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쿡 카운티 병원 응급실 레지던트를 졸업하는 것은 그 아이의 기쁨이요,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이 될 정도로

우리 온 가족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졸업 축하 파티를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했는데

전도사 아들은 못 오고, 큰 딸네 어린 손자만 빼고 우리 식구 모두 모인데다가

막둥이의 예비 신부까지 같이 모였으니 한 테이불을 몽땅 차지 할수 있었지요.

 

이제 우리 아이들 넷 교육은 이것으로 완전 끝이 나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은 사건이었습니다.

"상 하나도 못 받은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진심으로 아들을 사랑하고 아껴주던

동료 의사들과 어텐딩 의사들의 칭찬은 우리 식구들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응급실 레지던트 교육에서는 미국 최고라고 할수도 있는 쿡 카운티 병원을

무사히 졸업해 준 아들이 장하고 너무 감사한 것이었죠.


 

 

올해 16명이 졸업하는데 한국 사람은 하나 뿐이었어요.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 지나와 함께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온 식구가 모여 찍는데 친구도 곱사리 끼었고 한 사위는 사진을 찍고 또 한 사위는 어디로?

 
미국사람들은 서서 오래도록 이야기하면서 놀더군요.
지루해지고 피곤하기 쉬운 두 딸들을 데리고 한편 의자에 앉았어요.
두 딸이 다 임신 중이고 배가 몹시 불렀거든요. 
더구나 동생을 떠나 보내야 하는 큰 딸은 조금 섭섭한 마음이어서 표정이 안 밝았어요.
시카고에서 엄마 이상으로 보살펴 주었는데 이제 자유롭게 날라가 버리니 말이에요. 
뿐만아니라 자기 아들에게 최고로 좋은 삼촌이었으니 말이지요.


 
아빠와 아들...아빠는 자기 꿈을 이루어준 막둥이를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요.
이 아이만 생각하면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고요..
 

 

멀리 샌프란시스코에서 작은딸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왔어요.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는데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마다 않고 오게 만들었죠.

사위는 아주 열심히 울 딸을 열심히 보살피고 있으니 보기가 좋고 고마웠어요.

 

아들과 엄마... 이 사진에서는 내가 애인처럼 보이지 않나요?

어둔데서는 아직도 젊게 보인단 말이에요. 착각은 마음대로 자유니까ㅎㅎㅎ

 
사위들이 한 장면에 잡혔네요.
큰 사위는 사진 찍느라 사진에 잘 안나옵니다.
두번째 아기를 임신하고 있는 큰 딸 곁에 착한 사위가 열심히 돌보고 있으니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아요.
 
큰 딸은 막둥이 동생을 너무나 사랑하는데 이번에 졸업하고 보스턴으로 가버리니
슬퍼서 죽을 지경인 모양입니다만....
 
보스턴에서 새로운 인생을 여는 막둥이를 축복하면서 하나님께 영광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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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졸업 파티가 있은 뒤 쿡카운티 병원에서 마지막 날까지 더 일을 하는 동안
막둥이는 우리 부부를 불러 피 검사를 하도록 해주었어요.
엄마의 갑상선 항진증이 걱정이 되어서 한번 하자는 것이었어요.
 
그 이른 아침에 그곳에 갔을 때 옛날에 미국에 갓 와서 살았던 메디칼 센터 동네이기도 해서 감개가 무량했어요.
그곳에서 첫 딸을 낳은 해리슨 아파트가 눈에 들어와서 사진을 찍었구요.
이 아파트 307호 실에서 일년동안 살았어요.
밤에 우리 차 타이어를 몽땅 뜯어가는 도적도 맞은 험한 동네였어요.
그 밤에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꾸미고 얼마나 피곤했었는지...
 
 
병원 리셉셔니스트는 처음에는 냉대를 하더니 매튜 리 부모라고 했더니 갑자기 대우가 달라지더라구요.
예쁜 아가씨였는데 울 아들을 좋아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슬쩍 들더만요ㅎㅎㅎ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을 몰라 하면서 직접 전화를 하고 난리를 치데요. 얼마나 우스웠는지요...
 
 
 
의사 가운을 입은 아들이 나와서 자기가 일하던 곳을 이곳저곳 다 보여주는데 
우리집 홈런 막둥이가 정말로 자랑스럽고 정말로 행복한 아침이었답니다.
그동안 힘겨웠던 그 많은 세월들을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의 기쁨을 용서하시고 함께 즐거워 해주실꺼지요? 
(2009 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