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인천 향교, 도호부 청사에서 열리는 전통혼례....
남색 한복의 6명의 교꾼이 메는 가마를 타고 신랑이 입장을 하고 다음에 새색시가 입장을 합니다.
상 위에 기러기를 사이에 두고
각자 떠다놓은 대야에 담긴 물에 손을 정갈히 씼은 다음, 합환주를 마십니다.
새색시 곁에 두명이 붙어앉아 시중을 드는데도
계속 절을 시키는 통에, 어설픈 색시는 엉덩방아를 몇번이나 찧습니다.
그럴때마다 하객들은 당황해 하는 그 모습이 귀여워 "와아'하고 함성을 지르며 박장대소 합니다.
나중에는 상청으로 닭 두마리를 날리고
신랑은 새색시를 업고 주위를 한바퀴 돕니다.
엄마도 업고 돌라 하고, 장모님도 업고 돌라 하니
앳띠기만 한 새신랑은 죽을 지경입니다.
오늘 이 풍경은
3회의 김혜경 선배님 가족이 , 미국에서 날아 와 한국에서 올리는 전통 결혼식의 풍경입니다.
색시 부모님은 얼마나 좋은지 시종일관 입이 귀에 걸리고
저처럼 전통혼례가 생소한 사람들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인가요?
더 더군다나
이 곳은 혼례식과 겸해, 인일 제고의 합동 동문회가 열리는 듯 곳곳에 낯익은 얼굴들이 손을 흔듭니다.
제고의 유명하신 유기화 선생님
우리 인일의 강순옥 선생님, 유정희 선생님, 허회숙 선생님을 비롯해
선생님들은 제자의 인사를 받느라 바쁘십니다.
김혜경 선배님이 인일 3회, 부군되시는 박성호님이 제고 11회인 까닭이랍니다.
저기 가까운 곳에 제고 전임 정보위원장이신 안억봉 원장님도 보이고요 바로 곁에 용상욱님도 계시네요.
반가운 마음에 "왜 요즈음에 우리 게시판에 뜸하냐고?" 물었더니 웃기만 하는 용상욱님.....
설마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고, 머지않아 다시 찾아주시겠지요?
시간 반에 걸친 혼례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라마다 르네상스에서 열립니다.
축하 음악회로 시작되는 오늘의 피로연은 좀 색다릅니다.
혜경이 선배님의 막내 동생인 가수 김광진의 사회로, 제일 먼저 김광진이가 "마법의 성"을 들려 주었습니다.
"마법의 성"을 부르는 김광진이를 보니까 첫사랑을 만난 듯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렇게 직접 듣게 될 줄을 어찌 알았을까요?
실은 중학시절 광진이는 저에게서 국어를 배웠답니다.
그 당시엔 눈망울이 "제임스 딘"을 닮은 아름다운 소년이었지요.
그런데 30년이 흐른 지금, 스타와 팬의 한 사람으로 만나게 되니 만감이 교차됩니다.
물론 "마법의 성"이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니 더욱 더 대견하고요.
광진이가 더욱 더 큰 사람이 되어서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는 대스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음의 축하곡이 유정희 선생님의 "어머님 마음"입니다.
이제는 팔순을 바라보는는 선생님의 노래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름이 쪽 끼쳤습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옛날 옛날 우리를 가르치던 그 목소리 그대로 였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 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목소리"와 "성격"이라고 했던가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눈물이 주체를 못 하고 흐르고야 말았습니다.
여전히 청아하고 아름다운 선생님의 노래를 이 자리에서 들을 수 있다니요.
이래 저래 내가 오늘은 감상에 젖어 눈물을 한바탕 쏟을 모양입니다.
인일여고 동창 동아리 "솔메"의 "사랑의 서약" 연주도 있었고 김혜숙 피아노 반주에 맞춰 주용점님이 "물망초"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김혜숙 동문은 부군되시는 한치화 박사님이 얼마나 뒷바라지를 잘 해 주는지 부럽습니다.
오늘도 바쁜 중임에도 이곳까지 장비를 손수 싣고와 연주를 도왔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하다 잠시 귀국한 예쁜 딸까지 피아노 연주를 해서 온 집안이 출동을 했네요.
앤공주인 안광희님이 찾아와 인사를 나눈 것도 잊지 못하겠고요
저는 오늘 김혜경 선생님이나 앤공주님이나 처음 얼굴을 보았으나 게시판을 통해 익숙해서인지 서먹하지가 않았음은
다 인일의 게시판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카메라가 터지고 웃음이 터지고 했습니다.
인천 사람이라면 지성소아과 김관철 박사님의 신세를 지지 않은 분이 없지요.
이문열님의 작품을 읽다가 김관철 박사님의 이야기가 나와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품위있고 건강한 모습을 뵈오니 옛날 박사님 앞에서 진찰 받을 때 무서워 울던 꼬마가 이제는 박사님 손을 잡고 싶습니다.
김혜경 선배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윤용범님
인천에 살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인연이 없을 수가 없지요.
그래서 고향이 좋기도 하고요.
한선민 선배님이 친구인 혜경이 선배님을 위해 그 날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부군 되시는 멋쟁이 진사님도 손수 오셔서 이모저모를 담으셨고요.
카메라 들고 덜렁덜렁 돌아다니고 기웃대느라고
내용을 자세히 보거나 듣지 못했는데......
산학이 글 보고 떠오르는 장면은 사진 보는 거 이상이죠?
이렇게 모든 행사의 뒷마무리를 해주는 산학이는
어디에서고 필요한 사람일 수밖에 없답니다.
영주야, 허리가 아픈데도 몇 시간이나 서서 사진을 찍느라 더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끝까지 마무리 하는 너는 정말 프로야.
고마워.
사나기 후배
울같이 해외에선 후배가 올린 그런 글들을 무척 좋아하지
향수 달래는데 처방 같구나
원이로데 가진 못하고 변천한 모국에 결혼 행사
거기에 보너스 모양 선후배 스승 지인들 한자리에서 뵙고 말이야
여기 교포 사회에도 이렇케 저렇케 연결이 되여 모두 뀌여 있어서
따지면 모다 친척이고 아는 사이란다 후배가 광진동상 국어선생이였다니 말이다
글 고맙다 모국 그리며 잘 읽었다 총총
역시 국어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