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이마에 재를 뿌리던 날

우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에덴동산에서

쫒겨나던 그날도

 

우리는  광야로 나갔었지.

 

누구 때문이라는

치사한 변명은 이제 하지말자.

이 광야에서만은

 

들짐승들도 온순해지는

은혜로운 

이 은총의 시간에

 

유혹이 온들 어떠리

시련이  눈물처럼 매달려온 들 어떠리

 

그동안 액세서리처럼

보이려고 달고 다녔던

십자 목걸이

성모님 목걸이

 

모두 걷어내어

아무에게도 보이지않는

내 가슴 속으로 밀어 넣어보자

 

우리에게 주신 이

사십일의  감사한 시간

 

거친 광야를

거룩한 땅으로 만들어보자.

 

후회가 아닌

회개로

 

유다스가 아닌

베드로의 연민어린 눈빛으로

 

그 분을 진정으로 만나보자.

 

촛불을 키고

은총으로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그  땅에  엎어져서

 

조용하고 여린

그 분의 목소리

천국처럼 들어보자.