을 기쁜 마음으로 하겠다는 바램

게으른 내가 쉬게되면 어영 부영 시간을 무지히게 낭비할거라는 우려~~

 

그러면 여행시기는?

5월부터 8월까진 일이 없어 거의 놀다싶이하는 관계루

요때를 적절히 시간 맞춰

우선 아름다운 우리 국토부터 밟아보기로 대강 테두리를 정하고 나니

내가 새로이 시작하는 나의 일 선택에 갈등은 장마비에 씻겨 내려 보내고

8월 염천하에

난 가게 수리하고 옮기는 일에 전력 추구하게 될것이다.

 

이리 쓰다보니 우~쒸~~!

오늘 날씨도 괜찮은데 우이령 넘어가는 길 걷기로 한 약속은 물건너 갔쟈너.....

맘대루 뜻대로 되는일 없어도

하루 하루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일주일 한달~~

Mt.sulak 081.jpg

지금 창밖엔 매미가 신나게 울어 제끼고 잠자리떼도 높이 날아다는데

얼마지나면 이 더위도 사그러 질 모양이다.

그러면서 분주히 지나온 우리들의 삶도 언젠가는 사그러지겠지.......

 

그래도 지금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엔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예쁘게 보이네!

아름답다고 느껴짐은

 노을이 물든 하늘처럼 곱게 늙고 싶다는 조그만 소망을 담는 마음일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