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지금 유성은 이팝꽃이 한창입니다.
이번 주말(5월 8일~10일)에 5월의 눈꽃축제가 열리는 현장을 어제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축제 현장은 유성 온천 거리 (계룡 스파텔 앞길)를 말합니다.
초록색 이파리를 거의 다 덮어버린 이팝꽃은 벚꽃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아름다운 자태랍니다.
멀리서 보면 흰쌀밥이 소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팝꽃이라 이름 지었다지만
제 눈에는 눈처럼 하얀 그 꽃이 아주 고급 레이스를 드리운것 같이 보였어요.
키가 큰 사람의 머리를 살짝 건드릴 정도로 낮게 드리운 꽃그늘 밑을 산책하는 즐거움이 아주 좋습니다.
마침 축제를 맞아 인근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접어서 걸어 놓은 수천개의 종이학도 일품이고요.
산책 길에 따끈한 온천물로 족욕을 즐길 수 있도록 노천 족욕탕도 만들어 놓았는데
저처럼 대중탕이나 사우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환호성이 저절로 나오게 좋았답니다.
바지를 둥둥 걷어부치고 물에 들어가니 발바닥 지압이 되게 조약돌로 된 바닥도 있었고요.
꽃 구경을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 주를 놓치지 마시고 가 보세요.
족욕은 언제든지 가능하니까 대전 근처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꼭 한번 온천거리에 들러 보시고요.
그리운 사람과 함께 오시면 더욱 좋은 추억이 되실 겁니다.
참으로 기억력도 좋으신 우리 수니 온니 ~
그 때 이팝꽃 축제에서 신랑각시를 했던 루이스네는
지난주에 예쁜 딸을 낳았어요.
너무나도 인간성이 좋고 똑똑한 아나를 닮은 예쁜 딸을 낳았다고
엊그제 메일과 함께 사진도 보내왔지요.
내 동생 같기도 하고 딸 같기도 하고 조카 같기도 한 그녀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캄보디아의 그 신랑은 이미 장군이 되었어요,
아직 신부는 서울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요.
너무나도 고속으로 진급을 하는 것이
그의 삶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약간 걱정이에요.
야망이 크고 영민한 청년의 앞날이 순탄하기를 기도하고 있지요.
육군대학의 한국어 강좌는 나날이 부훙(?)을 하고 있어요.
졸업을 하고 간 학생들이 후임으로 오는 자국 학생들에게 제 이야기를 다 해 놓아서
오면서부터 저를 많이 신뢰하고 매사에 순종적이랍니다.
학생들끼리도 커뮤니티 형성이 잘 되어
모두가 한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객지생활을 견디어 내고 있지요.
이번 15일에는 안면도 꽃박람회도 다녀올 예정이고요.
암튼.... 매일매일 저는 그들에게서 생기를 얻고
그들은 제게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며 한국 사회에 호감을 갖고 적응하며 살아요.
수니 언니네 이웃들도 모두 안녕하시지요?
이제는 거기에도 정말 봄이 무르익고 있을거에요. 그쵸?
진짜 우리 봄님들이 각국학생들까지 다 꿰고 있네.
순희야.
네가 안보이면 진짜 걱정된다. ㅎㅎㅎㅎ
근데 30세 정도의 장군이 다 있니?
하긴 결혼할 당시 대령이었다고 했으니까.
신부도 한국통이네. ㅎㅎㅎ
우리 친척들 일보다 더 관심이 많다.
나중에 춘선이가 제일 높아질꺼야.
각국의 장성들이 다 제자가 될 판이니 말이야.
우린 그저 춘선이 끈만 잘 잡고 있으면되겠지?
이팝꽃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봄날은 서서히 가고 있나봐.
어느해인가 이팝꽃 축제날에 신랑 각시 하던 베네주엘라 루이스네는
어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캄보디아 새 신랑 각시는....
생각이 꼬리를 무네.
겨울이 길어 햇볕이 그리웠던 사람들
비가 오니
가뭄끝에 비온다고
더 이상 불평 불만 말하지 말자하며 비를 즐기고 있어.
늘 소중한 읽을거리를 안겨주는 춘선....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