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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3일간 비온다는데, 우리 여행가는데 지장없나?"

"이지역만 온다니까, 신경 안써도 될거야."

잠자리들기전쯤, 드디어 천둥번개와 함께 쏟아지는 비는 엄청났다.  게다가 회오리바람 경고 사이런도 울려오고..

 

천장이 무너지는듯한 천둥소리에 잠을 자는둥, 마는둥

새벽 4시에 눈이 떠져 다시 잠을 청할수가 없어 밖에 나가 살펴보니, 비는 조금 멎고, 동네몇집의 나무가지가

지난밤의 비바람에 부러져 앞마당이 엉망인게 보였고, 다행스럽게도 우리집 나무는 대견스럽게 가지 부러진데 없이

번듯하게 있었다.

 

집을 떠나자 비는 멎었고, 날씨가 조금 쌀쌀한게 상쾌하기조차했다.

한 20분정도 갔나.... 갑자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

그렇게 30분간을 가다보니 비가 먿는다.  저 비가 우리동네로 갈텐데... 걱정이 앞섰다.

남편은 태평스럽게 흥얼거리고, 어떻게 저렇게 마음이 편할수있나?? 하는 생각에 서로의 성격차이를 새삼느끼게 했다.

 

"제기랄 !!" 갑자기 남편이 내밷는 소리..

뭔데? 주위를 돌아보니, 교통경찰차가 뒤에서 flashing lights 을 키고 따라오고 있었다.

비때문에 늦쳐진 시간 땜빵한다고 달리더니...

 

"속도위반을 하셨는데요.  면허증과 보험증 내 주십시요."

"허허허, 나는 이곳이 70 마일인지 알았는데, 아내하는 말이 60마일이라고 하네요."

"아내가 항상 옳지요.  근데 목적지가 어딥니까?"

"오랫만에 유타주로 휴가를 가는중입니다."

"남편이 병원에서 오래 입원하고 지내다가 몇일전에 퇴원을 해서 모처럼 바람좀 쐬고 오려고요." 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허허허, 예. 제가 동안 좀 아팠거던요.  병원생활이 하도 답답해서, 퇴원하자마자 여행한번 가자고 나선건데,

마음이 조금 설랬나봅니다.  여기 면허증과 보험증이요."

약싹빠른 남편이 내 거짓말에 즉시로 궁짝을 잘 맞춘다.

 

경찰은 나를 힐끗쳐다보더니, 보험증을 돌려주고 남편의 면허증을 갖고 경찰차로 돌아갔다.

실실웃으면 남편이 하는말, "교통경찰이 그런말들을 얼마나 들었을것 같냐??"

가뜩이나 속들여다보이는 소리를 한지라 나조차도 속이 좀 불편한데... 입을 열면 당장에 부부싸움으로

진전될것 같아서 그저 째려만 보니,

"아니, 아니.  잘했어. 잘했다고.  역시 내 재치있는 마누라야.." 하며 얼버부린다.

그러면서도 계속 웃음을 짓는게, 내 열통을 열리게 하는차,

다가온 경찰관이 면허증을 건내주면서, "경고티겟을 드릴테니 조심해서 운전하시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남편과 나는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다시 여행길로 향했다.

"하하하.. 마누라 거짓말 덕 톡톡히보네.  그 경찰관, 네가 조금 애처러웠나보다. "

"완전 거짓말은 아니지.. 시간적 차이가 좀 있었던거지!!  어쨋거나, 90일간 근신이라는거, 잊지마!

또 걸리면 딱지 2장 되는거, 절대 잊지마 !! "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절만 해."   이렇게 시작된 여행길이였다.

 

콜로라도주를 지날때는 Grizzly Bear가 도로를 가로지르는것을 보고 급하게 사진을 찍는다고 했지만,

사진에 담긴것은 찾아볼수가 없어서 안탑깝기만 했다.  그래도 처음 Grizzly Bear 를 실제로 자연속에서

보았다는게 너무나 신기하기만 했다.

 

한 20년전에 가보았던 Monument Valley가 너무 인상이 깊어, 다시 한번 둘러보고싶은 마음에 가보게된

Utah주는 자연의 웅장함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정도로 다시금 깊은 감동을 주었다.

Moab 의 Arch National Park, Bryce Canyon National Park, 그리고 St. George 의 Zion National Park ; 말로는 차마

표현할수있는 단어를 찾지못할만큼, 단지 내 자신의 존재함이 너무나 작게만 느껴짐을 깨달케 하는곳이랄까...

 

지학을 배울때 조금더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면, 웅장한 Rock Formations 을 조금은 이해할수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는곳마다 상기되였고, 해도 지구상에 이런곳을 구경하러올수있는 행운에 짬짬이 감사하고했다.

 

돌아오는길에는 Historic Highway Route 66 로, 그리고 Arizona주에 위치한 Meteor Crater를 찾아보았다.

50,000년전에  meteorite impact으로 생긴 구뎅이라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우리가 살고있는 주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것은 시간문제로구나 함을 실감할수있었고.

 

Interstate open highway를 보통 속도위반으로 달리던 남편이 요번에 찍힌 Warning Ticket 때문에

속도제한으로 4000여마일을 운전하려니 무척이나 피곤했나봐.  틈틈히 내게 운전대를 내주고,

그리고 내가 운전대를 잡은 이상, 듣기싫은 음악도 듣고 -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처량스럽다고 안들으려하는데,

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해야 졸립지 않다고 거짓말 했거던.)

 

너무나 인상깊은 좋은구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은 여행 떠나는날보다도 좋았다.

텍사스주에 들어서 집을 향해 차가 달릴때는 바깥의 온도가 93도라고 한다.

여름이 드디어 왔구나.  텍사스의 여름, 정말 지겹게 뜨거운 날씨지만, 그래도...

"No Place Like Home !"

그리고 그이후부터는 쏟아지는 잠을 자고, 자고, 또 자고... 오늘이 몇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