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연두색을 조금 넘긴 연초록으로 가득 차 있는 산.
그 산위에 우뚝 서 있는 왕관을 쓰고 있는 형상의 바위, 秀바위.
그 바위 옆에 깊이 숨어 있는 비경, 화암사.
미시령 고개로 접어드는 초입에 있는 화암사 앞 골짜기에 공중걸이 하고 있는 찻집.
바람소리와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와 잘 어울리는 명상음악.
가까이 들리는 사시 예불 독경소리.
정갈한 다다미 바닥.
송화 가루에 꿀을 넣어 마시는 <송화밀차> 한잔.
바라보기만 해도 든든하게 훌쩍 큰 아이의 맑은 눈빛, 미소.
낳고 키우던 모든 순간들이 영사기 필름처럼 좌르륵 돌아가면서 가슴이 뭉클...
이제 2주 만 있으면 대한민국의 군인.
어느새 다 자랐구나.
생각하면 모든 것이 다 감사하고
그로인해 내 속에서 물씬 피어오르는 행복감.
눈물이 핑그르르.
남자가 군대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서 힘이 들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고향에서 기다리실 어머니라고 하던데...
내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내 아들이 힘들 때 버팀목이 되겠구나.
약해지지 말고 의연한 모습 보여 줘야지.
나이 오십이 되도록 살면서
군인의 애인도 해 봤고
군인의 아내도 해 봤고
군인의 에미도 해 봤는데
제일 가슴이 절절하고 애틋한 것이 에미더라.
아들이 군복을 입고 있을 적에는
자나 깨나 아들이 있는 곳으로 마음이 향해 있어서
일기예보도 내가 사는 곳보다 아들이 있는 곳을 먼저 보게 되고
떨어지는 가랑잎에도 뒤통수가 깨진다는 병장 말년까지 다 마치기 전에는
한 순간도 마음에서 군인 아들을 내려놓을 수 없더라.
그냥 내 모성 본능이 그리 시키더라.
아들을 하나만 낳을 걸 그랬나.
산고를 두 번 겪었듯이 두 번 치르는 일.
작은 아들 또 군대에 보내기.
마음은 힘들지만 그래도 둘 낳기를 잘했다.
첫 애는 첫째라 애틋했는데
둘째는 막내라 애틋하다.
이렇게 해서 나도 철이 들고
아이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인생의 여정.
나도 머리로는 다 안다.
마음이 짠해서 그렇지...
아들아 ~
건강하게 잘 다녀오너라.
입대할 때의 모습에서 머리칼 하나 훼손하지 말고
오히려 지금 모습에다 <철>을 더 보태서 나오게 되기를
네가 돌아오는 그날까지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으마.
나는 죽어도 고무신 거꾸로 신을 수 없는 바보 같은 애인,
군인의 에미.
명옥언니~신영아~춘선아~
모두 고마워요.?
입퇴원을 반복하다보니 많이 회복하셨어요.
힘내서 열심히 살렵니다.
신영아~ 일병 잘 있지?
세월이 약이라니까 기도 많이하면서 기다리자꾸나..
신영아.
예전에 우리 동서는 딸만 둘인데
"에이그 딸들도 한 일년만 군대에 데려가면 좋겠다" 그러더라.
실제로 데려가면 촛불집회보다 더 한 일도 하겠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에도 한번 썼는데 우리 큰 애는 어렸을 적에 2년간 떼어 놓은 적이 있어.
그 때 가슴아픈 걸 뭘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지.
그 애가 군에 갔을 때는 그보다 영 덜하더라.
저도 그랬대. 성인이고 남들 다 가는 거니까!
인생의 어려운 고비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용기가 난나고 하더라구.
닥치면 물론 싫지만 인생에서는 어려운 일을 경험하는게 진짜 보약이 되더라.
쫄병님들 계급은 약간 이상한 면이 있어요.
일 - 이 - 삼 .... 이렇게 되야 맞는데 우찌된 것이
이병 - 일병 - 상병 - 병장 순으로 진급을 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겟어요.
그래서 군대에선 이런 말도 있어요.
준장 위에 소장, 소장 위에 중장, 중장 위에 대장, 대장 위에 병장 ~
병장 말년이면 대통령도 부럽지 않다고 하죠? ㅋㅋ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잠시 들어와 봤더니
온 사방이 깜깜하게 불이 다 꺼졌길래
대충 아무 말이나 주섬주섬 몇마디 써 놓고 나갔다가 지금 왔어요.
와서 보니 오늘 아침에 우리 명옥 언니랑 저랑 박치기를 몇 번이나 했네요.ㅋㅋ
어쩐지.... 머리통이 좀 아프더라....구요.
광숙언니가 헷갈리우스로다 하니까 미선언니 생각나네요.
가끔 미칠리우스라고 외치기도 하시는 귀여운 그녀는 지금 어디에?
놀러 다니는 것도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차타는 거 싫어해서 어디 갈 수가 없단다.
여행도 어려서부터 연습해야겠어.
고저 난 옥규네 동네 걷는 게 제일 부럽다오.
춘선아, 주말 잘 지냈어?
종강하느라 애 많이 썼다.
몸살 난 것은 아니야? 우리 몸조심하며 오래오래 같이 놀자. 누군가 얘기 했었지?
난 요즘 다시 사춘기로 돌아간 것 같아.
삶이란 뭔가? 왜사나? 사랑이란? 믿음이란? 진정한 행복이란?등등
머릿 속에서 맴돈다.
아까 잠시 옥규를 봤었는데(내가 무조건 집있는데로 갔어요.)
이 애는 도대체 자기 몸을 너무 안 아껴요.
너도 좀 그런 과다. 사랑하는 야들아 몸들 좀 아끼고 우리 뭐든 천천히 하자!
어찌 된 것이 이번 주는 주말이 더 바쁘네.
토요일 낮에는 제법 먼 계곡에 가서 실컷 놀고 와서 저녁에 또 약속이 있었고
일욜인 오늘은 예배 후에 회의가 2건, 병문안 1건.
게다가 지난 번 서울 갔다가 오는 길에 만난,
버스에 나란히 앉았던 청년이 오늘 나를 만나러 우리 교회에 와서
같이 점심 먹고 시간에 쫓기며 이야기 좀 하고....
장마가 온다더니 하늘이 너무 말짱해서 미치겠더라.
어찌나 볶아먹게 더운지.....
집에 와서 선풍기를 애인 삼아 바짝 껴안고는
만사 다 제쳐놓고 낮잠 삼매경에 빠졌단다.
원래 내가 <잠꾸러기>기도 하지만 요즘은 짬짬이 자지 않으면 에너지를 충전할 수가 없네.
나의 컨디션 조절 비법은 <잠>이거든.
어쩐지 옥규가 너무 뜸하다 했어. 지지배....
몸을 너무 힘들게 혹사하지 말고 슬로슬로 살살 퀵 ~ 하면 좋겠구마는.
암튼, 갑자기 날이 더워지는데 다들 몸 조심 혀유.
춘선양
어제 범이한테 전화 왔는데
우리 다 넘어갔잖아. 왜냐고? 넘 감격해서!!!!
글쎄 초등학교 땐 그래도 독후감 쓴 글이 신문에도 나고 했던 넘이
중학교 때 삑사리(이런말 쓰면 안됨 미안!)가 나면서 책을 벌레 보듯 했지.
그래서 소원이 책 좀 보는 것이었는데 군 입대하기 전주에
인도 스케치 여행 이란 책을 보더라 거 참 이상하네 했는데
어제 책을 부쳐달라네. 와!!!!! 우린 점심식사하다 모두 박장대소를 했다.
전화기너머 이넘이 이상했나봐. 그래서 네 목소리 들으니 너무 좋아서 그런다 했지.
춘선아 고마워. 내맘 갈피 못잡고 흔들릴 때
아주 힘겹게 붙잡아줘서. 또 그럴지도 모르지만
안그러도록 애써볼께. 고마워! 나 어디 ㅌ 났나? 좋은하루!
엄마가 말할 땐 시쿤둥하게 받아 들이고 꺼꾸로 가던 넘들이 나중에 보면 그걸 다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더라.
그래서 우리가 죽어두 고무신을 꺼꾸로 못신는다니까.
근데 신영이가 갈피 못잡고 흔들리니까 여기 자주 나타나서 좋구만!
우리 아들 범에게
아들아 안녕?
어제 다녀왔는데도 왜 이리 보고 싶을까?
그 곳에 있을 때 흐렸던 것처럼 이곳도 잔뜩 흐려 있다.
너를 보고 나서 엄만 더 보고 싶다.
보기 전에는 막연히 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그 곳을 가보니 우리 아들 참 대견하다 하면서도
그 먼 곳에 있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가?
그래도 선임들이랑 동기들 또 그 곳에 계신 분들이 잘해 주어서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이 제일 위로가 된다.
군 생활 하는 동안 다치지 말고 무사히 지내기만을
두 손 모아 빌어본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또 전화 속 목소리를 들으며
잠시 네가 군인 이라는 사실을 망각 했던 것 같다.
어디 여행가서 잠시 떨어져 지낸 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은데
면회 다녀와서 네가 군인 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사람 욕심이 한도 없다더니
훈련만 잘 받아도... 했던 것이
훈련 잘 받고 있다고 하니 선후배들이랑 잘 지내기를...
잘 지낸 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인간관계 익히기를...
그러고 있다하니 책이라도 읽었으면...
책 읽고 있다하니 공부라도 하지...
공부 한다고 하면 뭘 또 바랄까?
사회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군에서 맘 의지하고 버티느라 무진 애를 쓰고 있을 너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끊임없이 바라고 있는지
갑자기 네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아, 지금 이 순간부턴 네 마음 가는 데로 하거라.
어느새 너무도 잘 하고 있을 정도로 컸는데
괜히 걱정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살면서 컴퓨터, 책등 그런 것에 스트레스 안 받고
국방의 의무와 생존만을 생각하며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또 있겠느냐?
갑자기 네가 대한민국의 군인이 된 것이 고맙다.
젊은 피들이 모여 서로를 배려하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
언제나 너를 위해서 가족모두 아빠가 엄마가 누나가
간절히 기도드린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당당하게 지혜롭게 잘 지내길 바랄 뿐이다.
사랑해~~~~ 울 아들~~~~이쁜 내 새끼!
2009.07.06 첫 면회를 다녀와서
실제로 장수시대가 오니까 안좋은 일들이 더 많다.
늙으신 부모님께서 이런저런 질병을 달고 사시게되니 자식들의 마음이~~~~~~~~~~~~~~~~~~에고.
광숙아 힘내! 너만 그런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